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지난달에 이어 (김남국 목사님)의 <소명, 하나님의 시간을 잇는 싸움> 중 (10. 평범한 것이 위대하다!(p.156-165)를 정리하여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많은 유익이 있기를 바랍니다. 진 상열 목사 드림.
- 많은 사람이 소명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우리의 잘못된 생각과 하나님이 주신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명은 하나님이 주셔서 위대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은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소명이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믿음의 선진들은 대단한 일을 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하루하루를 충성스럽게 산 자들이다.
-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삭을 바치러 모리아 산으로 갔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모리아 산에 솔로몬을 통해 성전을 지으시고 거기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을 완성하셨다. 아브라함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순종하며 살아갔을 뿐인데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위대한 일을 이루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이 하신 위대한 일들을 보고 안다. 그래서 어떨 때는 소명의 삶이 오늘의 순종이라기보다는 위대한 업적이나 일을 이루는 것으로 착각할 때가 있다.
- 다시 말하지만, 소명의 삶은 위대한 일이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믿음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꼭 기억하라. 하나님이 소명을 우리 속에서 이루시는 방법은 평범한 것을 통해서다. 소명은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작아 보여도, 둘째, 보이지 않아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치 없어 보여도, 소명이다.”라는 세 가지 법칙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 (작아 보여도 관심을 가져라!) :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마25:21) - 우리가 살아가는 일의 대부분은 위대한 일이 아니라 작은 일들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드라마틱하지 않다. 매일 비슷한 삶을 반복적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어떨 때는 우리의 일상의 일이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속에서 우리를 보고 계시고 일하고 계신다.
- 청년 때 교회학교 교사로 12년 동안 가르치며 봉사했다. 처음에는 서무교사로 정식교사들을 돕는 일을 하다가 나중에는 전체를 총괄하는 총무교사로 봉사했다. 그 당시 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이 200여 명 가까이 되었고 담당교사만 40여 명이 될 만큼 규모가 있는 교회였다. 총무교사는 전체를 관할해야 해서 주일이 되면 정신없이 바빴다.
- 지금은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여 봉투에 넣어서 버리지만, 그 당시에는 교회 마당 구석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었다. 모든 봉사의 마무리는 서무교사들이 교회를 청소한 다음 쓰레기를 소각장에서 태우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사무실에서 서무교사들이 청소하고 소각장으로 가려고 할 때 지시만 하고 앞에서 직책만 감당한다면 하나님 앞에 칭찬받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 마무리인 쓰레기를 직접 태우러 갔다. 작은 일에 더 관심을 갖고 충성해야 주님이 기뻐하실 것 같았다.
- 주님이 주신 일은 모두 귀하지만 우리 눈에 작아 보이고 알아주지 않는 일에 충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은 작은 일에 충성한 자를 기뻐하신다. 소명을 받은 사람은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이 맡기셨기에 책임을 다한다. 어떨 때는 자신만 바보같이 여겨질 때도 있고,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성실히 작은 일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하나님은 작은 일에 충성한 자를 높이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 (주님은 보고 계신다) :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6:3-4) 성경은 선한 일을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말씀한다. 사람 앞에 드러내지 말라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하라는 뜻이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자들이다. 우리가 보는 안목은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의 안목을 따라가면 세상 사람에게는 인정을 받을지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인정받을 수 없다.
- 내 눈에는 보이는 가치를 따라가지 말고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 비록 가치 없어 보여도 섬겨야 한다. 이것은 소명 받은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태도이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고 내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보고 계신다. 내 삶의 자리에 하나님이 계신 것같이 살아가야 한다.
