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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롤의 압박이 심합니다. ^^
* 저는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혹시나 초상권 혹은 어떤 식의 문제가 되는 사진은 쪽지나 댓글 주시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1. 촛 불 집 회 스 케 치
6월 7일 아이들과 촛불 집회를 다녀왔다.
지난 주부터 같이 나가자는 아이들의 강요(?)를 끝내 이기지 못했다.
촛불집회가 시작되면서 내 마음의 초는 이미 켜져있었지만 이런저런 게으름과 핑계로 참석하지 못했었다.
그런 게으름과 핑계를 아이들이 일깨워주었고,
그 아이들의 속셈(자유발언대에 세우려는...ㅡ.ㅡ.;;)을 간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석할 수 밖에 없었다....ㅜㅜ
4시가 조금 넘어서 태준이 한테 전화가 왔다.
"샘, 안와요??"
(안 나간다면 잡아 먹을 기색이다...ㅜㅜ....
그러나 이미 경호와 성익이랑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퇴근을 했다.)
"간다 이놈아...넌 지금 어디냐? / 2.28 공원이요 / 왜? / 오늘 가을이네 극단 공연하잖아요!! /
아, 맞다! 그렇지!! 몇시부터지? / 5시 50분부터요 / 알았다. 공원가서 전화하마"
집회 전 이주노동자인권연대에서 주최한 "차별없는 세상을 향한 파문"이 마지막 공연을 하고 있다.
어제 저녁 대백 앞 촛불집회에 장애우분들도 적잖이 참석했다.
아빠의 어깨에 무등을 타고 공연을 보고 있는 꼬마 아가씨
다양한 목소리들을 담아봤다.
어떤 이는 울분으로, 어떤 이는 가볍고 평범하게,
어떤 이는 진지하게, 어떤 이는 패러디로,
어떤 이는 코믹하게, 어떤 이는 욕설로....
그야말로 다양한 표출이다.
이 다양한 '목소리들'이 어떨 때(심한 욕설 혹은 인신공격 등)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핵심은 그 '목소리들'의 간절하고 절박한 진정성이 담긴 마음이다.
그 마음을 읽지 못하고, 외면하기 때문에 '목소리들'은 정도를 넘나들면서 외치고 있는 것이다.
6월 10일(화)에는 87년 6월 항쟁 21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100만명 촛불집회가 준비 중이란다.
스펀지 밥이 뭔지 모른다고 타박을 하면서 경섭이랑 소정이가 열심히 설명을 해줬지만
끝내 나는 못 알아들었다..ㅜㅜ
이 아가씨도 센스도 보통은 넘는다^^
이거 촛불에 궈 먹은 사람이 있을까??
2. 길에서 만난 사람들
하종강 선생님(20년 넘게 학생과 노동자들에게 노동교육을 하는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의 책 제목을 무단으로 도용해 본다.
아, 맞다. 어제 집회에서 2006년 12월에 우리학교에 오셨던 하종강 샘 만났다.
깜짝 놀랐다.
영감(동료교사)이 와서 저기 하종강 샘 아니냐 묻길래 봤더니 진짜였다...
이렇게 반가울수가..
건너편에 계셔서 삥~~돌아서 갔는데 안계신다...ㅡ.ㅡ;;
내가 돌아가는 사이에 반대편으로 내려가신거다...ㅜㅜ
간신히 찾아 인사를 드렸더니 이미 우리 아이들 만났다고 하셨다.
대구에 청소년 단체에 강연이 있어서 오셨다가 기차 시간도 여유있고,
대구의 집회도 궁금해서 오셨다고...
이제 건강은 많이 좋아지셨다고 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많이 좋아지신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늘 건강하세요~~~~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쉬웠다...ㅜ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집회에 도우미 역할을 자청하는 꼬맹이부터 휠체어를 타고서 참석하신 할머니까지
사진을 찍는 내내 그들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보려고 끙끙거려봤지만 역시나 피상적으로 밖에 이해를 못했다.
하긴 고민해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순함이 결코 아니니....애당초 무리였을지도.
태준이, 은민이, 태진이, 용석이가 자리를 잡았다!
