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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07
S#1. 절벽 (앞부분 생략)
천명 : (멍하게) 덕만이... 덕만아... (목소리 커지며) 덕만아!!!
덕만 : (E) 소리지르지마!
천명 : (놀라) !!
천명, 다급히 절벽 끝에서 아래를 보면, 덕만, 나뭇가지를 붙잡고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천명 : (어찌할 바를 몰라) 덕만아!
덕만 : (다급히) 그 위에 내 짐.. 내 짐을 찾아봐!!
천명 : 알았어.
천명, 일어나 두리번거리면 떨어져 있는 덕만의 배낭이 보인다.
절벽 아래. 덕만은 나뭇가지를 간신히 붙들고 있는데.. 나뭇가지가 부러질 듯 위태롭다.
긴장하는 덕만. 아래를 보면, 시커먼 물이 흐르는 것이 보이고...
이 때,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천명.
천명 : (끈을 손에 들고) 찾았어!
덕만 : (힘겹게 매달린 채) 아래로 내려! 빨리!!
천명, 몸을 숙이고 조심스레 터번을 아래로 내리는데... 길이가 부족한 듯, 덕만의 손에 닿지 않는다.
덕만, 드디어 잡을 듯 힘겹게 손을 뻗치고...
이때, 나뭇가지가 투둑, 하며 흔들리고... 덕만이 떨어지는 줄 알고 비명을 지르는 천명.
그러나 덕만, 황급히 꽉 잡았다.
덕만이 매달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래로 내려 본다. 천명이 아래로 숙인 탓에 진흙이 절벽 쪽으로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천명 : (납작 엎드린 채) 잡아!
덕만 : (흙이 더 떨어지자) 위험해, 물러서.
천명 : (간절하게) 그러니까 잡으라구.....
덕만 : 됐어... 너라두 도망쳐!
천명 : (고집스럽게 옷을 내밀고 있는데 흙이 더 떨어진다)...
덕만 : (버럭) 하지 말라구! 흙이 무너지면 둘 다 죽어!!
천명 : (덕만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는)....
덕만 : (보면)
천명 : 그럼 어떡해... 나 때문이잖아. 이번에도 나 때문이잖아. 근데 나만 가라구... 너 버리구... 나만 도망가라구!
덕만 : ......
천명 : 싫어... 나도 한번이라도.. 너 돕고 싶어! 나도 너 구하고 싶어! 해볼래! 할 수있어!
덕만 : .......
천명 : 그러니까 잡아! 어서 잡으라구!!!
덕만, 결연한 천명의 얼굴을 본다. 결심한 듯, 손을 놓는 덕만.
덕만,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경악하는 천명.
S#2. 물 속 (낮)
깊은 물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덕만. 위로 올라가려 계속 발버둥 쳐 보지만... 이내 숨이 막혀온다.
덕만 : (E) 엄마...
괴로워하며 목을 감싸는 덕만. 심연 속으로 천천히 잠겨든다.
덕만 : (E) 나... 이대로 죽나 봐...
사방이 어둡고 고요한 가운데... 눈을 감고 가라앉는 덕만.
덕만 : (E) 엄마가 그렇게 여러 번... 구해줬는데... 결국 여기서... 이렇게...
점점 더 깊이 가라앉는 덕만.
ins.cut>5부, 유사에서 스스로 줄을 끊던 소화.
가라앉는 덕만.
ins.cut>4부, 불 속에서 뛰어나오며 칠숙을 찌르던 소화.
깊이 가라앉는 덕만.
ins.cut>3부, 연기 자욱한 동굴 속에서 아기 덕만에게 인공호흡을 하며 숨을 불어 넣어주던 소화.
가라앉는 덕만.
덕만 : (E) 엄마... 한 번만... 한 번만 더 구해 줘...
ins.cut>3부, 아기 덕만에게 인공호흡을 해주는 소화. 입 속에 불어넣어주는 숨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그런 소화의 모습이 아기 덕만의 시점샷으로 보인다. 소화의 숨소리 점차 크게 들려오는데...
어지러운 화면 속에 dis.
S#3. 절벽 아래 (낮)
불어넣어주는 숨소리 이어지며... 비가 그친 물가.
눈 감은 덕만이 보이고, 누군가 덕만의 입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
천천히 눈을 뜨는 덕만. 희미한 덕만의 시야로... 인공호흡을 해주고 있는 소화의 얼굴이 보인다.
덕만과 눈이 마주치는 소화.
소화 : (멀게 들리는 목소리로) 덕만아! 괜찮아?
덕만 : (눈을 희미하게 뜨고 중얼거리듯) ...엄마...
덕만의 흐릿한 시야가 점차 선명해지는데... 소화의 얼굴이... 걱정스레 보고 있는 천명의 얼굴로 희미하게 OL.
머리부터 완전히 홀딱 젖은 채, 덕만을 보고 있는 천명.
천명 : (숨을 몰아쉬며) 괜찮아? 정신이 들어...?
덕만, 그런 천명을 멍하니 보다가... 몸을 일으켜 일어난다. 현실파악이 안된다.
보면, 물 밖이고... 두리번거리다가, 절벽 위를 올려다보는 덕만. 놀란다. 다시 천명을 멍하게 본다.
덕만 : (놀란 듯) 설마... 뛰어내린 거야...?
천명,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인다. 뜨겁게 서로 보는 덕만과 천명.
덕만 : (갑자기 와락 천명을 안으며) 니가 날 구했어! 니가!
얼떨결에 덕만에게 안기자 놀라는 천명. 그제야 절벽을 한 번 보는데...
내가 정말 저기서 뛰어 내린 걸까, 실감이 안 나는 듯 보다가... 자신을 안고 있는 덕만을 보는 천명.
천천히 손을 올려, 천명도 덕만을 안는다. 꼬옥 끌어안은 채, 살았다는 안도감과, 방금 겪은 일의 흥분과 충격에
비로소 어린아이처럼 울어대기 시작하는 덕만과 천명의 모습 dis.
S#4. 다른 산길 (낮)
빠르게 움직이는 보종과 화랑들.
보종 : 명심해라. 상대는 문노다. 최대한 은밀히.. 최대한 빠르게 제압한다.
화랑들 : 예.
보종 : 모두 복면을 써라.
