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에 오면 시간이 꼬옥 저녁 식사를 놓친 시각이어서
식당에서 밥을 시켜 먹게 된다..
30센티는 내가 고기보다 생선 회를 더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함께 일을 하였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30센티는 미남에, 바리톤 목소리에, 아주 예의바른 매너를 갖추고 있어서인지
젊을 때나 지금이나 여자들이 계속 주변을 맴돈다...
그런 그의 졸인 내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인지 질투를 받는 것은 당연하기도 한데,
내게 즐거운 경우도 있다 ㅎ
그것은 그로 인해 몰려오는 음식들 때문이다.
그가 한인회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일식집 여주인은 가끔씩 야식을 들고 오는데
나는 귀신이어서 꼬옥 그럴 때만 그의 옆에 앉아 있다....
아님, 모처럼 한인회 부회장중의 한 명인 나이많은 어떤 여인이 회덮밥을 싸가지고
특별히 가져 오는 그 순간에도 내가 다른 사람들과 갈비탕을 먹고 있다가
회덮밥이 오면 당연히 내것 그러고 먹는다... ㅎ
오늘 같은 날은 저녁 9시가 넘어 그냥 집에 가려 했는데 30센티의 만류로 회덮밥을 시켰더니
일식당 여주인이 몸소 내 회덮밥을 들고 온다...
내가 보고 싶어 직접 들고 온 것은 아닐 것 같고...ㅎ
사무처에 가져온 회덮밥 한 그릇을 내게 계속 말을 시키며.... 연어회가 뭉게질 때까지
비비고 있다.... ㅎ 내 밥을 왜 그녀가 비비고 있는 것인지...
그녀가 그렇게 비비고 있어야하는 사연을 물어 볼 용기도 나는 없다...
묵묵히 그녀가 다 비빌 때까지 기다렸다가
식어빠진 회덮밥을 김치와 무우무침에 어그적거리며 무조건 입에 몰아 넣었다...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어깨가 나보다 없고, 몸도 쓰러질 것 같고, 키도 나보다 작고...
그녀는 어떻게 50대에 이혼을 해버렸을까? 그러고
자식들을 혼자서 그 비싼 영국 사립학교를 둘씩이나 졸업을 시켰을까?
오늘은 무슨 일로 내 밥을 뭉게고 있을까?
48세인 나를 젊다고 부러워하는 그녀...
그녀와 나는 오늘은 같은 컨셉이 있긴 하였다...
둘다 독감이 낫질 않고 있다는 것...ㅎ
박 혜경 28.02.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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