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대화의 희열3, 소용돌이 역사 속 존재감 작가"황석영", 유투버 "천재 이승국"/ 햇살편지
인터넷 뉴스를 통해 "대화의 희열3" 예고편을 알게 된 이후로 본방송이 재개되는 날 5월 13일 밤 열시사십분을 기다렸다. 지난 1,2회차가 그 어떤 프로그램들보다 알차기도 했고 너무 뻔한 패턴이 아니어서 좋았기도 했던 까닭에 관심을 갖고 기다리고 시간을 맞춰 들여다 보였다.
요즘은 늘 일상에서도 그렇지만 너도나도 바쁜 세상 속에 차분히 앉아 누군가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어주고 그 주인공과 대화하면서 와글와글 시끌시끌 거리지 않으며 그 한사람을 위해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누는 티비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서도 그렇다.
더구나 그 소소한 대화 속에서 감동 코드 작렬하며 잔잔한 울림을 선사하는 희노애락이 동시다발로 전해지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시피한 요즘인지라 집콕의 시절을 대변하고 그에 걸맞는 토크쇼 "대화의 희열"이 그래서 좋았다.... 그렇지 않은 지난 시절에도 이미 매력지수는 차고 넘쳤지만 말이다.
기껏해야 게스트와 MC들의 수다일 뿐인데 라고 오해하시면 곤란하다. "대화"라는 타이틀을 이미 제목으로 깔고 메인 대담자가 "희열" 유희열이라는 암시를 준다는 것은 그 제목이 암시하는 바가 이미 전면에 깔려져 있음이어서도 대단한 작명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 역시나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가 1,2회차의 소감이었던지라 3회차에 대한 엄청난 기대감을 가졌다는 말도 되겠으며 대화하며 누릴 희열은 얼마나 흥분지수 상승곡선을 그릴지 궁금하기도 했었다.
시끄러운 수다가 아닌 진지함과 진실과 진정성이 오가면서도 오래도록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저잣거리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신물이 난 시청자들이 많다는 것이며 잘 들여다 보면 소수매니아들의 즐겨하는 격있는 프로그램은 오래도록 살아남아 시즌제를 계속 이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터. 우린 바로 그런 품격과 수준을 지닌 그런 방송도 많았으면 싶은 바람을 이참에 더욱 더 가져보기는 한다.
암튼 "대화의 희열"의 메인 MC 유희열은 그 어떤 게스트가 등장을 하여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소하지만 편안한 대화로 게스트의 속내를 바깥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가벼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 터칭 방식의 대화로 "유희열이 유희열 했다"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낸다.
또한 소설가 김중혁은 조용하지만 한방 원킬이 있는 사람답게 멋진 표현들로 "대화의 희열"을 고품격 토크쇼로 만들어내며 또 그가 어떤 말을 할지 싶은 그의 어록을 기대케 하였다. 또한 똘망한 신지혜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색다른 질문과 그녀만의 남다른 시선의 특별함을 기다리게 한다. 또 시즌3에 새롭게 참여하게 된 유튜버 "천재 이승국"의 세련되고 센스 있는 질문을 기대하면서 그들만의 각자 다른 시선과 색깔만으로 "대화의 희열"을 만들고 이끌어가며 이들이 어떤 시너지를 일으켜 우리 시청자들을 만족케 하고 "역시나 였어", "대화의 희멸" 다웠어 라고 말하게 될지 궁금하긴 했었다.
역시 괜찮은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이긴 했다. 제목이 암시하듯 대화와 희열은 게스트를 비롯한 패널 보조 MC들과 메인 MC의 절묘한 조합과 그들이 넘나드는 대화의 영역이 왁자지껄로 시작해서 수다발 장전하여 실컷 떠들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동네 사랑방같은 어수선함으로 끝내지는 프로그램과는 차원이 다른 그런 프로그램이어서도 좋았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기대감을 높이면서 시청을 하였다.
다양한 형태의 토크쇼가 존재하긴 하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그 게스트를 존중해가며 그들의 삶자락을 들락거리며 게스트 인생의 그 어떠한 세월일지라도 가치를 인정해주며 게스트마다 색과 결이 다른 다양함을 있는 그래도 폭넓게 지지하는 그런 프로그램은 어차피 많지 않은 고로 "대화의 희열" 이라는 기치아래 다양한 스펙트럼의 게스트를 차별화하여 희열감과 곰감감과 색다른 맛과 멋과 격을 느낄 만큼 확실하게 성공시킨 프로그램쯤 되겠다.