S#5. 개울가 (밤)
개울가 옆에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 진흙을 씻어낸 듯 세수를 한 덕만과 천명이 개울가에서 모닥불 쪽으로 온다.
불 옆에 앉는데, 천명이 추운 듯 덜덜덜 떨고 있다.
덕만, 안됐는지 자신의 가죽조끼를 벗더니 남자처럼 다가가 입혀준다.
가죽조끼 안쪽으로 죽방이 몰래 넣어 둔 요패가 살짝 보인다.
천명 : 괜찮아.
덕만 : (건들거리는 남자톤) 아까 너 버리고 가서 미안했다.
천명 : (픽 웃으며) 근데 왜 돌아왔어?
덕만 : 비오니까 억울하드라구! 너한테 잘난 척 하러 갔지!
천명, 그런 덕만 보고 웃고.. 덕만도 같이 ‘헤’하며 웃으며 자연스레 앉는다.
천명 : 근데 너 정말 비가 올 줄 알았어?
덕만 : 그냥 믿었지 뭐.
천명 : 믿어? 뭘?
덕만 : 우리 엄마..
천명 : (보는데)
덕만 : 돌아가신 엄마가 날 지켜주는 거 같드라.
천명 : .....
덕만 : .....
천명 : ..문노.. 찾는다고 했지...?
덕만 : 응.
천명 : ..문노는 왜..?
덕만 : ..엄마 돌아가신 거 알리려구.
천명 : .....
덕만 : 엄마를 죽이려는 사람이 누군지도 물어야 하고.. 또 내가 누군지도..
천명 : ..그걸 문노가 알아?
덕만 : 엄마 표정으로 봐선, 분명 문노가 알고 있어!
천명 : (보다가는) 가자! (하며 일어선다)
덕만 : (보며) 어딜?
천명 : 문노 만나러!
덕만 : (보며) !
천명 : 나도 문노한테 물어야할 게 있어!
덕만 : (놀라 일어나며) 너, 정말... 문노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천명 : ...응.
덕만 : ..정말..?
천명 : 응. 문노는... 상산 여래사에 있어.
덕만 : (놀랍고 반가워) 진짜? 모두 모른다던데.. 너 대단하다!
천명 : (장난끼어린 표정으로) 치..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구박할 때는 언제고..
덕만 : (미안하지만 장난끼로) 너.. 은근 뒤끝있구나!
천명 : 암튼 사내녀석이 계집애처럼 한마디도 안지려 그래!
(하며 덕만을 보는데 덕만의 목덜미와 귀 뒤에 여전히 진흙이 묻어있다) 진흙은 제대로 씻지도 않고..
하며, 목과 귀 뒤를 손으로 문질러 닦는데, 쓰윽 진흙이 사라지면서 귀 뒤에서 점이 나온다.
천명 : 어? 너두 여기 점이 있네...
덕만 : 응? (하다가 귀를 만지며) 아, 이거?
천명 : 나두.. 있어. (하고 귀 뒤를 보여준다)
덕만 : 어? 모양도 비슷하다. 진짜 신기하다! (하고 웃는다)
천명 : (반면에 의아해서) 우리 아버지도... 그런 점 있는데...
덕만 : 그래? 야, 우리 진짜 인연인가보다.
천명 : (덕만을 멍하게 본다, 이상한 느낌)......
덕만 : 가자! (하는데, 천명 이상하게 보고 있자) 안 가, 여래사?
천명 : 어... 가..가자...
덕만은 앞장서 가고, 이상한 느낌으로 덕만의 뒷모습을 보다가 따라가는 천명.
S#6. 여래사안 (밤. 몽따주)
*담을 넘어 여래사 안으로 잠입하는 복면 화랑들.
*지게를 지고 가던 스님을 뒤에서 다가가 암살하는 복면화랑.
*대웅전에서 기도하다, 봉을 들고 나와서, 화랑들과 싸우다 제압당하는 무술승.
*‘웬놈이냐’하고 외치며 나오는 승려들과 화랑들의 대결.
*한 무술승이 화려한 봉술을 펼치며 싸우자, 보종 직접 나서서, 처리한다. 얼굴에 피가 확 튄다.
복면을 벗어 얼굴을 닦는 보종. 상기된 모습이다.
S#7. 여래사 앞 (밤)
길을 올라오는 덕만과 천명. 여래사의 현판과 문이 보인다.
덕만 : (현판 읽으며) 여래사... (좋아서) 여기야?
천명 : 응.. 들어가자!
하며, 문 쪽으로 다가가는 덕만과 천명. 둘이 함께 문을 밀고 들어가려는데..
S#8. 여래사 안 (밤)
널브러진 시체들, 보종과 그 일당들이 있다.
이때, 문이 삐꺽거리며 열리기 시작한다. 누군가싶어 놀라는 보종과 일당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덕만과 천명.
화랑1이 문쪽으로 몸을 날려, 덕만과 천명에게 칼을 들이댄다.
덕만과 천명, 놀라서 보면, 복면을 쓴 보종과 석품, 화랑들, 산탁, 협성 낭도들이
널브러진 시체들 사이로, 피묻은 칼을 든 채, 자신들을 보고 있다.
위기의 덕만과 천명의 얼굴 천명을 보는 보종의 시선. (전원 복면중)
보종 : (마음의 소리 E)(경악하여) 처..천명?
순간, 천명이 ‘도망쳐!’ 덕만의 손을 잡고 바깥으로 뛴다.
보종 : 잡아라!!
보종을 따라 뛰어나가는 석품, 산탁, 협성 등.
S#9. 산길 (밤)
도망치는 덕만과 천명.
보종과 그 일당들이 그 뒤를 쫓아 내려오며, 화살을 쏘아대고..
덕만 : (뛰며 연신 뒤돌아보며) 문노는? 문노는?
천명 : 몰라! 뛰어!!
뛰는 덕만과 천명. 쫓아오는 보종과 그 일당들.
수풀 속으로 숨는 덕만과 천명.
S#10. 숲속 (밤)
보종과 그 일당들, 횃불을 들고 덕만과 천명을 찾고 있다.
수풀을 뒤지는 그들의 모습을 따라가다가 카메라 어딘가로 빠지면,
수풀 뒤에 숨어있는 덕만과 천명. 서로 안고는 바들바들 떨며, 보종과 그 일당들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보종 : 멀리가진 못했을 것이다... 반드시 찾아야 한다!
