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3경기> 경기 한게임(3승7패) vs 경북 월드 메르디앙(6승4패) <제1국> 온소진 4단(백) vs 박정환 2단 -
188수 끝, 백불계승 <제2국> 이영구 7단(흑) vs 한상훈 3단 -
140수 끝, 백불계승 신성건설의 선전에 4위로 밀려난 월드 메르디앙이 한게임을 만나 진땀을 뺐다.
거의 개인전으로 돌아선 한게임과 달리 월드 메르디앙은 '리그1승'이 절박한 처지다. 그럼에도 월드 메르디앙은 첫날 위기에 처할 뻔했다.
9월25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3경기 1국에서 한게임 온소진 선수가 월드 메르디앙 박정환 선수를 상대로 백불계승을 거두며 상대팀의 기를 꺾어놓았다. 팀에서 연속지명으로 뽑은 선수들이 맞대결을 펼쳐 한게임이 이겼다.
통산전적에서 1 : 3으로 미렸던 온소진은 이날 집부족에 시달리는 등 쉽지 않은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다행히 나중에 박정환이 중앙 대마 관리를 소홀히 하는 틈을 타 온소진이 승부수를 띄운 것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박정환은 우여곡절 끝에 대마를 살려내는 길은 만들어냈지만 부질없는 일이었다. 거꾸로 집부족에 걸려 더는 둘 수 없었다.
이날 온소진의 승리로 통산전적은 2 : 3으로 좁혀졌다. 다섯 판 중 네판이나 바둑리그에서 붙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2007, 2008한국바둑리그 본선에서 공교롭게도 네번 만나 2 : 2로 시소게임을 하듯 두판씩 주고받았다.
밤9시에 이어진 2국은 승부를 가늠하기가 더욱 힘들었다. 한게임 이영구는 팀에서 1지명으로 뽑았다는 프리미엄만으로도 녹록치 않은 선수라 할 수 있고, 월드 메르디앙 한상훈은 이미 검증된 '공룡 신예'라는 측면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통산전적에서는 2 : 0으로 한상훈이 유리한 처지.
▲ 극적인 반전으로 승리를 거머쥔 한상훈 선수가 즐겁게 인터뷰하는 모습.
명암은 막판에 순식간에 갈렸다. 한게임 이영구 선수는 우하귀 자신의 진영에 들어온 한상훈의 대마 포획을 눈앞에 두었다. 허나 마무리단계에서 일감으로 떠오른 흑117이 모든 것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목진석 9단은 바둑TV 해설에서 '그 수(흑177)로는 바짝 조이는 수가 더 유력했다.'고 설명한 다음 "이영구 선수는 지금 울고싶은 심정일 것입니다."며 패자의 아픔을 달래주었다.
대국에 앞서 이영구 선수는 "오늘 승부는 1승1패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말이 씨가 된 것일까? 첫날 두팀은 사이좋게(?) 1승씩 주고받아 승부의 균형을 맞추었다.
후기리그가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면서도, 아직 100%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팀도 탈락한 팀도 없을 만큼 이번 2008한국바둑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변화 가능성이 많으면 많을수록 패들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언제쯤 '4강'이 뚜렷하게 가려질는지.
▲ 동료들이 함께 국후 검토에 합류! 이영구 선수의 표정이 절묘하다.
▲ 기선 제압에 성공한 한게임 온소진 선수.
▲ 서로 처지는 달라도 검토 열기는 엇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