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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곡류목(刻鵠類鶩)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집오리는 새긴다는 뜻으로, 배움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도달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刻 : 새길 각(刂/6)
鵠 : 고니 곡(鳥/8)
類 : 무리 류(頁/10)
鶩 : 집오리 목(鳥/9)
(유의어)
각곡유아(刻鵠類鵝)
(상대어)
화호불성(畫虎不成)
화호유구(畫虎類狗)
출전 :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
직역을 하면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집오리는 새긴다는 뜻이다. 고니와 집오리는 틀리지만 같은 새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는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해도 완전한 실패는 아니라는 말이다. 이를 학문에 빗대면 성현의 가르침을 깨우치지는 못해도 최소한 선인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성현을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고 하면 선인은 두 세 번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학업이나 어떤 일에 정진하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노력해본 사람은 아는 일이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니 할 수 없다고 포기하는 대신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정신이 중요하다.
후한의 명장 마원(馬援)에게 형이 남긴 조카 둘이 있었다. 이들은 남 비방하기를 즐기고, 경박한 협객들과 어울려 지내기를 좋아했다. 멀리 교지국(交址國)에 나가 있던 그가 걱정이 되어 편지를 보냈다. 간추린 내용은 이렇다.
나는 너희가 남의 과실 듣기를 부모의 이름 듣듯 했으면 좋겠다. 귀로 듣더라도 입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남의 잘잘못을 따지기 좋아하고, 바른 법에 대해 망령되이 시비하는 것은 내가 가장 미워하는 일이다. 죽더라도 내 자손이 이런 행실이 있다는 말은 듣고 싶지가 않다.
용백고(龍伯高)는 돈후하고 신중해서 가려낼 말이 없다. 겸손하고 검소하며 청렴해서 위엄이 있다. 그래서 내가 그를 아끼고 무겁게 여긴다. 너희는 그를 본받거라.
두계량(杜季良)은 호걸로 의리를 좋아한다. 남의 근심을 함께 근심하고 남의 기쁨을 같이 기뻐한다. 맑고 흐림에 잃음이 없다. 부친의 장례 때 그가 손님을 청하자 몇 고을에서 일제히 왔다. 내가 그를 애지중지한다. 하지만 너희는 그를 본받아서는 안 된다.
용백고(龍伯高)는 본받으면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삼가고 조심하는 사람은 될 수 있다. 이른바 고니를 새기려다 안 되어도 오리와는 비슷하다(刻鵠類鶩)는 것이다. 하지만 계량을 배우다가 잘못되면 천하에 경박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이른바 범이라고 그렸는데 안 되고 보니 도리어 개와 비슷하게 되었다(畵虎成狗)는 격이 되고 만다.
후한서 마원전(馬援傳)에 나온다. 각곡류목(刻鵠類鶩)과 화호성구(畵虎成狗)의 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똑같이 배워 본떴는데 결과가 판이하다. 고니[鵠]와 오리[鶩]는 다르지만 겉모양은 큰 차이가 없다. 같은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는 종류다.
저는 애써 범이라고 그렸는데 남이 줄무늬 있는 똥개로 본다면 피차에 민망하다. 목표를 잘 잡아야지 실패해도 건질 것이 있다. 잘못 따라 하면 범 아닌 개, 호걸 아닌 양아치가 된다.
유협(劉 )이 '문심조룡(文心雕龍)' 비흥(比興)편에서 말했다. '비슷한 것끼리 견주는 것이 비록 많지만 꼭 맞는 것을 귀하게 친다. 만약 범을 그려 개가 되면 건질 것이 없다.'
좋은 것을 본뜨면 실패해도 얻는 것이 있다. 폼나고 멋있다고 잘못 흉내 내면 그것으로 몸을 망친다. 열심히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배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각곡유목(刻鵠類鶩)
백조를 새기다가 실패할지라도 집오리 정도는 닮는다는 뜻으로, 똑같이 모방할 수는 없어도 비슷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 또 너무 높은 것을 바라지 말고 일정한 정도에서 만족하라는 의미의 말이다.
