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목회자의 부음을 접하며~~ 그 후
속어 중에 “장거리 미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도 멀리서 보면 미인이지만, 삶으로 부대끼면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세상살이를 목회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살다 보니 사연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사연의 크기와 넓이가 다를 뿐이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인생살이인 것 같습니다.
지난 글에서 작은 교회를 섬기다가 소천하신 본 교회 전임 목회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남은 유가족에게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었습니다.
한반도의 가운데에서 살아가는 이름없는 목사가 빈번하고도 뻔뻔하게 염치없는 호소를 함에도 넓은 아량으로 협력해 주시는 조국교회 신자분들의 섬김을 경험할 때마다 진한 감동과 더불어 우리 시대의 남은자분들이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인생의 년수가 늘어갈수록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해관계로 얽혀있으며, 많은이들은 자신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 일에는 방관, 방조하는 모습들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세태가 일반적임에도, 생면부지의 시골교회 목사의 글을 정독하시고, 많게는 20만원에서 적게는 5만원에 이르기까지 소명따라 살다가 사명을 마치고 안식하신 목사 가정의 눈물을 닦아주길 원하는 분들이야 말로 예수님의 말씀 때문에 물질을 흘러보내시는 조건없는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입니다.
“소천하신 목사님 가정을 위해 기도합니다. 계좌번호 주시면 이체 하겠습니다.”
“샬롬! 안녕하세요. 목사님 위로금 작은 마음 동참합니다. 감사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시고 강건하세요. 000”
“카페에서 글을 읽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조의금을 보내고 싶습니다. 계좌번호를 주세요.”
보내오신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 중, 본 교회 교우 한 분께서 주신 격려메시지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힘을 얻었습니다.
<♡저무는 외론 가을날! 소천하신 김병곤 목사님 유가족을 생각하시는 내 목사님♡ 사무치는 고마움을 고백합니다! 우리 목사님 즐겨쓰시는 '오지랖'이 하나님께서 목사님께 맡기신 소명의 '오지랖'임을~~>
동병상련이라 할까요? 작은 교회 목회자의 삶이란 오십보 백보이기에 제게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부르심을 받은 분들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그러기에 가능한대로 협력할 수 있으면 함께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하자 고마운 아홉 분의 내외 교우분들이 금쪽같은 물질을 보내 오셨습니다.
이 분들의 마음을 합산해 보니 87만원이었고, 7일(화) 오후 사모님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월요일 오후! 약속이 있어서 출타하고 왔더니, 가을 추수가 끝나면 양구 사랑 상품권 10만원이 든 봉투와 함께 쌀 20키로를 헌물하고 가시는 분이 다녀가셨습니다.
이분은 양구가 고향으로서 춘천시내에서 방앗간을 운영하시는 분인데 3년째 농촌교회를 생각하며 섬겨 주십니다.
섬겨 주신 쌀 20키로는 유가족 분들에게로 택배로 보냈습니다.
오지랖 사역이라는 깃발을 들면, 성심껏 협력해 주시는 지인 분들과 조국교회 신자분들의 섬김은 얼음 냉수처럼 마음을 시원케 하고 기분이 맑아집니다.
바라기는 김 목사님의 두 자녀와 사모께서 남은 자의 몫과 사명을 잘 감당해 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이땅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 가정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7. 인자한 사람은 자기의 생명을 이롭게 하고, 잔인한 사람은 자기의 몸을 해친다. 18. 악인에게 돌아오는 삯은 헛것이지만, 정의를 심는 사람은 참 보상을 받는다.(잠언 11:17-18, 새번역 성경)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