하지만 옥에 티는 있는 법....아직 공중파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1인 방송 유투버로서 45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정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방식으로 인터뷰를 해내던 인터뷰어로서의 존재감과 각종 광고를 섭렵하고 어느 곳에서 MC를 보더라도 열 일 하였던 우리가 알고 있는 싱어게인 우승자 "이승윤의 형"이라는 후광이 없더라도 충분히 자존감과 당당함을 지니고 있던 천재 이승국에게 패널 MC로서 질문하거나 대화를 이끌어갈 기회가 너무나 없었다는 사실이 안타깝긴 했다.
물론 기본 대본이 있고 흐름에 따라 주거니 받거니로 MC들이 질문과 대화를 유도하지만 공중파 왕초보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았으며 메인 MC의 뛰어남에 가려져 촌철살인의 질문을 날릴 만큼의 시간도 많지 않아서 아쉽고 능력 발휘할 기회가 적어서도 안타까웠다. 메인 MC 유희열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생각이기도 하다....어차피 자신의 분량은 많을 터 기회나눔이. 다행히 세번의 질문에서는 그만의 색으로 질문을 던진 센스는 역시 청춘, 이승국 답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어쨋거나 기대감으로 시작된 시즌3 첫번째 초대 게스트로 황석영 작가를 모셨다. 다양한 삶, 역사 속의 변곡점을 무수히 지난 온 작가 황석영은 대한민국을 대변하는 1인이기도 하다. 늘 역사의 현장에 존재했으며 근현대사를 지나오면서 레전드의 문학계의 대부이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절로 알고 있을 최장이력의 소유자인 황석영 작가를 초대하여 그의 삶자락의 긴 세월을 허심탄회하게 전해 들으며 울고 웃을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시간이었다.
참으로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그러나 유머코드 장착하며 온갖 다양함을 넘나들며 쥐락펴락 하던 작가 황석영. 그에 대한 시선이, 관점이, 약간의 편견이, 잣대가 다시금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과연 안다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전부 인 걸까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방송 이었다.
작가는 글을 쓰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겪은 전쟁에 대한 사념과 현실감은 그를 괴롭혔으나 글을 쓰면서 치유를 하게 되었다고...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무기의 그늘" 이라면서 "작가들은 이해 할 거다. 작가는 글을 쓰면 치유 된다"라고.
또한 한때 온갖 티비를 장악했던 작가의 방북 소식은 전 국민에게 당혹감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나 방북 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적 이면을 알게 되어 다행이기도 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인터뷰 하던 시절에 들었던 질문에 대한 답변에 손을 들어 한마디 하던 교포 노인의 촌철살인의 그 가슴을 쥐어 뜯게 하던 한마디가 그를 방북으로 이끈 계기가 되었다는 것.
의도치 않은 방북은 그에게 대단한 손실을 주었지만 그 기간동안 작가는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된 것도 사실이라 했다. 10년의 공백기는 한반도라는 핍진하고 좁은 시선에서 벗어나 세계 속에서 객관적으로 한반도를 보게 되었으며 작가 스스로가 정치가가 아닌 뚜렷한 이념을 지닌 사람도 아닌 분단된 민족의 한사람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일들은 통일을 바라고 실천한 의무를 부여했을 뿐 이라는 말에는 절로 경외감이 일었다.
사실 “문학인으로 경계를 넘어 사회적 금기를 파격적이게 깬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인 패널들에게 황석영은 담담한 어조로 “잃은 건 별로 없어, 시간이 지체되어 이 나이까지 글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참으로 대단한 에너지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상황이 그를 지금까지 이길로 이끈게 아닌 가 싶다. 역시 문학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랄 수 있는....작가의 욕망이자 존재감이 차고 넘치는 그런.
작가가 지닌, 가질 수밖에 없는 영웅심리, 메시아주의적인 생각에 그는 참으로 단호하고 당당하다. "모든 광대는 그런 아우라가 있다. 내가 광대거든, 광대는 그런 걸로 사는 것.... 작가는 트로이 전쟁의 카산드라, 무당같은 존재다. 사회적 터부나 억압을 정면 돌파 해서 산산히 부수고 사람들을 일상화 시켜야 한다. 그렇게 편하게 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 라는 말.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소신에 동의를 하면서도 충격이긴 했다. 단호하게 정리되는 작가의 변, 그의 말에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영웅이 되는 것과 허영심리는 어디까지 인정받는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케 하는.
역시나 황석영 작가는 우리네 질곡의 삶을 기억케 하는 존재감으로서는 일등이요 사는 동안 두번 다시 만나기 어려운 대 작가라는 생각을 한다. 그의 이념이나 사상, 생각, 사념엔 거창한 것은 없었다 였으며 그는 흘러가는 세상을 그냥 두고보지만은 않았던 사람이라는 사실과 작가에게 그런 요소들은 그의 삶을 지탱하는 방향성이라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고마운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에 몰입하였던 그 시간이 좋았다....오래도록 계속 될 일이다.
다음 회차를 기대하면서 어제 5월 13일의 여운은 아직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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