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 중 그 당시 짱이 호모라는 소문이 있었어. 호모라면, 아니 그 어
떤 사람이든 이짱의 미모에 혹하지 않는게 이상한 거지. 그놈 앞에서 이
짱은 놀랍게도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있었어. 그 입술이 살짝 열리며 한
자 한 자 또박하게 그 녀석에게 1차 경고를 했어. 우리 학교 전통이 <싸
움 전에 3변 경고한다> 였거든.
"애들 돌려 보내."
역시나 경운 중 짱 녀석은 코웃음을 치며 무시하더군.
"쿡, 그럴 수야 없지."
"애들 돌려 보내라고 했다."
"히죽, 앙탈 부리는 것이 아주 귀여워. 하지만 그런 험한 표정보다 섹시
한 표정이.."
"애.들. 돌.려.보.내."
아까보다 더 내려 앉은 분위기였다. 얼굴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목소
리에는 가히 살인적인 냉기가 묻어났어. 이짱이 폭발한 모습을 본적이
없었지만 그 모습이 바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모습 같이 보이더군.
그런데 그걸 못 느꼈는지 경운 중 짱 녀석은 한술 더 떠 더 느끼한 미소
를 지으며 이짱에게 스킨 쉽을 시도했어. 그리고 순식간이었지, 그 경
운 중 녀석이 땅바닥에 뒹굴게 된 것은. 이짱 손 발이 어떻게 움직였는
지 확실하게 본 사람은 없었어. 너무 빨랐거든. 나도 거의 그림자밖에
안 보였다니까!
"우욱.. 너... 너..."
얻어 맞은 듯 부풀어오른 뺨과 아랫배를 감싸쥐고 경운 중 녀석이 몸을
뒤틀던 꼴이란. 그 와중에도 이짱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감정이 전혀 개
입되지 않았어. 그런데도 얼굴에 여전히 미소를 띄우고 있다는 것이 우
릴 더 소름끼치게 만들었지만.
"너희는 첫째, 무고한 성환 중학교 학생에게 폭력을 가했다. 둘째, 내
세 차례의 경고를 완전히 무시했다. 그리고 셋째, 내게 이상한 신체적
접촉을 시도했다. 난 변태 새끼들을 상당히 혐오하거든. 이건 성추행에
해당 되. 즉, 내가 너희를 패는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거야."
"흥, 헛 소ㄹ..."
경운 중 짱이 코웃음을 치려 했지만 중간에 끊겼다. 이짱이 날린 멋진
옆차기가 정확하게 녀석의 턱뼈를 갈겼으니까. 그리고 그걸론 성에 안
찼는지 멱살을 쥐어 올리고 깨끗한 어퍼컷을 선사했어. 그 녀석은 턱이
돌아간 채로 기절해 버렸고. 녀석이 기절 한 걸 확인한 이짱이 녀석의
급소를 발로 한번 콱 밟아 주고(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동정마저 느낄
정도로 세게 말야... 거기.. 맞으면 죽을 맛이거든.) 앞에 포진 해 있
는 경운 중 녀석들에게 소리쳤어.
"지금 돌아갈 녀석은 돌아가. 돌아간 자는 뒤쫓지 않는다!"
그 30명이 조금 술렁이더군. 그런데 한 놈이 그걸 진정시키더라고. 부짱
이었나봐.
"동요하지 마! 쪽수로 지들이 불리 해 지니까 우리 쪽 쪽수를 줄이려는
헛수작이야! 그러니.. 큭!"
퍼억.
경운 중 이짱으로 보이던 녀석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허공에 쌍코피
로 된 긴 포물선을 그리며 땅에 쓰러졌어. 당연히 우리 이짱 작품이었
지.
"진짜 갈 놈 없어?"
다시 한 번 이짱이 생글생글 웃으며 권유(?)했지만 조금 술렁이기만 했
을 뿐, 진짜 이탈자는 생기지 않았어. 자기네 짱과 이짱이 기습을 당해
서 쓰러졌지만 쪽수로 유리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던 것인지.. 피
식.
어쨌든 도망자가 생길 것 같지가 않으니까 이짱이 땅을 박차고 허공으
로 뛰어 올랐어. 그리고 차근차근 경운 중 녀석들을 다져놓기 시작했
지. 우리가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제정신을 차리고 싸움에 합세 했을
땐 이미 이짱이 10명 가량을 혼자 처리 한 후였지. 후에 싸움터의 천사
라고 불리게 된 그 미소를 입에 걸고 말야.
도무지 쥐새끼 한 마리 잡아 죽일 힘도 없어 보이던 짱의 애인이 사실
은 짱으 숨은 심복이라는 말까지 나돌았어. 비밀병기란 말도 있었고.
어쨌든 그 일로 형식적으로 짱의 체면을 생각해서 그를 "이짱"으로 불
러 주던 놈들도 진심으로 그를 이짱이라고 부르게 됐어.
이짱이 나서기 싫다면서 뒤로 빼는 바람에 대외적으로는 내가 계속 이짱
의 자리를 유지하고는 있었지만. 그 둘 덕에 난 체구는 작아도 나보다
강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박찬익의 이야기가 끝나고도 민아의 표정은 시원하게 의문을 해결한 것
같지가 않았다.
"이상해."
"뭐가, 또?"
조금 짜증마저 일은 찬익이 퉁명스레 반문했다.
"그.. 이짱이라는 사람이 말야, 자기는 호모가 싫다고 했다면서. 자기
도 동성 연애자면서, 아무리 여자 같이 생겼지만 분명히 언제 만났을
때 목에서 애덤즈 애플을 봤단 말야. 뭔가 모순되잖아. 짱이 변태가 아
니라는 말하고 연관이 있는거야?"
그러자 찬익의 표정이 조금 묘하게 변했다. 웃음을 참는 듯 한 표정이랄
까.
"물론.. 있지... 짱은 남자가 아니거든."
".... 뭐?"
민아는 마치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듯 한 표정을 해 보였다. 찬익은 친
절하게 다시 한번 또렸하게, 조금 더 풀어서 민아의 이해를 도왔다.
"짱은 여.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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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까요? 너무 뻔한가? ^^
그나저나 이거 요즘 문제제기 된 먼치킨 이라는 생각이 드게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가이 저를 엄습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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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기고란
Last Piece of Peace (15) 4-과거:수현의 진면목(3)
네오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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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0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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