각곡유목(刻鵠類鶩)은 두 가지 상반된 뜻을 가지고 있다.
첫째, 고니를 그렸는데 오리를 닮았다는 말로, 너무 고원한 것만 추구하다가 이루지 못하고 웃음거리가 되거나 혹은 서투른 솜씨로 흉내 내려다가 죽도 밥도 안 되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쓰인다. 그러므로 비유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세밀하고 빈틈없는 방법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고니를 그렸는데 오리를 닮는 식이라면 이는 취할 바가 못 된다(故比類雖繁, 以切至爲貴, 若刻鵠類鶩, 則無所取焉). 이 말은 문심조룡(文心雕龍) 비흥(比興)에 나오는데, 이 경우에는 성어 '화호류구(畵虎類狗)'와 동일한 뜻으로 쓰였다.
둘째, 고니를 그리다가 이루지 못해도 오리처럼은 된다는 말로, 모방하여 완전히 똑같이 되지는 못했지만 비슷하게는 되었다는 뜻으로 쓰인다. 노력하면 완벽한 경지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음을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그러므로 각곡유목(刻鵠類鶩)은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집오리와 비슷하게는 된다는 뜻으로, 다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원래 의미는 성현의 글을 완전히 익히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선인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완벽하게 배우지 못해도 노력하면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확장된 의미로는 너무 고원한 것만 추구하다가 이루지 못하고 웃음거리가 되거나, 서투른 솜씨로 흉내 내려다가 죽도 밥도 안 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각곡유목(刻鵠類鶩)
고니를 조각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집오리와 비슷하게는 된다는 뜻으로, 큰 뜻을 가지고 노력하다 보면 작은 성과라도 이루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서구의 다당식 민주제도를 중국에서도 실행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을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놓는 반론이 있다. '백리를 가면 바람이 다르고 천리를 가면 풍속이 다르다(百里不同風 千里不同俗)'는 것이다. 한 나라의 통치 시스템은 그 나라의 사정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시진핑은 '만약 중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제도를 모방하면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그리는 격이 돼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그리고 만다는 화호유구(畵虎類狗)는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에 나온다.
후한 광무제(光武帝) 때 용장(勇將)으로 이름을 떨친 마원은 경박한 무리들과 어울려 다니는 형의 아들들이 걱정됐다. 그래서 편지를 쓴다. "너희들이 남의 잘못에 관해 듣는 것은 좋으나 먼저 말을 꺼내서는 안되며 국정을 가벼이 논해서도 안 된다. (…) 용백고(龍伯高)는 인물이 중후하고 겸손하며 위엄이 있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고 중히 여기니 너희도 그를 본받아라. 또 두계량(杜季良)은 호탕하고 의협심이 많아 다른 사람의 근심된 일을 함께 걱정해주고 남의 즐거움을 또한 같이 즐거워해 준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중히 여기지만 너희에게 그를 본받으라 권하고 싶지는 않다. 용백고를 본받으면 그 사람과 같이는 못되더라도 적어도 근직(謹直)한 선비는 될 것이다. 즉 '고니를 새기다가 이루지 못하더라도 집오리와는 비슷하게 될 것이다(刻鵠類鶩)."
그러나 두계량의 흉내를 내다가 이루지 못하면 천하에 경박한 자가 될 것이다. 마치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닮게 되는 것(畵虎不成反類狗)과 같다.' 여기서 나온 화호유구는 훌륭한 사람의 언행을 섣불리 모방하려다 보면 오히려 경박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이르고 있다. 즉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큰 일을 꾀하다 실패할 수 있음을 가리킨다.
반면 각곡유목은 훌륭한 선비를 본받으려다 실패해도 선인(善人)은 될 수 있다는 반대 의미로 사용된다. 영화 '명량'이 큰 인기를 얻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온갖 모함에도 아랑곳 않고 충의(忠義)의 정신을 불살랐던 이순신을 본받으려는 건 화호유구가 아닌 각곡유목의 효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
각곡류목(刻鵠類鶩)
고니를 조각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집오리와 비슷하게 된다는 뜻으로, 큰 뜻을 갖고 노력하다 보면 작은 성과라도 이름을 이르는 말이지만, 어떻게 된 게 이때까지 살았으면서도 제대로 된 고니를 그려본 적이 없어 그저 부끄럽고 참담할 뿐이다.
