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4년 10월 24일(목) 오후 4시
내용 : 영화 '7번 방의 선물'을 읽고
대상 : 민족사관
오늘 수업 시간 중간에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한 녀석이 자신의 글을 발표하고 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중단을 시키더니 그 녀석을 데리고 나갔다. 처음에는 너무 무례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기분이 상했다. 적어도 중간에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상황을 알고보니 수갑을 채우고 그 녀석을 데리고 갔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모두 충격에 빠져 있었다. 경찰관은 아닌데,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 갑자기 들어와서 수갑을 채우고 데리고 가니 녀석들이 모두 놀란 것이다. 그동안 오랫동안 수업을 진행했지만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다. 지난 주에 수업을 하고 오늘 갑자기 보이지 않아 물어보면 어디로 갔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수업 중간에, 그것도 글을 발표하고 있는 중간에 연행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사실, 이 녀석이 수업에 제일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방해를 한 녀석이었다. 최근에 그것이 부쩍 심해지고, 그 한 녀석 때문에 다른 아이들도 영향을 받아 수업 진행에 여러 가지로 불편했다. 발표도 대충하고, 나누는 시간에도 그 녀석 특유의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반응하는 것이 있었다. 여러 가지로 마음에 거슬리고 힘들었지만 참아야 했다. 그런데 그 녀석이 이렇게 갑자기 연행되어 갔다. 수업 분위기는 엉망이다. 지난 주부터 그랬는데 오늘은 최악이다. 놀란 녀석들의 마음을 추수려서 어떻게든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해필 내용이 7번 방의 비밀이다. 교도소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억지로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서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서 녀석들과 나누었다. 어느 때보다 반응이 영 아니다. 고개를 끄덕이긴 하는데, 녀석들이 반응은 영 신통하지 않다. 뭐 갑자기 발생한 사건도 그렇고 내용도 자신들과 별 상관이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쯤해서 그냥 수업을 끝낼까 하다가 다시 녀석들에게 부모의 사랑, 특히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녀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든지 상관 없이 아버지의 사랑, 자식을 향한 부모의 변함 없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그것이 우리들 삶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녀석들에게 짧게 설명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