덕만과 천명, 숨소리도 내지 않고 지켜보는데..
지시를 마친 보종이 돌아서는 찰나, 천명, 복면 사이 보종의 눈을 본다. 그 눈을 알아본 천명, 어..? 뭔가 이상하다 싶고..
보종과 그 일당들, 각각 흩어지는데, 화랑1이 가려다 이상한 듯 다시 돌아본다.
긴장하는 덕만과 천명.
다가오는 화랑1. 덕만, 천명 몸을 숙이는데..
화랑1, 수풀을 확 젖힌다. ‘헉’하며 놀라는 덕만과 천명.
화랑1 : 찾았습니다!!
ins.cut> 일각에서 돌아보는 보종.
화랑1 : (덕만과 천명에게 칼 들이대며) 나와라!!
나오지 않고, 바들바들 떠는 덕만과 천명.
화랑1, ‘이것들이!’ 하며 칼 치켜드는데, 그 순간 화랑1의 가슴에 박히는 화살.
경악하는 덕만과 천명, 역시 오다가 경악하는 보종과 무리들.
이번엔 덕만이 천명의 손을 낚아채 뛰쳐나간다.
낭도들을 이끌고 화살을 날리며 말달려오는 임종, cut.
보종 : (칼로 화살을 막아내며) 웬 놈들이냐!!
말에서 내린 임종군, 보종군을 향해 달려오고, 임종군과 보종군간의 난전이 벌어진다.
보종, 난전 중에 도망치는 천명과 덕만을 본다. 화랑2가 쫓으려하자,
보종 : (막으며, 나지막이) 내가 쫓을 것이다.
덕만과 천명을 쫓아 재빨리 달려 나가는 보종.
임종, 뛰는 천명과 덕만, 그를 쫓는 보종을 보며.
임종 : (비장하게) 여길 맡아라. (하고 재빠르게 보종을 쫓는다)
S#11. 산비탈 (밤)
손을 잡고 뛰어오는 덕만과 천명. cut.
쫓아오는 보종. cut.
보종, 멈춰 서서 활을 잰다. cut.
달리는 덕만과 천명. cut.
보종 쏜다. 시위를 떠나는 화살. cut.
천명, 어깨에 화살을 맞는다. 숨을 집어삼키는 천명의 표정.
덕만 : (경악) 안 돼!!!
천명, 덕만의 손을 놓치며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덕만, 망연자실한 얼굴로, 떨어진 쪽을 보며 '안돼...‘ 하는데, 기척을 느끼고 돌아보면,
보종이 어느새 달려와 칼을 겨누고 있다.
원망과 두려움으로 보종을 보는 덕만,
보종, 덕만을 보다가, 칼을 내려칠 듯이 높이 드는데, 눈을 찔금 감는 덕만.
보종 그러다 ‘헉’하며 동작을 멈춘다. 의아한 덕만.
보종 괴로운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데, 등에 박혀 있는 화살. 놀라는 덕만.
임종이 화살을 날리고 보종을 향해 뛰어온다.
보종, 신음소리를 내며 비틀하더니, 산비탈로 떨어지다가, 덕만을 잡아챈다.
그리곤 함께 굴러 떨어지는 보종과 덕만. ‘악!’ 덕만의 비명소리.
뒤이어 달려오는 임종. 당황하여 아래를 보는 임종의 얼굴에서 dis.
S#12. 궁 전경 (낮)
뭔가 깨지는 쨍그렁 소리(E)
S#13. 궁, 침전 (낮)
술상이 차려져 있고, 술병이 깨져 있다. 망연자실한 표정의 진평.
진평 : (경악하여) 뭐..뭐라.. 했느냐... 천명이 여래사에서 실종되었다?
용춘 : 예.. 그렇사옵니다..
진평 : (버럭) 천명이 어찌 여래사에 있었다는게야!!
용춘 : (머뭇거리다가) ...문노공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진평 : .....!!
S#14. 미실궁 (낮)
경악한 모습의 세종과 설원랑. 미실도 놀란 표정이고, 그 앞에 석품이 부복해 있다.
설원랑 : (경악하여) 보종이 실종되었다??!!
세종 : (덜 경악하여) 천명공주가 여래사에 나타나?
미실 : ......
미생 :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야! 천명이 여래사에 나타나고, 임종이 군사를 이끌고, 보종을 쳤단 말이냐!
설원랑 : (어찌 좀 해달라는 간절한 톤으로) 새주!
세종 : 일단 정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보종과 천명공주가 모두 실종됐다면,
미실 : (나지막이 말끊으며) 두가지.. (침착하게) 두 가지를 묻겠습니다.
석품 : .......
미실 : 천명공주가 보종의 얼굴을 보았습니까?
석품 : 복면을 하고 있었으나... 확실치는 않습니다.
미실 : 또... 폐하께선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S#15. 궁, 침전 (낮) (앞씬 연결)
진평 : 화살을 맞고, 절벽에서 떨어졌다지 않았느냐, 어떤 자들이야!
용춘 : 파악 중에 있습니다.
진평 : 용춘! 네 놈이 나 몰래 무슨 짓을 꾸민것이야!! 여래사가 있는 만노군은, 난도들이 난을 일으켜 하종이 파견된 곳이 아니냐!
전쟁터에 공주를 몰아넣어!!
용춘 : (쫄아서) 송구하옵니다. 만노군으로 가서, 제가 직접!
진평 : (말끊으며) 짐이 갈 것이야!! 내가 직접 갈 것이야!!
S#16. 편전 (낮)
놀란 얼굴의 을제와 대신들. ‘실종이라니?’, ‘어찌 이런 일이’ 소란스럽고..
용춘은 진평 옆에 서있다.
진평 : 내가 직접 만노군으로 갈 것이오!
을제 : 폐하, 궁을 비우신단 말이옵니까, 더구나 만노군은 백제와 접경지역인데다,
난도들이 창궐하여, 심히 혼란스러운 곳이옵니다.
진평 : (을제에게) 경은 지금, 딸을 잃은 아비에게, 잠자코 있으라는 것인가!
을제 : 하오나...
이 때,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미실.
미실 : 폐하, 제가 모실 것이옵니다!
진평 : (보고) !!
미실 : (걱정하는 듯) 신국에 이 무슨 변고란 말입니까,
진평 : (보며) ........
미실 : 서라벌에 상대등 세종과 대등 을제께서 계시오니, 심려하실 것이 없사옵니다.