내 나름대로는 고니를 그린다고 그린 것 같은데 완성하고 보면 고니가 아니라 집오리였던 것이다. 실력의 부족도 있겠고, 노력의 부족도 있겠고 재능의 부족도 있겠다. 하지만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한다면 그래도 좀 낫겠지 싶은 것이다.
이와 비슷한 유의어로 고니를 새기려다 거위를 새겼다는 뜻의 각곡유아(刻鵠類鵝)가 있다. 알고보면 다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고사다.
사람이 무슨 계획을 세울 때, 어떤 사람은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아주 낮은 목표를 세우기도 하는데, 일단 세운 목표를 향해 정진하다 보면 뭐가 되어도 되어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무것도 시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한층 진일보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쯤에서 생을 돌아보면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성과도 있었겠지만 반대로 아쉬운 일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국가나 다 마찬가지다. 그러나 삶은 끝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고니를 새기다가 집오리가 되면 어떨까하고 지레짐작 겁먹을 필요는 없겠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걱정을 하다가 끝내 집오리 조차 새기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나비 박사 석주명(石宙明)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남이 하지 않는 일을 10년 이상 하면 성공한다. 세월 속에 씨를 뿌려라. 그 씨가 쭉정이가 되지 않도록 정성껏 가꾸어라." 그는 논문 한 줄을 쓰기 위해 3만 마리가 넘는 나비를 관찰한 적도 있다고 술회했다. 그 결과 20여 년간 75만 마리 나비를 연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샘플을 분석하고 논문을 쓴 생물학자가 되었던 것이다.
석주명도 처음부터 그 많은 나비를 연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우리 눈에 흔히 보이는 호랑나비에서 시작했던 것이다. 학문이 되었건 그림이 되었건 조금 어설프고 부족해도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최소한 비슷한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는 법이다. 고니면 어떻고 집오리면 어떤가. 뭔가에 도전해 보는 과정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정기편(正己篇) 몸을 바르게 하라
다른 사람의 과오와 실책을 들었다면…
馬援曰; 聞人之過失이면 如聞父母之名하여 耳可得聞이언정 口不可言也니라.
마원왈; 문인지과실이면 여문부모지명하여 이가득문이언정 구불가언야니라.
마원이 말하였다. "다른 사람의 과오와 실책을 듣게 되었다면 마치 부모님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귀로는 들었을망정 입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여기 이 구절은 범엽의 '후한서' 마원열전에 나오는 내용이다. 마원은 형의 두 아들인 조카 마엄(馬嚴)과 마돈(馬敦)을 무척이나 예뻐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은 명장으로 명성을 떨친 마원의 위세를 믿어서인지 경솔하게도 빈객들과 교제를 맺고 나랏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논의하는 일을 즐겼다.
마원은 당시 교지(交趾: 지금의 베트남)에 머물고 있었는데 두 조카의 행실을 그대로 두면 앞날이 좋지 않을까 크게 염려하여 편지를 써서 훈계했다.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여기에 실어놓은 '다른 사람의 과오와 실책을 듣게 되었다면 마치 부모님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귀로는 들었을망정 입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구절은 바로 두 조카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원이 한 말이다.
이에 덧붙여 마원은 자신은 '다른 사람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조정의 일에 대해 비난을 일삼는 자를 몹시 혐오한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그와 같은 일을 하지 말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리고 마원은 당대의 이름 높은 현자 용백고(龍伯高)와 호걸 두계량(杜季良)의 인품과 기상을 비교하면서 두 조카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을 주었다.
