지난 월요일 동백꽃 신사 형님이 전화를 하셨다.
현충일에 해찬솔산악회 번개를 무등산에서 하니 오면 좋겠다 하신다.
산행 후 화순 수만리에서 흑염소를 갹출하여 잡는다고 한다.
8시 30분이 못되어 증심사 버스 종점에 가니 벌써 와 계신다.
예전 화정 산행대장을 한 배나무 선생도 와 계신다.
해찬솔 산행대장은 처음 본 분이지만 나중에 온 어부나 임당 푸른솔 등은
화정에서 많이 같이 걸었던 분들이다.
강형님의 발걸음은 여전히 빠르다.
작년 언젠가 바람재를 올라가며 따라가기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며 부지런히 따라간다.
신림교회 앞의 오방 최흥종 기념비를 말하시자 난 다석 선생을 애기한다.
당산나무 아래서 옷을 벗고 수건을 맨다.
배나무님과 셋이서 앞서 간다.
산악회 산행대장을 하신 두분은 따라가기 힘들다.
무등산에 푹 빠져 공부에 열중이라는 배나무는 내년쯤엔 직장을 명퇴하고
본격적으로 무등산 생활을 계획하고 있다.
국가지질공원이 되면 할 일이 있을거라고 한다.
무돌길 등을 걷다보니 편한 걷기에만 길들여져 빡센 산행이 힘들다고 한다.
신사형님의 걸음을 따르다 보니 어느새 중머리재에 일행보다 먼저 닿는다.
신사 형님 특유의 포즈를 사진 찍고 바람 가득한 벤치에서 맥주를 튼다.
잔이 바람에 날라가고 잔에 찬 거품이 날라간다.
바람이 세차 겉옷을 다시 입는다. 비가 오긴 오려나 보다.
외국산 체리에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배나무가 올라온다.
바람이 차 용추폭포 쪽으로 내려가 숲속에 자릴 잡는다.
뒤따라온 임당 어부 등과 화정에서 본 듯한 여성 한분 채송화님이 같이 오신다.
대장이 꺼낸 막걸리를 나눠 마신다.
너와나 목장을 가는 길은 싱그러운 숲이다. 신사 형님이 소개하는 나무들을 새롭게 본다.
무등을 많이 다닌 분이니 내가 못 본 것을 잘 안내해 주신다.
뒤쳐저 천천히 가는데 또 길에서 술을 펴고 있다.
난 앞질러 가는데 신사형님이 와 같이 걷는다.
만연산 입구 식당 앞에서 또 술을 편다.
신사 형님은 유리 포도주 잔 두개까지 넣어 와 포도주를 나눠 주신다.
만연산을 오르는 길은 바뀌어 있다.
무돌길을 만들면서 개인 소유의 땅을 벗어나 중간 허리로 새 길을 두었다.
한참 오르니 수레바위산으로 가는 삼거리를 만난다.
만연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한떼의 산악회원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다.
신사 형님과 배나무는 그들에게서 술을 얻어마시고 온다.
만연산 정상석도 새로 바뀌이 무등산국립공원이라고 아래 써 있다.
임당과 어부님이 오신다.
신사 형님 등과 사진을 찍고 능선을 탄다.
뒤의 일행은 허리를 돌아 찻길로 잡는다.
고개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세 분이 금방 온다. 배나무도 술마시느라 늦었다고
뛰어오듯 합류한다. 작은 만연산을 두고 허릿길을 내려온다.
찻길로 걸오 온 일행도 막 큰재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까만 염소가 산록을 하얗게 만들어 놓고 있다.
신사 형님 곁에 앉아 술을 많이 마신다.
오랜만에 본 도리포는 형님이라고 하면서 나에게 술을 주곤 한다.
스마트폰으로 나의 카페를 보여주며 자주 들른다고 하니 조금 부끄럽다.
어찌 일어났는지 기억에 없다.
남광주 어디쯤에서 식당차가 내려주어 1번 시내버스를 탄 듯하다.
졸다가 내리니 원광대 한방병원 앞이다.
바보는 택시를 타라는데 난 비옷을 걸치고 걸어걸어 집으로 왔다.
강제로 목욕을 당하고 잠을 잔 사이 바보는 시내에 언니들 만난다고 메모를 남겼다.
술에 취해 실수는 안했는지 걱정이 된다. 어리석다.
57년생 임당님 58년생 어부 푸른솔님 등에게 형님이라고 한 듯도 하다.
가끔 산악회 빡센 산행길을 따라가는 것도 좋겠다.
화정산악회에 왜 나오지 않느냐고 하니 생각해 봐야겠다.
첫댓글 마이도 찍었네!
모처럼 함께한 산행 즐거웠고, 뒤풀이도 흥겨웠어! 고마워~~~
술에 너무 쉽게 취합니다. 형님의 산걸음을 따르려고 애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