을제 : (보며) ........
미실 : 폐하를 모실 채비를 마쳤사옵니다. 어서 납시시지요.
진평 : (보며) ......
S#17. 산비탈 (낮)
등에 화살이 박힌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보종. 보종의 뻗은 손을 따라가면, 덕만의 손목을 굳게 잡고 있다.
덕만의 팔이 꿈틀꿈틀 움직이고.. 깨어나는 덕만. 아픈 듯 인상을 쓰며 주위를 둘러본다.
보종을 보고, 자신의 손목을 쥔 보종의 손을 힘겹게 푼다.
ins.cut (회상) 천명이 화살을 맞고 절벽으로 떨어지는 장면.
괴로운 듯 눈을 감다가, 다시 뜨며.
덕만 : (마음의 소리 E)(어둡게) ..아냐... 살았을꺼야... 반드시!
하고는 일어서서 가려고 하는데, 보종이 신음소리를 낸다.
돌아보는 덕만. 다시 그냥 가려다가, 멈춰 서서 다시 뒤돌아 보종에게 가서 복면을 벗긴다. 입가에 피가 흐르고, 신음한다.
보는 덕만.
S#18. 냇가 (낮)
유신과 시열, 곡사흔, 대풍 등의 낭도들이, 웃통을 벗은 채, 냇가를 따라 걸어오고 있다. 손에는 목검등을 들었다.
시열 : 그 죽방이란 놈이 틀림없습니다!
대풍 : 알아보니, 만노군 시장에서 사기꾼으로 유명한 놈이었습니다.
유신 : (걱정스럽게) 요패를 잃었으니, 무슨 낯으로 아버님을 뵌단 말인가...
모두 수심이 가득한 채, 걷는데, 냇가 일각에 쓰러져 있는 누군가가 보인다.
곡사흔 : 공자님... 저기..
놀라는 유신. 천명에게 달려온다. 낭도들 따라오고.
유신 : (천명 흔들며) 이보시오! 이보시오!
천명 : (의식 없고)
유신 : (화살을 보곤) 상처가 깊다. 어서 옮기거라!
낭도들, 얼른 들어 올리는데, 천명의 옷(덕만이 5씬에서 걸쳐준 가죽조끼)에서 뭔가가 떨어진다. 요패다.
놀라는 낭도1, 유신을 돌아보면, 유신도 보고 놀라는데서 cut.
S#19. 만노성 전경 (낮)
자막 : 만노성.
S#20. 만노군 관사 마당 (낮)
진평, 가운데 앉아있고, 진평 뒤에 장헌 서있다. 진평 옆으로 용춘, 미실, 설원랑, 하종, 신료들 있다.
진평의 앞에 급히 나서는 김서현.
김서현 : (머리 조아리며) 만노군 태수 김서현, 폐하를 알현하옵니다.
진평 : 수색은 어찌 되가고 있느냐?
김서현 : 상산 일대를 샅샅이 수색하고 있사옵고, 가잠성(괴산)의 협조를 얻어 수색범위를 넓히고 있사옵니다.
잉홀현(음성)에도 병력을 요청하였으니, 오늘 밤까진 도착할 것이옵니다.
미실 : 김서현공께서 뻔뻔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김서현 : (놀라) 새주님......?
미실 : 태수께서 민심을 다스리지 못해, 난도가 창궐했고, 그 난도들에게 공주님이 해를 입는 상황까지 생겼습니다.
김서현 : 허나.. 아직 난도들의 소행인지는...
미실 : (말 끊으며) 하여 책임이 없다는 것입니까!!
김서현 : (보며) .......
미실 : 만노군의 태수로서, 실정을 인정하고, 먼저 잘못을 빌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난도들을 진압하기 위해, 결국 중앙군까지 출동했습니다!
하종 : (버럭) 맞습니다. 내!! 친히!! 서라벌군을 이끌고, 이 촌구석까지 와서 어찌나 고생을 했는지 모르오!!
설원랑 : (미실보며) ......
미실 : 만약 공주님을 찾지 못하거나, 공주님께 무슨 일이 생긴다면.....
김서현 : .......
미실 : (냉정하게) 태수께선 그 책임에 대한 답을 하셔야 할 겁니다.
김서현 : (미실 보며) ......
진평 : ......
S#21. 성내 방 (낮)
미실과 설원랑, 하종이 들어오고, 미실은 자리에 앉아, 문서를 들척인다.
하종 : 잘하셨습니다. 어머니! 김서현 그 자가, 사색이 되지 않았습니까?
설원랑 : (뭔가 어두운 표정으로 미실을 보며) ......
미실 : (문서보며) 설원공께선, 우리 사람 중 만노군 태수를 맡을 자를 물색해주세요.
하종 : 갈아치우시게요?
미실 : 만노군같은 중요한 곳을, 김서현에게 계속 맡길 수는 없느리라... 이번 기회에 정리를...
설원랑 : (말끊으며 하종에게) 송구하오나.. 잠시 나가 주셨으면 합니다.
하종 : (어이없다는 듯) 뭐? 나가? 내가?
설원랑 : (심각하게) 궁주께 올릴 말씀이 있습니다.
하종 : (어쩌냐는 듯) 어머니...
미실 : (양쪽 보다가) 나가 있거라...
설원랑 : (하종 나가자 심각하게) 보종은... 걱정이 안되십니까...
미실 : (보다가)...... (싸늘하게) 아들 걱정하지 않는 어미가 있습니까?
설원랑 : ......
미실 : (다시 미소지며) 다만 드러내놓고 찾을 수 없는 일이라.. 석품에게 은밀히 찾으라 지시했습니다.
설원랑 : .....
S#22. 허름한 폐가 외경 (낮)
S#23. 폐가 안 방 (낮)
터번으로 보종의 상처를 묶어 지혈하는 덕만. 보종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사경을 헤맨다.
덕만 : (상처에 약초를 바르며)(혼잣말로) 죽으면 안돼... 니들이 누군지... 문노를 어쨌는지... 말해줘야 돼......
