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그림자 ​ ​ ＜이 글은 일월산 황씨부인의 전설적인 이야기 입니다.＞전설설화

[북경노인]

칼 그림자 ​ ​ ＜이 글은 일월산 황씨부인의 전설적인 이야기 입니다.＞전설설화

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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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월산 황씨부인의 전설적인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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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어린 새신랑(新郞)이 장가가서 신부(新婦)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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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하던 손님들도 모두 떠나고 신방(新房)에 신랑(新郞)과 신부(新婦)만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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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위 신부(新婦)가 따라주는 합환주(合歡酒)를 마시고 어린 신랑은 촛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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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新婦)의 옷고름을 풀어주어야 할 새신랑은 
돌아앉아 우두커니 창(窓)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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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빛이 교교(皎皎)히 창(窓)을 하얗게 물들인 고요한 삼경(三更)에 신부(新婦)의 침 삼키는 소리가 
적막(寂寞)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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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 ‘서걱서걱’ 창밖에서 음산(陰散)한 소리가 나더니 달빛 머금은 창에 칼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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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새신랑은 온몸에 소름이 돋고 아래위 이빨은 딱딱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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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한테 들었던 옛날 얘기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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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에 나이 든 신부(新婦)의 간부(間夫)인 중놈이 다락에서 튀어나와 ~ 어린 신랑을 칼로 찔러 죽여 
뒷간에 빠뜨렸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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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 신부는 빠, 빠, 빨리 부, 부, 불을 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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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불을 켜자 어린 신랑은 사시나무 떨듯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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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新婦) 집은 발칵 뒤집혔다. 꿀물을 타온다, 우황(牛黃) 청심환(淸心丸)을 가지고 온다, 부산을 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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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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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新郞)은 자기가 데리고 온 하인(下人) 억쇠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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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랑방(行廊房)에서 신부 집 청지기(傔人,傔從)와 
함께 자던 억쇠가 불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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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동이 트자 새신랑은 억쇠가 고삐 잡은 당나귀를 타고 한걸음에 30里 밖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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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은 두번 다시 신부 집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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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春夏秋冬)이 스무번이나 바뀌며 세월(歲月)은 속절없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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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새신랑은 급제(及第)를 해서 벼슬길에 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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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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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가를 가서 아들 딸에 손주까지 두고 옛일은 까마득히 망각(忘却)의 강(江)에 흘러 보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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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 •••
친구(親舊)의 초청(招請)을 받아 그 집에서 푸짐한 
술상(床)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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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산적 (松栮散炙)에 잘 익은 청주(淸酒)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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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은 당시(唐詩)를 읊으며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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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휘영청 달이 밝아 창호(窓戶)가 하얗게 달빛에 물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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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서걱서걱’ 20年 前 첫날밤 신방에서 들었던 그 소리, 그리고 창호지에 어른거리는 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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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들고 있던 청주(淸酒) 잔을 떨어뜨리며~
“저 소리, 저 그림자.” 하고 벌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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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親舊)가 껄껄 웃으며 ~
“이 사람아. 저 소리는 대나무잎 스치는 소리고 저것은 대나무잎 그림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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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얼어 붙었다. 세상(世上)에 이럴 수가! 
“맞아 바로 저 소리, 저 그림자였어. 그때 신방(新房) 밖에도 대나무가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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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실성(失性)한 사람처럼 ••• 친구(親舊)집을 나와 하인(下人)을 앞세워 밤새도록 나귀를 타고 삼경(三更)녘에야 20年 前 처가(妻家)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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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부(?)는 뒤뜰 별당(別堂)채에서 그때 까지 잠 못 들고 ••• 희미한 호롱불 아래서 물레를 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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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을 열고 “부인~!!!” 
하고는 •••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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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부는 물레만 돌리며 •••
“세월(歲月)이 많이도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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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땅을 치며 회한(悔恨)의 눈물을 쏟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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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歲月)을 엮어 물레만 돌리는 새신부(新婦)의 
주름살은 ••• 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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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는 물레를 돌리고 있는 부인(婦人)의 손을 잡고 
한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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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時間)이 흘렀을까 고요한 적막(寂寞)을 깨고 부인(婦人)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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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님 어찌된 영문(令文)인지 연유(緣由)나 말씀을 좀 해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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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박(疏薄)맞은 女人으로죄인(罪人)아닌 罪人으로 20年을 영문(令文)도 모르는체 이렇게 살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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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눈물도 말라버린 선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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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婦人) 정말 미안하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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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소."
그 때 ·· 첫날 밤의 일을 소상(昭詳)히 이야기를 하고 
용서(容恕)를 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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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닭이 울고 먼동이 떠오를즈음에~ 이윽고 부인(婦人)은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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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군님은 이미 새 부인(婦人)과 자식(子息)들이 있으니 이를 어찌하겠습니까? 어서 본가(本家)로 돌아가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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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죽어도 여한(餘恨)이 없습니다.
이말을 들은 선비는 부인(婦人)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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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婦人)!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이제 내가 당신의 기나긴 세월(歲月)을 보상(補償)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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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는 뜬눈으로 밤새고
그길로 하인(下人)을 불러 본가(本家)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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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20年前의 첫날밤 이야기를 소상(昭詳)히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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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말을 끝까지 들은 부인(婦人)은 인자(仁慈)한 미소(微笑)를 머금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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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書房)님 당장 모시고 오세요. 정실(正室) 부인(婦人)이 20年前에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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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으로 첩(妾)으로 살겠습니다."
"그러나 자식(子息)들은 본처(本妻)의 자식(子息)으로 
올려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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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말에 하염없는 눈물만 흘리는 선비~~~~~
이윽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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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婦人) 내가 그리 하리다."
"그러나 부인(婦人)의 그 고운 심성(心性)을 죽을때까지 절대(絶對) 잊지 않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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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는 다음날 날이 밝자 하인(下人)들을 불러 꽃장식으로 된 가마와 꽃신과 비단옷을 가득 실어 본처(本妻)를 하루빨리 모셔오도록 명(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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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이윽고 꽃가마와 부인(婦人)이 도착(到着) 하자 선비의 아내가 비단길을 만들어놓고 정중히 큰 절을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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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으로 모시고는 자식(子息)들을 불러 놓고 
"앞으로 여기에 계시는 분이 이제부터 너의 어머님이시니 큰 절을 올려라"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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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子息)들은 그간에 어머님으로 부터 자초지종(自初至終) 얘기를 들은 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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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을 올리며 
"어머님 이제부터 저희들이 어머님을 정성(精誠)것 
모시겠습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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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어진 아내의 내조(內助)와 착한 자식(子息)들의 과거급제(科擧及第)로 자손대대(子孫代代)로
행복(幸福)하게 잘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