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저는 오늘 텃밭에 이랑 만들러 가려고 합니다.
씨감자가 촉이 터지고 있어서요. ㅎㅎ
오늘은,
어제 제가 친구와 통화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친구 : 오랜만이네, 부탁이 있어서... 모 잡지사에 낼 원고인데 좀 봐주게...
나 : 그럴게. 지금 전자우편으로 보내다오.
친구 : 이미 보냈어. 좀 바쁜데, 언제까지 봐 줄 수 있어?
나 : 요즘 나도 좀 바빠서... 빨라야 다음 주 초쯤 될 것 같은데...
친구 : 좋아. 그 정도면 충분해. 고마워...
저는 이 짧은 통화를 하면서 제 입을 몇 번 때렸습니다.
‘빨라야’가 아니라 ‘일러야’인데...
오늘은 ‘빠르다’와 ‘이르다’의 차이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빠르다’는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라는 뜻으로
속도(速度)와 관계가 있습니다.
‘두뇌 회전이 빠르다, 약효가 빠르다, 걸음이 빠르다, 말이 빠르다, 발놀림이 빠르다’처럼 씁니다.
‘이르다’는
“계획한 때보다 앞서 있다”는 뜻으로
시기(時期)와 관계가 있습니다.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올해는 첫눈이 이른 감이 있다,
그는 여느 때보다 이르게 학교에 도착했다.
공연이 시작되기에는 시간이 일러서인지 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처럼 씁니다.
제가 어제 전화하면서 제 입을 때린 이유는,
“요즘 나도 좀 바빠서... 일러야 다음 주 초쯤 될 것 같은데...”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요즘 나도 좀 바빠서... 빨라야 다음 주 초쯤 될 것 같은데...”라고 말했으니...
이미 제 입을 떠난 말을 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고,
그저 제 입을 때리는 수밖에...^^*
뉴스를 듣다 보면, 가끔,
경제회복 빨라야 내달 초...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것도,
경제회복 일러야 내달 초라고 해야 옳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참 맑고 화창하네요.
그래도 반소매만 입기는 좀 이르죠?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웃으면 복이 온다잖아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첫댓글 ㅎㅎ~ 아공 ~ 선생님 덕분에 웃습니다요~^^*
'아'해 다르고 '어'해 다르다는 말을 생각하며 자신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하나하나 짚어가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더워서 반소매로 일했더니 저녁이 되니 재채기가 만발입니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