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도시락 맛집
‘한끼 때우기용’이라고 하기엔 어쩐지 아쉽습니다. 맛과 모양에 영양까지 두루 갖춘 것들도 많으니까요. “밥만 먹고는 못 산다”시는 분들, “채식만 한다”시는 분들도 제대로 식도락을 느낄 수 있는 도시락 맛집을 소개합니다.
-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 내 ‘비엘라 뚜띠’에선 이탈리아 간편식을 뷔페식으로 골라 담아 포장해갈 수 있다.
■뷔페식으로 골라 담는 도시락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와봤어요. 이탈리아 요리는 잘 모르지만 먹고 싶은 것만 조금씩 골라 담아 먹어볼 수 있다니 좋네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 내 비엘라 뚜띠(Biella Tutti, 02-726-4013)에서 만난 이명진(53·용산구 한남동)씨의 말이다. 비엘라 뚜띠는 이탈리아 간편 요리인 아페르티보(apertivo)를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매장엔 파스타·리조토·샐러드·카나페·빵·음료 등 20여 가지의 음식이 뷔페식으로 진열돼 있다. 접시는 크기에 따라 대·중·소(1만3000원·1만1000원·9000원)로 나뉘며 포장 용기는 1만원짜리 한 가지가 있다. 손님은 접시나 포장 용기를 선택해 계산한 뒤 원하는 메뉴를 원하는 양만큼 직접 담아 매장 내 테이블에서 먹거나 가져가면 된다. "빵과 치즈를 담백하게 먹을 수 있는 '키슈 알레 베르두레'나 올리브유로 끓인 쌀에 치즈를 넣어 만든 '라이스샐러드'와 '계란샐러드' 등은 포만감도 느끼게 해주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어 도시락 메뉴로도 인기"라는 게 점원의 말이다.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영(young)관 2층에 있는 애슐리 투고(Ashley ToGo, 02-2157-5259)는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의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메뉴는 크게 '그릴(Grill, 익힌 고기류)', '패킹 샐러드(Packing Salad, 포장형태 샐러드)', '콜드 믹스 샐러드(Cold Mix Salad, 차갑게 먹는 샐러드)', 생과일주스 등 총 32가지가 있다. 통살치킨, 데리야끼, 핫크리스피 등 세 종류의 치킨 요리와 헬씨클럽샐러드, 리얼 떡갈비 라이스 등이 인기이며 각 메뉴는 종류와 중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종로구 통인동 통인시장 도시락카페(02-722-0911)는 전통시장의 반찬 가게를 돌며 원하는 반찬만 골라 담아 '내맘대로 도시락'을 만들 수 있다. 유명세를 타면서 점심 시간이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도시락 용기를 든 사람들로 붐빈다. 이용법은 1인 5000원 정도 내면 엽전 모양의 동전 10개와 도시락 포장 용기를 주는데 이 동전으로 '도시락카페 가맹점'으로 가 원하는 반찬이나 분식류를 골라 담으면 된다. 떡갈비·제육볶음·돈가스와 같은 요리류는 1000원, 밑반찬류는 500원 선이다. '반찬구입 투어'를 마친 다음 통인시장 내에 있는 통 도시락 카페로 가 밥과 국(각 1000원), 김치(무료 제공)를 담으면 나만의 도시락이 완성된다. "전통시장을 돌며 골라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반찬이 하나같이 맛있다"는 게 통 도시락카페 단골 이성미(35·성북구 종암동)씨의 평이다. 통 도시락카페는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오후 5시 운영된다.
- 토니로마스의 ‘토니 립 박스’.
■일식·중식·양식까지 취향 따라 선택
구로 디지털점, 압구정점에 이어 최근 일산 장항동 웨스턴돔점을 낸 호토모토(Hotto Motto, 02-528-8263)는 일본 내 2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일본 도시락 전문점으로 총 40여 가지의 일본식 수제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 대표 인기 메뉴 해물플러스(6900원)부터 불고기플러스(4800원), 골고루 영양도시락(5700원), 치킨타르 야끼소바(4900원) 등 다양하다. 이번 봄 호토모토에서는 피크닉 도시락으로 컵 안에 밥과 채소, 두부 등을 넣은 웰빙 도시락 야채비빔·두부야채·버섯야채 3종(각 3900원)과 영양샐러드(2500원)를 내놓았다. 편의점 CU(씨유, 1577-3663)는 깐풍기와 자장 덮밥으로 구성한 중화풍 깐풍기 정식 도시락(3500원)을 판매한다. 매콤한 깐풍기에 중국식 후식도 담았다.
패밀리레스토랑들의 도시락도 눈길을 끈다. 토니로마스(TonyRoma's, 도곡점 02-529-0956)의 '토니박스'는 토니로마스의 인기 메뉴로 구성한 도시락이다. 케이준샐러드에 연한 갈비살 립을 넣은 토니 립 박스(2만2000원), 그릴에 구운 데리야끼 소스 치킨을 넣은 토니 립 앤 치킨 박스(2만4700원), 연어 스테이크와 립을 넣은 토니 립 앤 새먼 박스(2만6800원) 등이 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OUTBACK STEAKHOUSE, 1577-0500)는 메인 메뉴인 그릴드 치킨 브레스트, 찹스테이크, 네드 켈리 불고기, 카카두 비프 그릴러, 카카두 너비아니 등에 볶음밥, 파스타, 샐러드 등을 반찬으로 제공하는 5종의 도시락을 1만~2만원대에 선보이고 있다. 식전빵에 해당하는 부쉬맨 브레드와 생수도 무료 제공한다. 포장 시 매장 식사 시 보다 약 30% 할인 가격에 즐길 수 있고 10만원 이상 주문 시 배달도 가능하다.
- 가정식 반찬을 얹은 ‘한식 초밥’을 선보이는 분당 수내동 ‘테이블스푼’
■아이디어·웰빙 재료 더한 이색 도시락
엄마의 손맛에 아이디어를 보태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은 도시락이 있다. 분당구 수내동 테이블스푼(TABLESPOON, 031-711-3585)은 집에서 먹는 반찬을 초밥 크기의 주먹밥 위에 얹어 일본 초밥 형태의 한식 도시락을 선보이는 수제 도시락 전문점이다. 매일 아침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어 오징어채볶음, 달걀말이, 돈가스, 나물류, 명란젓 등의 반찬을 만들어 얹어내는데, 사전 주문 시 원하는 반찬을 추가할 수 있다. 주인 한선형(47)씨는 "문을 연 지 8개월째인데 분당 차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단체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난해엔 도시락을 손님이 골라 담을 수 있는 '도시락 바(bar)'를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날이 따뜻해지는 4월 중순부터 다시 시작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시락은 기본도시락(10개, 8000원)부터 특별주문도시락(3만원)까지 다양하며 과일도시락(6500원), 컵과일(5000원) 등도 주문 가능하다.
- 다미재의 다미재모둠.
종로구 명륜동 한국형 디저트카페&산채초밥전문점 다미재(茶味齎, 02-744-8090)에선 청정 지역인 강원도 화천군 DMZ(비무장지대) 등지에서 나는 산나물과 버섯, 제철 약초 등을 활용한 산채초밥 도시락을 선보인다. 다래순을 넣고 지은 밥을 야생 곰취로 싸서 즉석에서 쪄낸 '산나물쌈밥'과 산나물이나 버섯으로 만든 소를 넣은 주먹밥을 즉석에서 구워낸 '산채밥구이'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다미재모둠(1만5000원)이 인기다.
글 박근희 기자 | 사진 염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