마원은 용백고는 사람됨이 신중하고 겸손하며 검약하고 청렴하여 위엄이 있다고 했다. 또한 두계량에 대해서는 의리가 두텁고 의협심이 강해 다른 사람의 근심과 어려움을 자신의 일처럼 함께 걱정하고 또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자신의 일처럼 함께 즐거워할 줄 안다고 했다.
그렇다면 마원은 두 조카에게 어떤 사람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마원은 두계량이 아닌 용백고를 본받으라고 두 조카에게 말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용백고를 본받는다면 비록 이익과 출세와 명예를 얻지는 못한다고 해도 근면하고 신중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두계량을 본받으려고 하다가 이익과 출세와 명예를 얻지 못한다면 자칫 천하의 경솔하고 천박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용백고를 본받으면 '고니를 새기려고 하다가 실패한다고 해도 오히려 집오리와 비슷하게 되지만(刻鵠不成尙類鶩 각곡불성상유목)', 두계량을 본받으면 '호랑이를 그리려고 하다가 실패할 경우 오히려 개와 유사하게 된다(畵虎不成反類狗 화호불성반유구)'는 것이다.
어떤 뜻을 세우고 근면하고 신중하게 노력하면 최소한의 성과는 이룰 수 있다는 뜻의 '각곡유목(刻鵠類鶩)'과 자신의 능력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큰 욕심을 부리면 우스운 꼴이 되고 만다는 뜻의 '화호유구(畵虎類狗)'라는 고사성어가 마원의 편지 구절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훗날 두계량은 조정에서 파직당하는 불운을 겪은 반면 용백고는 태위(太尉)의 자리에까지 올랐다고 하니 마원의 사람을 보는 안목과 미래를 읽는 통찰력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 刻(새길 각)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亥(해; 분명하게 하다, 각)로 이루어졌다. 칼로 새기다, 표를 하다, 구분짓다의 뜻을 나타낸다. 십오분(十五分)을 일각(一刻)이라 한다. ❷회의문자로 刻자는 ‘새기다’나 ‘벗기다’, ‘깎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刻자는 亥(돼지 해)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亥자는 돼지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 亥자는 살아있는 돼지가 아닌 가공한 돼지를 그린 것이다. 돼지를 뜻하는 글자로는 豕(돼지 시)자도 있다. 이 두 글자의 갑골문을 보면 豕자는 돼지를 온전히 그렸지만 亥자는 머리와 다리가 잘린 모습이었다. 이렇게 도살한 돼지를 뜻하는 亥자에 刀자가 결합한 刻자는 잡은 돼지를 자른다는 뜻이다. 刻자에 ‘벗기다’나 ‘깎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사실은 돼지를 나눈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刻자는 단순히 무언가를 새기거나 부각한다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刻(각)은 (1)연장으로 나무나 돌 같은 데에 글이나 그림 따위를 새기는 일 (2)조각(彫刻) (3)누각(漏刻) (4)시간(時間) 단위의 하나. 시헌력(時憲曆)에서 하루의 12분의 1인 1시간(지금의 2시간)을 8로 나눈 것의 하나. 곧 15분 동안을 말함 (5)시헌력 이전에는 하루의 1/100이 되는 시간. 