S#24. 유신의 산채 창고 안 (낮)
천명이 흐릿한 시선으로 비몽사몽하다.
ins.cut(회상) 여래사에 널려있던 시체와, 보종 무리들의 모습.
ins.cut(회상) 덕만이와 손을 잡고 뛰던 모습.
ins.cut(회상) 자신에게 활을 쏘던 복면을 쓴 보종.
ins.cut(회상) 전쟁에서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용수.
ins.cut(회상) 용수의 시신 앞에서 천명에게 도망치라는 미실.
ins.cut(회상) 수풀에 숨어 있을 때, 복면 속의 보종의 눈.
앞씬의 회상장면이 흐릿한 천명의 시선으로 OL된다.
짚단들과 무기들이 있는 창고의 모습.
천명, 몸을 일으키려는데, 몸이 안 움직인다. 보면, 온몸이 밧줄에 묶여있다.
놀라는 천명, 몸을 움직이려는데 통증이 오는 듯 신음하고.. 보면 다친 어깨에 천이 감겨 있다. 꼼꼼하게 치료 돼있고..
천명, 다시 몸을 비틀어보지만 꼼짝도 하지 않는다.
천명 : (밖을 향해) 여봐라! 아무도 없느냐!! 여봐라!
천명, 계속해서 밧줄을 풀려는데, 유신과 낭도들이 들어온다.
유신 : 깨어났느냐.
천명 : 누구냐.. 어서 풀어라!
유신 : (요패를 꺼내 보이며) 네 옷에서 이게 나왔다.
천명 : (뭔지 몰라) 그게 무엇이냐.....? 내 물건이 아니다.
유신 : 물론이다. 우리가 도둑맞은 물건이니까.
천명 : (놀라) !!
유신 : 어찌하여 이것을 갖고 있는가?
천명 : 모른다! 보아하니, 지체높은 공자인 것 같은데, 이 무슨 무례인가? 어서 풀어라!
유신 : 설명하지 못한다면 관가에 넘길 것이다!
천명 : 네 이놈!
유신 : 도둑 주제에 기세가 당당하구나.
천명 : (유신 노려보며) ......
유신 : 진짜 승려인가? 어느 절에 있는가?
천명 : 만노군 태수 김서현에게 나를 데려가라.
유신 : (놀라) !!
천명 : 태수가 나를 증명할 것이다.
유신 : 이름을 말하라. 넌 누구냐...
천명 : 김서현에게 데려가면 그 자가 내 이름을 말할 것이다!!
유신 : 감히 누구의 함자를 입에 담는 것이냐!!
천명 : 빨리 태수에게 데려가라!! 시간이 없다!!
유신 : (천명보며) 물론이다. 수련이 끝나면, 관가로 압송할 것이다!
천명 : (유신 노려보며) ......
S#25. 창고 밖 산채 마당 (낮->밤)
유신, 검을 들고 자세를 잡고는 세로 베기를 연습하고 있다.
유신을 가운데 놓고, 낭도들이 원을 그리고 앉아 가부좌를 틀고 있고 한쪽에서 천명이 묶인 채 보고 있다.
유신 : (베고) 구백 구십 구! (베고) 천!
천명 : (이제 끝인가 싶어)......
유신 : (베고) 천 일! (베고) 천 이!
천명 : (버럭) 대체 몇 번을 베고 가겠다는게야!!
유신 : (한 번 보고는 아랑곳하지 않고 베고는) 천 삼!
유신, 계속 베기를 한다, 천 사! 천 오! 천육! cut. to.
밤이 되었다. 천명 묶인 채, 기가 질려 황당하다는 듯, 보며 주저앉아 있다.
유신은 여전히 세로 베기 같은 동작을 하고 있다. 얼굴은 상기되고, 땀으로 온 몸이 젖고, 팔도 떨리는 듯 하다.
낭도들은 참선하듯 정자세로 앉아서, 유신을 보고 있다.
유신 : (베며) 구천 구백 이십 사, (베며) 구천 구백 이십 오.
그러다, 갑자기 동작을 멈추는 유신.
낭도 하나가 한숨을 쉰다.
천명, 이제 거의 다되나 싶은데, 왜 그러나 싶다.
유신 : (심호흡하고 자세를 가다듬더니 베며) 하나! (베며) 둘!
천명 : (묶인 채로 벌떡 일어나며) 이게 무슨 짓이냐!! 만 번을 거의 다 하지 않았느냐!
유신 : (자세를 잡은 채로, 헐떡이는 숨을 참으며) 마지막 벨 때... 마음이 흐트러졌다.
천명 : (벌떡 일어나며) 이런 미련한 자를 보았나!!
하는데, 낭도들이 천명을 억지로 잡아 꿇려 앉힌다.
천명 : 네 마음 따위를 누가 안단 말이냐! 그냥 만 번을 채우면 될 게 아니냐!
유신 : 누가 알든 상관없다. 단지 내가 알기 때문이다.
천명 : (비아냥) 아! 이게 네 놈이 화랑으로서, 낭도를 통솔하는 방법이구나.
유신 : ! (보며)
천명 : 아마도 네 놈은 그리 영민하지도 못하고, 무술도 출중하지 못하고, 이 촌구석에선 제법 행세하나, 집안도 별 볼일 없고,
서라벌의 화랑들을 동경하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겠지.
낭도들 : (어떻게 알았지 하는 느낌으로 보며)......
유신 : (자세는 그대로 잡은 채 천명 노려보며)......
천명 : 헌데, 낭도들은 다스려야 하니, 뭐라도 보여야할테고... 그래서 택한 것이 그런 우직함과 성실함... 그런 것이냐?
유신 : (심각하게 보며)......
천명 : (유신 표정보며 알겠다는 듯) 맞구나. 낭도들을 통솔하기 위해, 그 우둔한 머리에서 나온, 니 나름의 술수로구나.
유신 : (자세를 풀며 정색하며) 술수따윈 모른다. 단지 진심을 다할 뿐이다.
ins.cut(회상) 4부 14씬.
천명 : (당황하여) 새..새주님, 전 술수따윈 알지 못합니다. 단지 (믿어달라는 듯이 간절하게) 진심을 다할 뿐이옵니다...
미실 : (미소 싹 가시며 싸늘하게) 진심...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천명 : (겁난 표정으로 보며).......
미실 : 공주께서 진심이라 한들, 술수를 부린다한들, 무엇이 바뀌겠습니까? 무엇이.. 변하겠습니까...?
천명 : 네 놈이 진심이라 한들, 술수라 한들, 아무 것도 변하는 것은 없다.
유신 : ......