- 신학교 시절 20대 초반의 학우 하나가 시험을 보면서 커닝을 했다. 그것을 본 20대 중반의 학우가 나에게 찾아왔다. 신학교에서 커닝하는 것에 충격을 받고 내일 그 학우를 조용히 불러서 때려주려고 한다고 했다. 나는 그 학우에게 말로 타이르라고 권면했다. 그 학우가 비록 커닝이라는 잘못을 했지만 그렇다고 학우를 때린다면 그것도 잘못하는 것이니 이것을 모두 하나님께 맡기자고 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커닝으로 얻은 좋은 점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피해 보는 것을 납득하지 못했고 나는 그런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성적표에는 보이지 않는 칸이 있다. 이것은 영적인 눈이 열린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라는 점수이다. 커닝으로 A+를 받는다고 해도 하나님 앞에서 점수가 F이면 나중에 어떤 열매도 맺을 수 없다. 하나님께 맡기자. 어차피 우리는 목사가 되는 길을 걷고 있는 자들이다. 작은 것에 충성하고 억울한 것은 다 맡겨드리자.”
-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은 속일 수 없다. 삶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하나님 앞에 ‘F’라는 점수가 실제 내 눈에는 안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나의 삶에는 커닝하고 불의한 것으로 이익을 보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잘못을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세상적인 이익을 챙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소명 받지 못할뿐더러 소명의 삶을 살아갈 수 없다.
- (가치 없어 보여도 섬겨라) : (마25:34-40)의 말씀은 마지막 심판의 날에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듯이 인자가 사람들을 나누고 양에게는 상급을 주고 염소는 심판하신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이 말씀을 자세히 보면 대단한 어떤 일을 해서 상급을 받는 것이 아니다. 심판받는 자들 역시 대단히 악한 일을 한 자들이 아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이다.
- 양과 염소에 속한 모든 사람이 동일한 말을 한다.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라는 말이다. 칭찬받는 자들이나 심판받는 자들 모두 어느 때에 선한 일을 했는지, 어느 때에 악한 일을 했는지 모르고 했다. 이것은 칭찬받은 일을 한 자들도 이 정도가 하나님께 칭찬받을 큰일이라고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나님이 자신들 옆에 붙여준 어려운 사람들을 잊지 않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자들이다. 내 눈에 가치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지만, 하나님이 맡기신 것을 알고 섬겼더니 그것이 주님에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 평범한 것을 붙잡고 위대하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날 때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된다. (출14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 탈출하는 장면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홍해 앞으로 인도하신다. 뒤에는 애굽 군대가 탈출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쫓아오고 있었다. 두려움에 떠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이때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이 갈라지게 하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행하리라”(출14:15-16)
-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모세가 평범해 보이는 지팡이를 들어 손을 바다 위로 내밀었다. 그랬더니 바다가 갈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하나님의 방법은 모세가 그저 지팡이로 바다를 가리키는 것뿐이었다. 홍해를 가르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지팡이를 내미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모세가 지팡이를 내밀었더니 하나님의 역사가 벌어지고 위대한 일을 보게 된 것이다.
- 평범함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 우리가 위대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세처럼 지팡이를 들고 우리의 평범함을 잘 지켜 가면 된다. 타락은 평범한 것에 충성하지 않고 위대함을 좇을 때 시작된다.
-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평범한 것 속에서 주님을 따르는 것이다. 매주 주일 예배, 말씀과 기도생활, 세상의 문화를 좇지 않는 싸움 등이다. 우리의 실생활에서 이런 것들을 지킨다고 해서 큰 이익이 없고 안 지켜도 그만이다. 그러나 이런 평범해 보이고, 가치 없어 보이고, 그냥 안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하는 것, 그것이 내 모든 시간의 중심이 하나님께 있다는 고백이 된다.
- 말씀과 기도는 내 삶의 기준을 주님 앞에 두었다는 것이다. 세상의 문화를 좇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서 불편하더라도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한 애씀이다. 그런데 평범해 보이는 예배, 말씀, 기도라는 삶을 통해 하나님은 역사하신다. 나의 평범한 잠깐의 중보기도, 작은 선교 헌금이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한다. 그것이 모여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평범한 신앙의 삶이 하나님이 하신 위대한 일로 바뀐다는 것을 기억하고 살기를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