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희야, 돌아오너라
박 영 춘
할머니, 아빠, 엄마, 손녀가
꽃처럼 둘러앉아 꽃게를 뜯는다
뜰 안 감나무 아래 평상에서
신록의 푸른빛
꽃게 찜의 붉은빛과 흰빛
익혀낸 호배추의 담황빛
함박꽃 가족
꽃을 피운다
꽃게를 뜯는다
두 손 다 써 집게다리 부러뜨리고
작은 여덟 다리 뜯어내고
둥근 배때기 몸통 들어내
희디흰 속살
양 곁 귀퉁이 붉은 알
빼먹고 빨아먹고 후벼먹는다
몇 마리의 꽃게를 뜯었던가
게처럼 게걸스럽게 꽃게를 뜯는다
졸깃하면서도 산드러진 맛
바닷바람 일렁이는 그늘 밑에서
한 바구니 게걸스럽게 뜯는다
다희야, 돌아오너라
할머니가 너처럼 예쁜
꽃게 찜 해 놨단다
첫댓글 들소님
갑자기 꽃게가 먹고싶군요
먹고나면 뒷처리가 문제지만요
가족의 행복한 순간을 올려 주셨는데
다희가 누구신가요?
감사합니다.
집 나간 딸
할머니한테는 손녀이지요.
가족이 그리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