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점점 길어져 노인 세대가 주류가 되는 고령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노인들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을 좋은 죽음’이라 여긴다는 노인실태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와 가족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한다. 시인의 어머니는 구순이 되도록 평생 병원 신세 한번지지 않고 떠나셨다. 폐렴으로 생과 사를 오가는 상황에서도 '가족과 함께 맞는 임종'을 원하신 어머니! 어머니처럼 혼자 수행할 자신이 없어 연명치료 거부 사전의향서를 제출한 시인, 어머니처럼 스스로 택한 방식으로 품격 잃지 않고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하겠다는 의지이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하신 시인의 단호하고 격조있는 분위기와 모습을 본 사람들이라면 그 의지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글/ 박미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