천명 : 여전히 촌구석에서 병정놀음을 하는 비루한 화랑일 뿐이지. 네 놈이 진심이라 해도, 무엇이 변할까?
유신 : (버럭) 모든 게 변한다!
천명 : ......?
유신 : 진심을 다하면... 적어도 나 자신은 변할테니까! 내가 변하면, 모든 게 변한다!
천명 : (말문이 막혀)......
유신 : (나지막이) 그렇게... (비장하게) 믿고 있다...
하고는 다시 하나, 둘 하며 수련하는 유신. 천명, 말문이 막혀, 계속 연습하는 유신을 본다.
유신의 다섯, 여섯하는 구령이 울려퍼진다.
S#26. 폐가 방 안 (낮)
폐가 안에 햇살이 새어들고 있다. 보종이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그 소리에 옆에서 잠든 덕만이, 얼굴을 찡그러더니 일어난다.
덕만이 보종의 이마를 짚어보니, 불같이 뜨겁다. 당황하는 덕만.
덕만 : 안돼, 안돼... 죽으면 안된단 말야!
보종이 눈을 뜨지도 못한 채, 기침을 하는데, 피가 툭 터져 나온다.
당황하는 덕만. 어쩔 줄 몰라하다가, 밖으로 뛰어나간다.
S#27. 장터 약재상 앞 (낮)
주인에게 떠밀려 나오는 덕만.
덕만 : 나중에 갚으면 될 거 아뇨!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구!
주인 : 그거야 니 사정이지. 한 푼도 안 받고 어찌 왕진을 가?
매몰차게 들어가 버리는 주인.
덕만, 별 수 없이 돌아선다. 어찌해야 하나 싶은데.. 이 때 어딘가를 보는 덕만. 표정 변하고.
S#28. 장터 일각 (낮)
포목집 앞의 손님들 사이를 기웃거리는 죽방과 고도.
죽방, 고도와 눈짓을 주고받고는, 귀족으로 보이는 한 사내의 옷 속으로 슬쩍 손을 집어넣는데,
그 손을 잡아채는 누군가의 손. 덕만이다.
소스라치는 죽방과 고도. 고도는 먼저 튀려는데.. 죽방이 고도의 뒷덜미를 잡으며.
죽방 : 이 자식이 또 먼저 튀려고.. (하고는 당황한 기색 감추며) 아니 이게 누구신가? 문노공은 잘 만나셨나?
덕만 : (씩씩거리며 노려보며)......
고도 : 얘 누구더라?
덕만 : 문노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내 금패 내놔 이 사기꾼아!!
고도 : !!
죽방 : (당황하여 주변 둘러보며 억지 미소지으며) 장난,.. 장난..
덕만 : (소리친다) 소매치기야!! 소매치기!!
사람들, ‘소매치기?’하며 돌아보자, 황급히 덕만의 입을 막는 죽방과 고도.
죽방 : (작게) 너 뭐하는 거야! 조용히 안 해!
덕만 : (소매춤을 꼭 잡고 흔들며) 금패 내놓으라구!!
죽방 : (불쌍한 표정) 우리도 갚을 빚이 산더미야.. 여태 있겠어?
고도 : 형님, 그냥 빨리 튀어요. (주변 두리번거리며) 사람들이 보잖아.
주변에 시장 사람들이 뭔가 하고 보고 있다.
죽방 : (짐짓 무섭게) 너, 아저씨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 알어? 곱게 놓고, 갈 길 가라... 까마귀 밥 되기 전에!!
덕만 : 안돼! 금패 내놔!
죽방 : 이게!!
하고, 덕만의 팔을 비틀어 꺾는 죽방. ‘악’하는 소리와 함께 엎어지는 덕만. ‘가자’하고 유유히 가려는데,
덕만 : (꺽인 팔 움켜쥔 채로 간절히) 의원을 불러야 돼.. 사람이 죽어가... 금패가 있어야 된다구....(눈물이 흐른다)
죽방 : (돌아보며, 짐짓 심각하게) 누가... 다쳤어?
S#29. 폐가 방 안 (낮)
칼을 불에 달구는 죽방. 심각한 표정으로, 보종의 화살 맞은 상처를 치료하는 죽방.
덕만 : 뭘 알고 하는거야?
죽방 : (치료하며) 내가 법명은 죽방이지만, 속가에서의 이름은, 화타였다.
덕만 : 웃기고 있네, 아저씨가 화타면, 난 편작이다!
고도 : (보며) 진짜야! 이 형님이 세 가지는 천하제일이야! 의술! 도망치는 거!
죽방 : (째려보며) 거.. 쓸데없는 얘기...
고도, 쫄아서 입을 닫고, 죽방, 상처를 치료하다가, 보종의 손가락의 값나가는 반지를 본다.
S#30. 폐가 마당 (낮)
마당 한편에서 약을 끓이고 있는 덕만. 죽방과 고도, 방에서 나온다.
죽방 : 화살촉의 철독이 올라서 그랬는데, 독기운을 뺐으니, 곧 괜찮아질꺼다.
고도 : 형님 아니었으면 쟨 황천길로 갔어. 알지?
덕만 : (보며 입술 삐죽거리고) 치...
죽방 : 그럼 이제 우린 할 일 다 한 거다?
덕만 : (보며)......
죽방 : 금패값은 충분히 했어.
고도 : 이약 이거 비싼 거니까 빠트리지 말고 먹이구. 간다~
죽방과 고도, 도망가는 사람마냥 잽싸게 빠져나간다.
그 모습을 이상하게 보다 번뜩하는 덕만. 얼른 방문을 열어본다. 반지가 없는 보종의 손가락.
덕만 : 내 이럴 줄 알았어! (쫓아나가며) 반지 내놔!!
S#31. 장터 (낮)
부리나케 뛰어오다 멈춰서 숨을 고르는 죽방과 고도.
죽방 : (뒤를 돌아보며) 어휴.. 고놈 그거 겨우 떨어뜨렸네..
죽방과 고도, 서로를 보며 킥킥 웃음이 터져 나오는데,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소리 들려온다.
뭔 일인가 싶어 보는 죽방과 고도, 가보면, 사람들 모여 있고, 천광과 임종이 병사 몇 명을 거느리고 앞에 서있다.
천광 : 공주님을 찾는 수색대에 자원하는 자에겐! 은 한 닢씩을 줄 것이다!