곧 14분 24초 동안을 이름 등의 뜻으로 ①새기다 ②벗기다, 깎다 ③깎아내다 ④조각하다 ⑤시일(時日)을 정하다 ⑥다하다, 있는 힘을 다 들이다 ⑦각박(刻薄)하다 ⑧모질다, 몰인정하다 ⑨꾸짖다, 잘못을 지적하여 말하다 ⑩괴롭게 하다, 해치다, 해롭게 하다 ⑪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엄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급하다 ⑫시간(時間) ⑬때, 시각(時刻) ⑭새김, 새겨 놓은 솜씨, 그릇의 각명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새길 간(刊)이 있다. 용례로는 모나고 혹독하고 인정이 박함을 각박(刻薄), 도장을 새김 또는 새겨 만든 도장을 각인(刻印), 조각한 판목으로 인쇄한 책을 각본(刻本), 몹시 애씀이나 대단히 힘들임을 각고(刻苦), 고마움 또는 원한이 마음속 깊이 새겨짐을 각골(刻骨), 날짜를 정함을 각일(刻日), 나무를 오리어 새기거나 깎음을 각목(刻木), 시각이 급한 이때를 각하(刻下), 도자기에 꽃무늬를 새김을 각화(刻花), 글씨나 형상을 나무나 돌 따위에 파는 데 쓰는 칼을 각도(刻刀), 글자를 새김을 각자(刻字), 마음에 깊이 새겨 두는 일을 심각(深刻), 곧 그 시각에를 즉각(卽刻), 어떤 사물을 특징지어 두드러지게 함을 부각(浮刻),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을 시각(時刻), 정해진 시각에 늦음을 지각(遲刻), 한 시의 첫째 시각 곧 15분을 일각(一刻), 잠깐 동안이나 눈 깜박할 동안을 경각(頃刻), 그림이나 글씨를 나뭇조각에 새김을 판각(板刻),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집오리와 비슷하게는 된다는 각곡유목(刻鵠類鶩),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까지 사무쳐 잊혀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각골난망(刻骨難忘),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으로 판단력이 둔하여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각주구검(刻舟求劍),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집오리와 비슷하게는 된다는 뜻으로 성현의 글을 배움에 그것을 완전히 다 익히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선인은 될 수 있다는 말 또는 학업에 정진하여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는 말을 각곡유목(刻鵠類鶩), 마음속 깊이 새겨 둠을 일컫는 말을 각골명심(刻骨銘心), 심신을 괴롭히고 노력함 또는 대단히 고생하여 힘써 정성을 들임을 일컫는 말을 각고면려(刻苦勉勵), 아무리 꾸며도 무염이란 뜻으로 얼굴이 못생긴 여자가 아무리 화장을 해도 미인과 비교할 바가 못됨 즉 비교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각화무염(刻畫無鹽), 마음속 깊이 분하고 한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각골분한(刻骨憤恨), 마음속 깊이 새겨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각루심골(刻鏤心骨), 나뭇잎이 저 산 모양이 드러나 맑고 빼어나다는 뜻으로 가을 경치가 맑고 수려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각로청수(刻露淸秀), 나무를 깎아 관리의 형상을 만든다는 뜻으로 옥리를 심히 미워해 이르는 말을 각목위리(刻木爲吏), 살을 에고 뼈를 깎는다는 뜻으로 고통이 극심함을 이르는 말을 각기삭골(刻肌削骨), 뼈에 사무치도록 마음속 깊이 맺힌 원한을 이르는 말을 각골통한(刻骨痛恨), 촛불이 한 치 타는 동안에 시를 지음이라는 각촉위시(刻燭爲詩), 각박하여 집을 이룬다는 뜻으로 몰인정하도록 인색한 행위로 부자가 됨을 이르는 말을 각박성가(刻薄成家) 등에 쓰인다.
