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책이다. 영어로 Book of Changes 로 번역되며 한자로는 周易이다. 육경은 시경, 서경, 예경, 역경, 춘추경이며 하나는 유실되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주(周)는 주나라, 주나라 민족을 뜻하기도 하고 보편성 또는 끊임없는 순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역(易)은 위에 날일(日)이 있고 아래에 달월(月)이 있다.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뜨니 변화를 상징한다고 한다. 한자로는 도마뱀을 상형하여 즉 피부색 변화를 나타내기도 하고 물을 붓는 형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모두 변화와 관련이 있다.
주역을 점을 치는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실제로는 세상사의 변화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 책이다. 주역에서 시사하는 내용은 우환의식, 이성적 태도, 변혁정신, 중용원칙이다. 이중에서 중용한 것은 바로 우환의식(憂患意識)이다. 지금 편안해도 미래에 고난이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하는 마음(居安思危)이다. 맹자도 우환에 살고 안락에 죽는다고 말했고 노자도 재앙이 그 안에 숨어 있다고 했다. 결국 변화라는 관점에서 세상사를 바라보는 것이 주역의 핵심이다. 주역은 태극이 있어 양과 음이 있고 양과 음에서 사상 즉 태양, 소양, 태음, 소음이 나왔으며 여기에서 다시 팔괘가 나왔다고 한다.
변화를 쉽게 설명하면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다는 것이다. 재앙 안에 복이 있고 복안에 재앙이 있다는 말이다. 주역의 깊은 뜻을 알 수 없지만 정지해 있으나 늘 변화를 생각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하다. 회사나 사람이 정지해 있으면 부실해 지니 신규 사업을 고민하고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 의미일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작은 비밀은 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에 적응해서 또는 변화를 주도해서 살아가야 한다.
점(占)은 살핀다는 의미이며 복(卜)은 은나라에서 갑골로 점을 보는 데에서 나왔다. 거북의 등딱지나 동물의 뼈에 구멍을 판 후 불에 구우면 균열이 생기며 푸푸푸 소리가 나 복(卜)이라고 불렀다.
중용(中庸)의 의미는 극단으로 가지 않고(中), 현실과 동떨어진 겉만 번지르한 말(庸)을 하지 않는 것이다. 중용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상식적인 수준의 일상적인 대화나 말의 수준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용을 지키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늘 생각이 극단으로 가고 말을 할 때 과장되게 포장해서 말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3대 병법으로 손자병법, 오자병법(실전해서 없음), 손빈병법(일부만 존재)이 있다. 그런데 손자병법에 나오는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이라는 말에 대해서 이중텐은 새롭게 해석한다. 즉, 손자는 전쟁단계를 3단계로 보았다. 첫째는 전쟁을 하기 전의 단계로 준비하고 계획하는 단계이며 둘째는 군대가 전쟁터에 나간 다음 어떻게 싸울 것인가? 에 대한 것이다. 마지막은 공성 즉 성은 공격하는 것으로 나누었다. 위 문장은 세 번째 단계에 사용된 문장이다. 싸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미 싸움을 위해 출정을 하고, 성을 공격하려는 단계이다. 그렇다면 해석은 달라지는 것이다. 공성전은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어려운 전투이다. 문장에서 굴(屈)은 굴복의 의미 외에 결핍, 부족의 의미가 있다. 또 병(兵)은 군대란 의미 외에 군사역량의 의미가 있다. 이런 의미로 위의 문장을 해석하면 “성을 공격하기 전에 먼저 적군의 군사능력(지휘 및 작전능력)을 떨어 트려 근본적으로 저항할 수 없도록 만든 다음 부전승의 목표를 실행하는 것이다.
즉 싸우기 전에 적으로 하여금 싸울 의지를 없애 싸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성을 공격할 때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많은 전투 장면이 있는데 우리는 전투의 한 가지 방편인 공정전의 전투기술을 너무 확장해서 사용하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즉 손자가 말한 내용과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내용이 다르다는 것이다. 잘못된 예를 사용하는 것이다. 손자는 전쟁에는 필승해야 하고 그 방법에는 수많은 경우가 있음을 말하는데 우리는 그 중의 하나인 방법 즉 싸우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손자는 철저하게 적을 무력화 시키고 응징을 해야 한다고 말한 내용도 있다. 잘못된 내용을 가지고 평준화시켜 사용하는 것의 오류가 아닌가 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도 좋지만 싸워 제대로 이기는 것도 전쟁에서 좋은 방법인 것이다.
손자는 병법의 대가답게 다음과 같은 말도 했다. 이길 수 없는 것은 자신에게 달렸고 이길 수 있는 것은 적에게 달렸다. “不可勝在己 可勝在適” 모두가 전쟁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제대로 준비를 하기에 전투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실수를 하거나 제대로 준비를 못한 쪽에 기인하는 것이다. 전에 자주 사용한 말 중에 “준비에 실패하면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유비무환이다. 늘 경계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법이다. 또한 계획은 사람이 세우지만 결정은 하나님이 한다는 잠언 구절이 있다. 늘 경계하고 겸손해야 함을 알게 된다.
고전이나 고전의 해석서를 읽고 생각하는 것은 생활의 깊이를 더해가는 즐거움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과거에서 이어져 현재가 되는 것이다. 과거 이야기를 생생하게 아는 것은 현재의 삶을 보다 알차게 그리고 깊이 있게 살게 되는 힘이 되는 것 같다. 생각은 깊이 팔수록 서로 만난다. 고전의 이야기들은 생각을 깊게 그리고 넓게 팔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사극을 볼 때 대신들이 위기에 처한 왕에게 “종묘사직을 보존하소서”라고 말하는 내용이 자주 나온다. 사직(社稷)은 사단(社壇)과 직단(稷檀)을 말한다. 사단은 토지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고 직단은 곡신에게 제사 지내는 곳이다. 즉 재산권과 주권을 상징하는 곳이다. 종묘는 왕의 역대 조상을 모신 곳으로 정권과 치권을 상징하는 것이다. “종묘사직을 보존하소서” 라는 말은 국가를 세우고 발전시킨 조상과 국가의 재산과 주권을 보존하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춘추시대에는 남다른 전쟁규칙이 있었다. 해가 있는 동안 싸우고 국경선에서 전투를 하는 것이다. 또 예의 있게 싸우기 위해 사신을 보내 싸우자고 하고 전투를 하였다. 자세히 적어보면 사신을 죽이지 않았고 전열을 갖추지 못한 적을 공격하지 않고 다친 적에게 추가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 노인은 포로로 잡지 않았고 도망가는 적은 뒤쫓아 가지 않았다. 그래서 오십보 백보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오십보 도망가면 더 이상 뒤쫓지 않는 것이다. 춘추시대에는 페어플레이 정신이 있었다. 이후의 전국시대에는 이런 춘추시대의 낭만 같은 전쟁규칙이 사라졌다. 전국시대에는 살인이 주된 목적이었다. 진과 조나라는 6개월이나 지속된 장평전투를 치렀다. 진나라 장수 백기는 투항한 조나라 40만 대군을 생매장했다고 한다. 이런 일은 이후에도 자주 일어났다. 초나라의 항우도 투항한 20만 대군을 생매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