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너다. 그러니 내 걱정보다 네 걱정하라. 도중에 그만두고 포기하는 것은 너지 내가 아니다. 그러니 내 걱정은 말고 네 걱정 하라. 그처럼 당당하게 포기할 힘이 있으면 그 힘으로 밀고 나가라.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나을 것이다. 너는 포기했어도 나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 그 희망의 끈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고 엿보이는데 섣불리 포기할 수는 없다. 그래야 어떤 후회도 없을 것 같다. 변명한다고 모두 합리화되거나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편의에 따라 핵심에서 비껴가려는 잔꾀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꼼꼼히 살펴보면 얄팍하고 사치스러운 짓이다. 서둘러 포기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아도 늦지 않다. 견뎌본다고 나쁜 짓이거나 못할 일은 아니다.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다. 초심을 버리지 말자는 것이다. 이만큼 와서 흐지부지 그만두면 그동안 공들였던 일은 모두 허사가 되어 주저앉는 것이다. 단순히 회피하려는 것일 수 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일을 다시 시작해도 조금만 힘에 겨우면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힘을 쏟아낸 만큼 그만한 가치를 얻어낼 수 있으면서 그만한 보람도 있을 것이다. 남은 쉬운데 나만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거저 되는 일은 없다. 치열하며 노력한 대가이다. 잘 나가다 험한 장해물에 부딪힌 것처럼 머뭇거리고 있다. 우선 당면한 고비를 잘 극복하며 벗어나고 평탄한 길을 찾아야 한다. 아주 힘에 겨운 오름길이 있으면 그에 못지않은 수월한 내림 길이 있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은 것은 당연하다. 참고 견뎌내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아야 조금이라도 후회를 줄일 수 있다. 아무리 고달파도 한 번쯤 진지하게 뒤돌아보면 지금 온 길이 몹시 어려웠어도 한편으로는 그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 훤히 드러날 것이다. 길은 그렇게 굽이굽이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되며 할 수 있다는 욕심에 강한 의지도 생겨난다. 멈추지 않고 가면 머지않아 종점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