10일(화)에 대규모 집회를 알리는 전단지 배포 작업에 자발적으로 나선 가족들의 모습
이 학생들은 시민들이 밝힐 촛불을 준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뭔가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그저 현장에서 자원한 그야말로 '자원봉사자'다.
자기 몸의 절반이 훨씬 넘는 크기의 전단지를 접는다고 낑낑대는 저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1000만 명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
"얼굴 나오면 안돼요...ㅜㅜ...학원간다고 하고 왔단 말이에요....아...교복도 입고 왔는데...ㅜㅜ"
흔히 학교는 아이들의 생각과 판단을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들 습관처럼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학교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자신들의 생각과 판단을 감춰야하는, 은밀히 전해야하는.....
무슨 죄를 짓는 것도 아닌데...
지나가던 중위 계급장의 특전사 군인도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그간 촛불집회에서 있었던 일들을 사진으로 전시하고,
포스트잇에는 '미트스핀'이라는 나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단어가 든 메모가 적혀있다.
한 무리의 청년들이 열심히 서명릴레이를 하고,
가람이와 진솔이는 절대로 국어 수행평가 점수 때문에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을 하고....ㅋㅋㅋ
끝까지 참석해준 너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노래를 통해서 현실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전달하고
이곳에 모인 평범한 시민들의 벗이 되어 흥을 돋우는 노래패들이 있어 집회가 즐거워진다.
위 사진에 우리학교 아이들이 있다.
찾아보세요~~~~~~
시민연대 회원으로 활동하는 은길이가 오늘은 푸른 망토를 거친 수퍼우먼이 된 것 같다.
사복차림의 경찰이 무작위 채증(사진, 동영상 촬영)을 막기 위해,
혹여라도 오해를 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까,
카메라를 소지한 사람들에게 '시민기자단'이라는 패찰을 나눠줬다.
나도 집회 내내 목에 걸고 있었다.
그걸 보고 애들이 그런다.
"샘, 간지나요~~"
영감(동료교사, 가운데 주황색티셔츠)은 어디서 한 잔 걸치고 온 것 같다.....ㅋㅋㅋㅋ
오른편에 한얼이와 효원이도 보인다.
몸은 불편해도 마음은 누구보다 건강한.......
'저도 알아요!'
옥선샘과 원영이도 참석했다.
많이 닮았다...ㅋㅋㅋㅋ
신명난 집회를 위해 촌극을 준비해 공연한 사람들.....
아마 이런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그 사람'은 모르쇠로 일관을 하면서 국민이 지쳐 촛불이 꺼질 때까지 버티기 작전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다면 정말 큰 오산이다.
이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이들의 어설프지만 유쾌한 몸짓을 사랑으로 봐주는 수많은 '촛불'들이 있는 한,
결코 그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자유발언대에 나온 한 가족.....정말 멋진 가족이었다.
가장 큰 공감을 얻은 대목이 아니었나.......
은민이는 집중하고,
용석이는 웃고,
태준이는.................뭥미??
그나저나 태진이는 어디갔남??
성서지역 생협에서 직접 만든 초컬릿을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뿌리고' 있다.
어릴 때 초컬릿 먹고 거의 사경을 헤맨 기억때문에 그 이후로 초컬릿을 먹지 않는데
옆에서 소정이가 주길래 안 먹을 수 없어 한 알을 꿀꺽 삼켰다.....ㅡ.ㅡ;;
이렇게 많은 마음이 모였다.
화요일엔 더 많은 마음이 모여 그 힘의 진정성과 위대함이 옳음을 보여줘야한다.
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들로 인해 한마음 한뜻이 돼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캐논 40D / 50.4 / 무보정 리사이즈 / 청년
첫댓글 오ㅏ 많이 모인것 같네요 피켓문구도 재밌고ㅋㅋ 대구경북 화이팅입니다~
우와 저도 그제는 저 곳에 있었는데 어제는 뻥구라가 실패하여-_-; 어머님 아버님 감시 하에 집에서 있었지요; 10은 우야든동 야자를 빼고 가겠습니다! 8,9 야자 뺄 핑계를 구상해봐야겠어요~!
우리 경상도가 역시 확끈 하군요. 전 대전에 있습니다.
저도 봤어요...청소년들이 저보다 낫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