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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화 부족에 직면한 이라크, 대중국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 예정
◦ 이라크 중앙은행, 대중국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 승인
- 지난 2월 22일 이라크 중앙은행은 대중국 무역에서 위안화로 수입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무디르 살리흐(Mudhir Salih) 이라크 정부 경제자문위원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물품을 위안화로 결제하며, 중국으로 수출되는 품목은 달러화로 결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앙은행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거래 방식은 총 두 가지로, 첫째는 중앙은행이 보유한 위안화를 통해 결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은행이 JP모건과 싱가포르 개발은행에 예치한 달러화를 위안화로 교환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식에 따르면 JP모건과 싱가포르 개발은행은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화를 위안화로 환전해 중국 수출업체에 지급하게 된다.
◦ 이라크 정부, 암시장 환율 급등에 대응해 공식 환율 절하
- 이라크가 대중국 무역에서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한 이유는 심각한 달러화 부족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화 부족으로 인해 암시장에서 달러화 환율이 2004년 이후 최고치인 1달러에 1,670디나르(한화 약 1,509원)까지 급등했다.
- 이에 지난 2월 7일 이라크 중앙은행은 공식 환율을 1달러에 1,460디나르(한화 약 1,320원)에서 1,300디나르(한화 약 1,175원)로 낮추었다. 무함마드 알수다니(Muhammad al-Sudani) 이라크 총리는 이번 조치가 시장 환율과 공식 환율의 괴리를 줄여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 이란으로의 달러 유입 막기 위해 이라크의 달러화 접근 제한
◦ 미국, 이란 압박 수단으로 이라크의 달러화 접근 제한
- 미국은 이라크를 통해 이란과 시리아로 달러화가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여 이라크가 미국에 예치한 달러화 인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라크의 달러화 거래는 이라크 중앙은행이 미국에 달러화를 요청하면 미국이 이라크 시중은행과 환전소에 공식 환율로 달러화를 매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매일 2억 달러(한화 약 2,650억 원) 이상이 거래되었다.
- 이라크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친이란 무장조직이 정치권과 결탁한 시중은행을 이용해 이란으로 달러화를 불법 반출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탐킨 압드 사르한 알하스나위(Tamkeen Abd Sarhan al-Hasnawi) 모술은행 이사장은 이라크 내에서 거래되는 달러 중 80%가 이란, 시리아 등으로 반출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1월에는 부패 정치인과 기업가들에 의해 25억 달러(한화 약 3조 3,125억 원) 규모의 횡령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는 2021년도 이라크 전체 국가 예산의 약 2.9%에 달한다.
- 2022년 11월에 도입된 미국의 제한 조치에 따라 이라크 중앙은행은 인출되는 달러화의 거래 목적을 상세히 밝히고 미국이 거래 목적을 심사하여 달러화 매매를 승인하는 전자 시스템을 도입했다. 알하스나위 이사장은 시스템 도입 이후 중앙은행의 달러화 요청 중 80%가 기각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라크 중앙은행과 미국의 달러 거래량은 2022년 2억 5,780만 달러(한화 약 3,415억 원)에서 2023년 1월에는 6,960만 달러(한화 약 922억 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 환율 급등이 초래한 경제난 속 국민 반발에 직면한 이라크 정부, 해법 모색에 나서
- 중앙은행을 통해 달러화 거래가 어려워진 이라크 시중은행이 암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환율이 급등했다. 지난 1월에는 중앙은행 앞에서 디나르화 가치 폭락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이라크 정부와 중앙은행은 달러화 불법 거래 의혹을 받는 시중은행 네 곳에 제재를 가하고 1인당 달러 인출액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알리 모흐센 알알라크(Ali Mohsen al-Allaq) 중앙은행 총재도 해임되었다.
- 2월 11일 이루어진 푸아드 후세인(Fuad Hussein) 이라크 외무부 장관의 미국 방문에서도 달러화 거래 문제가 핵심 주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 장관은 미국 고위 인사와의 만남에서 이라크 정부가 달러화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란으로 수백만 달러가 유출되고 있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 이라크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란의 달러화 부족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
◦ 달러화 수급 경로가 막힌 이란, 달러화 부족 문제 가중
- 이란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인 이란 인터네셔널(Iran International)은 이라크를 통해 달러화를 확보해 온 이란에서 달러화 부족 문제가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달러화 거래 제한 조치로 인해 이란은 이라크에 천연가스와 전력을 수출하고 대금 85억 달러(한화 약 11조 2,625억 원)를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 외화 수급 불안과 재정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 속 리얄화 가치는 폭락하고 있다. 지난 2022년 8월 1달러에 약 30만 리얄이었던 시장 환율은 2월 12일에는 46만 리얄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 한편 이라크 외에 이란의 주요 외화 수급처였던 아랍에미리트(UAE) 또한 이란으로의 송금을 제한하기 시작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로 UAE에서 사업하는 이란 사업가들이 UAE 디르함화 송금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의 주요 환전소와 은행은 이란과의 거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거나 완전히 중단하기도 했다.
◦ 친이란 정파, 미국에 의존하는 외환 정책 비판
- 이라크 친이란 정파는 미국에 의존하는 외환 정책을 비판하고 미국이 달러화 거래를 무기로 삼아 이라크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킬 알파틀라위(Aqeel al-Fatlawi) 이라크 국회의원은 미국이 달러화 거래를 제한해 알수다니 정부가 미국에 유리한 정책을 펼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알파틀라위 의원은 미국이 달러화 거래 제한을 통해 미국 뜻에 거스르는 행동을 하면 정부를 붕괴시켜버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라크의 대표적인 친이란 정당인 파타흐 연합을 이끄는 하디 알아미리(Hadi al-Amiri) 또한 미국이 환율 통제를 통해 이라크인을 굶주리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으로부터 경제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Monitor, In shift away from US dollar, Iraq to allow trade with China in yuan, 2023. 02. 23.
The Arab Weekly, Iraq allows transactions in Chinese yuan as it seeks to avoid US restrictions on use of the dollar, 2023. 02. 23.
Iran International, Exclusive: Iran Printing Money Backed By Frozen Funds Abroad, 2023. 02. 16.
Iran International, UAE Restricting Money Transfer To And From Iran – Report, 2023. 02. 16.
Arab News, Iraqi FM visits US to strengthen ties, shore up economy, 2023. 02. 11.
Al-Monitor, Iraq lowers dollar-dinar exchange rate, 2023. 02. 07.
AP, Targeting Iran, US tightens Iraq’s dollar flow, causing pain, 2023. 02. 02.
The National, Protests at Iraq's Central Bank amid currency crash and economic woes, 2023. 01. 25.
Al-Monitor, Explainer: What is behind Iraq's Central Bank shuffle and what is next?, 2023. 01. 24.
Al-Monitor, Iraq's government struggles to control US dollar price, 2023.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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