▶️ 鵠(고니 곡/과녁 곡, 클 호, 학 학)은 형성문자로 鹄(곡)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조(鳥;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告(고, 곡)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告(고)는 소를 상형한 소牛(우)와 사람의 입모양을 본뜬 입 구(口)로 이루어졌는데, 그 의미는 제단에 제물로 소(牛)를 바친 뒤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이 신에게 아뢴다(口)는 데서 아뢰다, 알리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鳥(조)에 대해 설문(說文)에서는 鳥는 꼬리가 긴 새를 아울러 부르는 명칭이며, 상형글자이라고 하였다. 고문에 그려진 것은 새의 발이 匕(비)처럼 생겼기 때문에 匕(비)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鳥(조)는 비교적 꽁지가 긴 새를 의미하는 상형글자이며, 반면에 새 隹(추)는 꽁지가 짧고 통통한 작은 새를 그린 상형글자이다. 따라서 鵠(곡)의 전체적인 의미는 겨울을 알려주는(告) 새(鳥)라는 데서 고니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으며 활쏘기의 표적이 된다는 데서 과녁이라는 뜻도 지니게 되었다. 그래서 鵠(곡, 호, 학)은 ①고니, 백조(오릿과의 물새) ②따오기(저어샛과의 겨울 철새) ③과녁 ④정곡(正鵠: 과녁의 한가운데가 되는 점) ⑤흰빛 ⑥희다, 그리고 ⓐ크다(호) ⓑ넓다(호), 그리고 ㉠학(鶴)(학)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과녁의 중심점을 곡적(鵠的), 과녁의 복판을 곡심(鵠心), 센 머리칼을 곡발(鵠髮), 원대한 포부를 곡지(鵠志), 쇠귀나물을 곡사(鵠瀉), 궤의 다리 밑바닥에 대는 말발굽같이 생긴 쇳조각을 곡슬(鵠膝), 짝 잃은 한 마리 고니라는 뜻으로 배우자를 잃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과곡(寡鵠), 큰 기러기와 고니라는 뜻으로 곧 큰 인물을 비유한 말을 홍곡(鴻鵠), 과녁의 한가운데 되는 점을 정곡(正鵠), 고니를 황곡(黃鵠), 고니를 백곡(白鵠), 거위와 고니를 아곡(鵝鵠), 따오기는 목욕을 하지 않아도 희다는 뜻으로 천성이 선한 이는 배우지 않아도 착하고 훌륭하다는 말을 곡불욕이백(鵠不浴而白),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거위와 비슷하게는 된다는 뜻으로 성현의 글을 배움에 그것을 완전히 다 익히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선인은 될 수 있다는 말을 각곡유아(刻鵠類鵝), 고니를 귀히 여기고 닭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데 것을 귀하게 여기고 가까운 데 것을 천하게 여기는 것이 인지상정임을 말함을 귀곡천계(貴鵠賤鷄), 까마귀 얼굴에 따오기 같은 형상이란 뜻으로 주려서 매우 수척한 사람을 오면곡형(烏面鵠形), 무턱대고 쏘아 과녁을 맞혔다는 뜻으로 멋모르고 한 일이 우연히 들어맞아 성공했음을 사공중곡(射空中鵠), 큰 기러기와 고니의 뜻이라는 뜻으로 영웅 호걸의 뜻이나 원대한 포부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홍곡지지(鴻鵠之志), 글을 배우면서 마음은 새를 잡는 일 따위를 생각한다는 뜻으로 마음이 엉뚱한 곳에 있어 일이 몸에 배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홍곡장지(鴻鵠將至) 등에 쓰인다.
▶️ 類(무리 류/유, 치우칠 뢰/뇌)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类(류)는 간자(簡字)이다. 米(미)와 犬(견)과 頁(혈)의 합자(合字)이다. 頁(혈)은 사람의 얼굴, 米(미)는 쌀알, 자잘함, 頪(뢰)는 사람의 얼굴이 닮아서 분별하지 못함, 類(류)는 비슷한 개(犬)가 모여 있다, 비슷한 것들이 모이는 일, 양이 떼짓는 것을 群(군)이라고 하듯이 개가 떼짓는 것은 類(류)라고 한다. 나중에 개에 국한하지 않고 사물이 닮음을 나타낸다. 또는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类(류)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類자는 '무리'나 '비슷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類자는 頪(엇비슷할 뢰)자와 犬(개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頪자는 '엇비슷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類자는 이렇게 '엇비슷하다'는 뜻을 가진 頪자에 犬자를 결합한 것으로 '비슷한 개들이 모여 있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類자는 '비슷한 것들끼리 모여 있다'는 의미에서 '무리'나 '비슷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類(류, 뢰)는 ①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②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③제사(祭祀)의 이름 ④대개(大槪: 대부분) ⑤같다 ⑥비슷하다 ⑦비슷한 것끼리 나누다 ⑧좋다 그리고 ⓐ치우치다(뢰) ⓑ편벽되다(생각 따위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속(屬), 무리 휘(彙), 무리 도(徒), 떼 부(部), 붙을 부(附), 무리 대(隊), 무리 훈(暈), 무리 조(曹), 무리 등(等), 무리 군(群), 무리 중(衆), 무리 배(輩)이다. 