사람들 : (‘은이래!’, ‘은을 준다고?’ 시끄럽고)
임종 : 산을 잘 타는 자들은 이쪽! 지리를 잘 아는 자들은 저쪽으로 모이거라!
사람들, 너도 나도 은전을 받기 위해 나가고, 병사들, 은을 나눠준다.
일각에서 이를 보고 있는 용춘과 김서현. 근심 어린 얼굴이다.
김서현 : 이제는 제 안위가 문제가 아니라.. 공주님께서 큰 변을 당하신 건 아닐까 그게 걱정입니다.
용춘 : 수색하는 인원을 좀 더 늘리고, 증원군까지 오기로 했으니, 꼭 찾을 수 있을 것이오.
김서현과 용춘, 걱정스레 수색대에 자원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은을 받는 사람들의 뒤편에 서있는 죽방과 고도.
고도 : 우리도 낄까?
죽방 : 그깟 한 닢이 뭐라고.. (보종의 반지를 쓱 꺼내 보인다)
고도 : (씩 웃고)
죽방 : 내 거사 생활 10년 만에 이렇게 있어 보이는 반지는 처음이다. 금 한 두냥은 받지 않을까?
낄낄대는 죽방과 고도, 신나서 자리를 뜬다.
S#32. 왈패 소굴 밖 (낮)
오는 죽방과 고도. 소굴로 들어가려 거적을 들추다가, 안에 화랑복장이 보이자, 급히 숨어서 엿듣는다.
S#33. 왈패 소굴 안 (낮)
석품, 산탁, 협성, 왈패들을 모아놓고 있다.
석품 : (은밀히) 상산의 여래사 근처에서 실종 되셨고, 나이는 열다섯. 검은 무명옷에 키는 6척 반 정도이시고, 눈썹이 짙으시다.
외상이 있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유의해라.
왈패들 : (듣고)
석품 : 찾아내면 금 삼십 냥을 줄 것이다.
왈패들 : (‘삼십 냥?’ 놀라고)
석품 : 어떠한 단서라도, 발견 즉시 보고하거라. 최대한 은밀히 찾아야 한다.
S#34. 소굴 밖 (낮)
엿듣다가 놀란 죽방의 얼굴. 고도는 무덤덤.
죽방 : (나지막이) 야, 가자.
고도 : (나지막이) 반지 판다며?
죽방 : (나지막이) 잔말말고 와!
S#35. 산길 (낮)
죽방 : 금 삼십냥이란다!
고도 : 그게 뭐? 그거 찾아나서자구?
죽방 : 으이그... (한심하게 보며) 나이 열다섯, 검은 무명옷에, 키 육척 반, 눈썹 짙은... 도령. 뭐 느껴지는 거 없냐?
고도 : .......(생각하다가 알았다는 듯) 아! 더구나.. 상산 여래사 근처면...?
죽방 : (나름 비장하게) 그놈이야.
S#36. 관사 마당 (낮)
진평, 가운데 앉아있고, 진평 뒤에 장헌 있다. 진평 옆으로 미실, 설원랑, 하종 있다.
김서현과 용춘, 진평 앞에 부복해있다.
진평 : (대노한) 어째서 여태껏 단서 하날 못 찾는 게냐!
용춘 : 만노군의 모든 병력은 물론, 민간인 수색대까지 꾸려 찾고 있습니다.
김서현 : 관문현(문경)에도 군사 협조를 구했으니..
미실 : (OL) 그 정도로 어찌 공주님을 찾는단 말입니까.
진평 : (보고)
김서현 : (본다)
미실 : 이미 중앙군 500이 이곳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설원랑 : (나서며) 또한 관문현뿐 아니라, 상락군(상주), 수주현(예천)의 병력도 동원하였습니다.
김서현 : .......
미실 : (김서현 보며) 태수께선 손을 떼시지요. (진평에게) 하종이 이번 일을 맡아, 대대적인 수색을 지휘함이 어떨까 하옵니다.
하종 : (좋아서) 아.. 이거 또 내가 나서야 되나...?
미실 : 병력을 재편성 하고, 상산에서 태항산까지 넓혀 수색하도록 하겠사옵니다.
진평 : (어쩌지 못하는데..)
S#37. 산길 (낮)
천명을 묶어 끌고 산을 내려 오는 유신과 낭도들.
천명 : 내 여인의 몸으로 너희들을 죽이겠느냐, 아니면 도망을 치겠느냐, 이것 좀 풀고 가자.
유신 : 도둑은 묶여있는 것이 당연하다.
천명 : 태수를 만나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유신 : 계속 떠들면 입에도 재갈을 물릴 것이다.
분한 얼굴로 유신에게 끌려가는 천명.
S#38. 장터 (낮)
천명의 얼굴이 그려진 용모파기가 방으로 붙는다.
‘15살. 키는 5척 반 정도 되시며, 상산 근처 냇가에서 실종. 실종 당시 승려복장을 하고 계셨음.’ 설명 써있고.
방 앞에 사람들 와글와글 모여 있다.
단상 위에서 방을 붙이는 병사1, 옆에 있는 장헌, 사람들을 향해,
장헌 : 공주님의 얼굴이다. 상산근처 냇가에서 실종 되셨으며, 승려복장을 하고 계실 것이다. 찾는 자에겐 폐하께서 친히,
사람들 : (‘폐하?’ 웅성웅성)
장헌 : 금 이십 냥을 하사하실 것이다!
놀라서 소란스러워지는 사람들.
주민1 : 이십 냥이라구? 폐하께서 직접?
주민2 : 찾기만 하면, 팔자 고치는 거잖아!
주민3 : (옆에 부인에게) 우리 딸애 승려복만 입히면 똑같지 않아? 응?
방을 붙인 장헌과 병사들, 빠지고, 사람들, 계속 소란스러운 와중에,
저 멀리서 천명을 끌고 나타나는 유신일행. 모여 있는 사람들 뒤로 점점 다가온다.
유신 : (낭도1에게) 무슨 일이냐.
대풍 : 글쎄요..
천명 : (사람들 보고)
유신 : (사람들에게) 무슨 일인데 이리 소란이냐!
하면, 돌아보는 사람들. ‘공자님..’ 얼른 인사들 하며 비켜선다.
사람들 사이로 걸어가는 유신과 시열, 곡사흔, 대풍 등의 낭도들. 천명도 끌려간다.
