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물건에 대한 경매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 고분양가와 100%를 낙찰가율로 거품 논란까지 일고 있다고 매일경제가 27일 보도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울 청담동 진흥아파트 전용 102㎡ 아파트가 감정가격(9억4500만원) 대비 낙찰가격 비율이 118%나 됐다. 2, 3위 입찰자도 모두 감정가보다 110% 높은 10억원 이상을 써냈다. 이날 낙찰된 같은 평형의 청담동 진흥아파트는 최근 12억원에 거래되며 시세를 형성했다.
요즘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 3.3㎡에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책정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존 강남지역 아파트 거래도 강세다. 강남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3.3㎡에 4000만원, 기존 아파트 경매도 감정가의 100% 이상을 줘야 낙찰받을 정도다.
부동산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9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00%를 돌파했다. 강남3구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것은 2006년 이후 9년 만이다. 경매 참가자들이 감정가보다 높게 주고 강남 아파트를 사는 이유는 그래도 현 시세보다는 조금이라도 싸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강남구 낙찰가율은 104%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115㎡형은 지난 17일 경매로 나오자마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는 16억원이었지만 이보다 비싼 17억11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06.3%에 이른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압구정 한양은 재건축 논의가 오가는 단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세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점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을 것"이라며 "재건축 단지가 몰린 개포동 아파트도 속속 낙찰돼 낙찰가율이 110%를 넘나든다"고 전했다.
"강남 아파트 낙찰가율 100% 초과 많아질 것"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서초구도 지난 3분기 기준 낙찰가율이 101.8%를 기록했다. 아파트 물건 한 건당 응찰자는 11.3명으로 강남구(6.8명)나 송파구(8.2명)에 비해서도 많아 비교적 관심이 높은 편이다. 지난 12일 잠원동 신반포8차 전용면적 142㎡형 아파트는 한 번 재수 끝에 최고 감정가(15억1000만원)의 103.3% 수준인 15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잠원동 4지구 통합 재건축 대상에 포함되는 단지다.
송파구 역시 낙찰가율이 지난 3분기 96.08%를 기록한 후 이달 들어선 101.6%까지 올라섰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는 1~2회 정도 유찰되는 것이 기본인데 경매에 나오자마자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현상은 강남권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세인 것과 관련이 크다"고 말했다.
강남3구 아파트 인기는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함께 몰리며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측이다. 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탄탄한 가격세를 유지하고 기존 아파트 거래가도 고점을 찍었던 2006년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강남3구 아파트 거래가는 3.3㎡당 2700만원대로 최고 수준인 2006년 3012만원과 거리가 있다. 강은현 EH경매 대표는 "일반 거래가 활발히 돌아가면서 급매로 처분되는 사례가 늘어 경매 물건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통상 경매시장에선 낙찰가율이 90% 이상이면 '비싸게 주고 샀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강남권에서 100%를 오가는 사례들이 조만간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낙찰가율이 100%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은 감정가가 시세 상승 속도를 못 따라갔을 정도로 단기간 급등한 것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감정에 보통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감정가는 6개월 전 시세를 반영하게 된다.
최근 12억원까지 치솟은 청담동 진흥아파트도 올해 초 9억원에 거래됐다. 낙찰가율 100%가 부동산 버블의 전조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 충격파가 있긴 했지만 2006년 낙찰가율 101.6%로 정점을 찍은 이후 부동산 가격은 2013년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강남도 예외는 아니었고, 단기 급등에 따라 낙폭도 다른 서울 지역보다 컸다.
자료원:중앙일보 2015.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