용례로는 서로 비슷함을 유사(類似), 같은 사례나 비슷한 전례를 유례(類例), 공통의 성질이나 특징이 있는 것끼리 묶은 하나의 틀을 유형(類型), 피부나 근육이 아물어 붙음을 유합(類合), 미루어 짐작함을 유추(類推), 물건을 부문에 따라 나눈 갈래를 종류(種類), 글자로 기록한 문서를 서류(書類),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종류를 따라서 나눔을 분류(分類), 가용성이며 단맛이 있는 탄수화물을 당류(糖類), 기름 종류를 유류(油類), 술의 종류를 주류(酒類), 같은 무리보다 뛰어남을 출류(出類), 서로 구별되는 특성에 따라 갈린 종류를 부류(部類), 여러 가지 종류를 각류(各類), 같은 종류를 동류(同類), 비길 데 없음이나 짝이 없음을 무류(無類), 뛰어나지 못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부류를 범류(凡類), 사물은 같은 무리끼리 따르고 같은 사람은 서로 찾아 모인다는 말을 유유상종(類類相從), 비슷한 것들은 수만 가지가 있어도 같지는 않다는 말을 유만부동(類萬不同),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개나 말 따위란 뜻으로 낮고 천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을 견마지류(犬馬之類) 등에 쓰인다.
▶️ 鶩(집오리 목)은 형성문자로 鹜(목)은 간자(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조(鳥;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敄(무, 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敄(무)는 務(무)의 간략형이다. 務(무, 업신여길 모)는 창 모(矛)와 칠 복(攵) 그리고 힘 력(力)으로 구성되었다. 矛(모)는 긴 나무자루 끝에 날카롭고 뾰족한 쇠를 박은 '창'을 본뜬 상형글자다. 攵(복)은 攴(복)의 간략형으로 손(又)에 회초리나 몽둥이(卜)를 들고서 친다는 뜻을 지녔다. 일반적으로 글월 문(文)과 비슷하다하여 붙여진 '등(等) 글월 攵(문)'이라고도 하는데 주로 자형의 우변에 놓인다. 力(력)은 끝이 세 갈래인 오늘날의 쇠스랑과 같은 농기구를 본뜬 것이다. 즉 논밭(田)에서 가래나 쇠스랑과 같은 농기구(力)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내(男)와 같은 힘이 요구됨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務(무)의 의미는 전쟁과 관련된 글자로 창(矛)과 몽둥이(攵)이로 찌르고 때리며 싸우는 것에 온 힘(力)을 다하는 일을 그려낸 것으로 '힘쓰다'는 뜻을 지녔다. 또한 창과 몽둥이를 휘두르는 일은 상대에게는 모욕적인 행위여서 '업신여기다' 뜻도 함께 지니고 있다. 따라서 鶩(목)의 전체적인 의미는 집안의 두엄자리나 검불더미 등을 힘써(敄) 뒤지는 새(鳥)라는 데서 '집오리'라는 뜻을 부여했다. 그래서 鶩(목)은 ①집오리(오릿과의 새) ②순일하다(다른 것이 섞이지 않고 순수하다) ③달리다 ④어지럽게 달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집오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목표(鶩瓢), 청둥오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야목(野鶩),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집오리와 비슷하게는 된다는 뜻으로 성현의 글을 배움에 그것을 완전히 다 익히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선인은 될 수 있다는 말 또는 학업에 정진하여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는 말을 각곡유목(刻鵠類鶩),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물오리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일상 흔한 것을 피하고 새로운 것 진기한 것을 존중함을 비유하는 말을 가계야목(家鷄野鶩), 산꿩과 들오리라는 뜻으로 성미가 사납고 제 마음대로만 하려고 해 다잡을 수 없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산계야목(山鷄野鶩), 닭과 집오리가 먹이를 서로 먼저 먹으려고 다툰다는 뜻으로 마을의 사람들이 서로 다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계목쟁식(鷄鶩爭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