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복천 뚝방 흙길에서 궁색하게 해오던 맨발걷기를 한단계 확장을 시켜보기로 하고 죽전 레스피아 축구장 인조잔디로 진출한다.
죽전역 부근 천변산책로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고 이후론 셋길로 올라가 포은대로 건너고 레스피아 운동장까지 달려간 뒤 축구골대 옆에 신발과 양발을 벗어놓은 뒤 맨발 달리기를 시작한다.
축구장 외곽라인을 따라 두어바퀴 돌고 보니 엇그제와 같이 뭔가 밋밋하고 지루할 것 같아 방법을 찾아보던 중 바람이 적당히 빠져 버려진 축구공이 눈에 띈다.
맨발로 차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이라 그 공을 드리볼 하며 런닝을 이어가는데 이거야말로 탁월한 선택,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다만 지나가던 사람들의 눈엔 약간 상태가 좋지않은 놈으로 보일듯.
햇살이 이미 쨍쨍하게 내리 쬐는데 텅빈 운동장에서 맨발로 공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 제정신일리가...
하여튼 그 덕에 전혀 지루하지 않게 집중하며 40분을 채울수가 있었다.
2'37", 2'15", 1'52", 1'50", 1'57"
1'54", 1'51", 1'50", 1'48", 1'57"
1'58", 1'40", 1'54", 1'50", 1'49"
1'49", 1'49", 1'50", 1'44", 1'42",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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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히 맨발로 달린 시간만 40분이고 총 소요시간으로는 90분이나 걸렸으니 이른아침에 즐기며 운동하는 것으론 최고.
퇴근 후에는 성복천과 탄천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며 돌다가 내키는대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운동시설이 있는 곳에선 철봉과 평행봉 등을 하며 두어시간 싸돌았다.
돌아오는 길에 롯데마트에 들러 쌈장 하나와 900원으로 할인해서 파는 N라거 캔맥주 500CC짜리 하나를 사서 테잎으로 붙이고 노끈으로 묶어 자전거 핸들에 매달고 달렸는데 중간에 끈이 풀리며 맥주캔이 터지고... 맥주 분수쑈!
싼맛에 하나 먹어보려다가 난리를 겪었으니 은근히 오기가 생겨 이번에는 동네 롯데슈퍼로 가서 막걸리 하나를 샀는데 옆을 보니 아까 그 N라거가 여기선 단돈 500원, 홧김에 4개를 사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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