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 혼자 지껄인거라 밑에부터 반말조로 나갑니다. 죄송하고요,
새로 만들었는데 한번 놀러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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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상시에 봉사정신이 투철해...... 서가 아니라, 어떻게 선생님 좀 도와주고
어떻게 세무서가서 나랏밥 먹으면서 일하고 어떻게 헌혈 홍보 동영상 만들고 그렇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까 자그마치 봉사활동 누계가 170시간이 되었다.
10월달인가? 수시로 학교가 한참 뒤숭숭할 때 나도 대세에 동참해
이것저것 전형을 기웃거렸는데 그 중 한양대학교 2-2 사랑의전형 이라고,
봉사활동 150시간 이상자 이상 응시 가능한 전형이 있었다. 정말 친절한 전형이었다.
내신포기자인 본인에게는 정말 단비었다. 정말 친절하고 친절하고 또 친절한 전형이었다.
아이쿠, 한양대 정말 친절하시군요. 한양대 왜이렇게 친절한지 모르겠다.
보통 대학들이 내신으로 1차를 거르기 때문에 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떨어졌다. 뭐 내신포기자
니까 당연하지.
그렇게 나는 수능을 치고 행복한 마음으로 애니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무이 전화가 오셨다.
"한양대 발표 확인해봐"
뭐 어차피 떨어질거 뭣하러 확인하냐라는 약간 짜증나는 심정으로 주민번호를 쳤는데
1차 합격이었다. 오, 이런. 합격이네. 나이스.
그리고선 다시 애니를 봤다. 심지어는 어제 저녁까지 신나게 애니를 봤다. 물론 수능이 끝나고
책상에 책을 단 한 장도 펼쳐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도 모르게 내 손이 한양대 입학처 홈페이지를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작년 재작년 기출문제를 뽑아서 분석했다. 그리고
잤다. 귀찮아서 이불도 안피고 베게도 안베고 내방 땅바닥에 그렇게 엎어져 신나게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졸라 일찍 일어나서 지하철타고 한양대를 갔다. 도착하니 넉넉잡아 7:15분이었다.
아직 15분씩이나 시간이 있네? 하면서 고사장에 들어갔는데 출입을 제지당했다.
아, 뭐야 ㅅㅂ. 8시 30분까지잖아.
그렇다. 그랬던 것이다. 나는 시간을 착각해 단잠을 줄여가면서 한시간씩이나 일찍 오는 생쑈를
범한 것이었다. 주변 사람엔 나랑 같은 실수를 범한 여의도 뭐시기에 사는 동지가 있었다. 나이스.
너 꼭 붙을거야.
1시간동안 한양대 주변을 배회하려고 건물을 나왔는데 너무 추웠다. 그래서 다시 건물 로비로
들어가 1시간을 때우는 기지를 발휘했다. 뭐 그럴수도 있는거지.
1시간을 배회하고 강의실에 들어가니 이미 많은 학생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나도 둥지를 틀었다.
좀 시간을 죽이니 교수 3분이 들어오고 좀 더 시간을 죽이니 시험이 시작되었다.
시험이 아마.. 제시문 가나다라마 주고 제시문 나,다,라의 관점에서 제시문 가를 논평하고,
제시문 마의 관점에서 제시문 가의 solution을 서술하는 문제였다. 그렇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 반.
제시문 가를 보자니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온애가 따당했는데 따당하지 않기위해 소위 잘나가는
놈들의 패션을 따라하는 내용이었다.
나이스. 이거 저번에 MBC 토론에 나가서 했던 주제 아니야. 이거 토론회 나갈려고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던 주제인데! 한양대야 또다시 사랑한다. 나를 살려주는구나.
그렇게 나,다의 관점에서 서술하니 900자쯤 채웠다. 그런데 시간이 30분 남았다. 젠장.
그렇게 또 다의 관점에서 서술하니 시간이 10분 남았다. 1100자인가 1200자인가 썼는데도 아직까지
수많은 칸들이 비어 있었다. 비면 탈락이다. 탈락.
그렇게 나는 무의식적으로 기지를 발휘해 7분만에 650자를 썼다. 물론 속도는 KTX었고
모양은 뱀을 방불케한 것으로 기억한다.
다 쓰고나니 2분 남았다. 내가 방심했다. 자신있는 주제라고 너무 얕잡아보다니. 이런.
내가 자신있는 주제면 다른애들도 상대적으로 쉬웠다는 얘긴데. 근데 그게 아닐수도 있는데.....?
내 옆에옆에 애는 칸 완전히 다 채우지도 못했던데.
뭐 어쩌겠어. 이미 지나간 일.
그렇게 한양대 논술이 끝이 났다.
그리하여 나는 용산에서 키보드와 이어폰을 사고 집으로 돌아와 애니를 보다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끝.
느낀점 : 학교 안나가서 너무 좋았고
어무이가 돈 주신걸로 맛있는 아침을 먹을수 있어서 좋았다.
첫댓글 ㅋㅋㅋ 운이 좋다고 해야하나.. 뭐 아무튼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음... 합격되시길... 전 입시 준비(애니)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만 갑니다... ㅠㅠ
합격되셔여 ~
나이들어 공부하려면 머리가 안 따라와줘 고생 무척 합니다. 지금 고생하는 게 차라리 좋을 거에요. 꼬옥 합격하시길..
음.. 꼭 합격되시길 바랍니다~~~~ ^^
합격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