유신, 단상으로 올라가 방을 보는데..
유신 : (놀라며) 공주님이 실종되셨다니.. 어찌 이런 일이! 아버님께서 심려가 크시겠구나..
시열 : (방 읽으며) 키는 5척 반 정도 되시며..
유신 : (눈으로 방을 읽는다)
시열 : 상산 근처 냇가에서 실종..
유신 : (읽고)
시열 : 실종 당시.. 승려복장을...
거기까지 읽다가 뭔가 이상하다 싶은 시열, 천명을 돌아보면,
모여 있는 사람들, 어느새 조용해져, 천명의 얼굴과 용모파기를 번갈아 보고 있다.
그제야 놀라는 시열.
유신, 그런 시열을 봤다가 천명을 보고, 용모파기를 보고, 다시 사람들 봤다가 천명을 본다.
유신 : (천명보며) 너.. 혹시..
천명 : (묶인 채로 짜증스럽게 뭐 어쩌라구의 심정으로) 뭐?
유신 : 고...공주...냐..?
천명 : (아휴, 이 자식을! 하는 느낌으로 한숨 쉬며) ......
S#39. 관사 마당 (낮)
관사마루엔 얼싸안은 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진평과 천명. 진평과 천명의 바로 옆엔 안도하는 용춘과 서현, 만명.
기쁜듯한 얼굴을 하고 있으나 내심 초조한 미실, 설원랑, 하종.
진평 : (안았던 천명과 떨어지는데)
천명 : (깊이 인사하며) 일년만에 뵈옵는 폐하께 이런 심려를 끼치게 되어 참으로 황송하옵니다!
진평 : ..고얀 것.. (하고 천명을 보면)
미실 : (나서며)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돌아오시니.. 천신이 함께 하셨습니다.
천명 : (그런 미실 보고)
설원랑 : 예.. 폐하.. 경하드립니다.
천명 : (그런 설원랑 보고)
하종 : 경하드립니다.
천명 : (그런 하종보는데)
진평 : (천명보며) 너를 찾느라 모두가 이곳까지 내려왔느니라.
천명, 경하드린다며, 예를 취하는 설원랑, 하종, 미실을 보다가, 미실에서 시선이 멈추고,
ins.cut.(회상) 8씬, 천명, 복면 사이 보종의 눈을 보는.
미실을 의미심장하게 보다가, 다시 미소짓는 천명.
S#40. 관사 마당 들어가는 문 앞 (낮)
유신이 비장한 얼굴로, 관사 마당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서 있다. 괴로운 듯, 눈을 질끈 감으며 한숨을 쉰다.
장헌 : (E) 들랍신다!!
유신 결심한 듯, 들어간다.
S#41. 관사마당 (낮)
유신이 들어간다. 관사 마루 위엔 진평과 대신들이 있고, 창을 든 근위병들이 길 양쪽으로 서 있다.
그 사이를 가로질러 가는 유신. 심정이 참담하다. 부복하는 유신.
유신 : (머리를 조아리며) 폐하! 소인이 불민하고 어리석어...
진평 : (말끊으며) 어느 화랑, 누구인가!!
유신 : (예를 취하며) 신주(경기도 광주)의 초대 군주를 지내시고.. 관산성(옥천) 전투시 백제 성왕을 물리치는 공을 세우신..
김무력 장군의 2대손이옵고...
진평 : (놀란 듯) 허면! (하고는 기뻐 옆의 김서현을 보면) 서현공과 만명의 아들이 아닌가!
김서현 : (미소지으며) 예..폐하.. 소신의 자식이옵니다!
만명 : (기쁜)
천명 : (그렇구나!) !!
진평 : 이름이 무엇이냐.
유신 : 용화향도를 이끄는 화랑, 김. 유.신. 이라 하옵니다.
진평 : (기분 흡족한 듯) 그래, 김유신!
미실 : (기분 별로고)
설원랑하종 : (별론데)
진평 : (기뻐) 가까이 오라! 이리 가까이 오라!
생각했던 분위기가 아니자, 의아한 김유신. 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진평에게 다가가는 유신.
그사이, 천명이 또 두리번거리며 보종을 찾는데 석품은 있다.
용춘, 천명에게 더욱 다가가, 거의 귓속말로 무어라 한다. 천명도 무어라 하는 둘의 모습. (대화내용은 뒤에 플래시백장면으로)
진평의 앞에 도착한 유신. 바짝 긴장한 표정이다.
진평 : ..참으로 고맙다... 잘 했느니라...
유신 : (무슨 말인지 몰라 당황하여) 예......?
천명 : 유신랑이 아니었다면, 제가 어찌되었을지, 모를 일이옵니다. 생명의 은인이옵니다.
유신 : (놀라서 천명보며) ......???
천명 : (유신에게 잠자코 있으라는 눈짓을 하며).......
진평 : 더군다나.. 내게는 누이가 되는 만명과 서현의 아들이라니!
미실 : ......
설원랑 : ......
서현 : ......
진평 : 더욱 더 기쁘구나! (유신에게) 청이 있으면 말해보라!
유신 : (결심한 듯) 폐하, 저는 그럴 자격이 없사옵니다!
진평 : .....?
천명 : (보고)
모두 : (보는데)
유신 : 제가 우둔하여, 공주님을 못 알아뵙고!
천명 : (가로채서는) 제 신분을 모름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미련하다는 듯 유신 보며) 죽을 뻔한 저를 보살펴 주었습니다.
유신 : ..(왜이러시나?)...
진평 : 장하고 영특하도다!
유신 : ......
진평 : (김서현, 만명 보며) 그대의 아들이 참으로 큰일을 하였어!
김서현 : (고개 숙여 인사하고) 황공하옵니다! 폐하!
미실 : (그 모습들이 언짢은데).....
천명 : 하여, 폐하.. 제게 청이 하나 있나이다!
미실 : (보고)
진평 : 무엇이냐?
천명 : 어린 유신랑도, 진심을 다해 수련하며 전쟁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사옵니다.
유신 : ...........
천명 : 전쟁에 낭군을 잃었다하여, 절로 숨어든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진평 : ......?
미실 : ......?
천명 : 이제.. (미실보며)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미실 : ......
천명 : ..다시 궁으로 돌아가 화랑의 주인으로 복귀하겠나이다!
미실 : .....!!
진평 : 진정.. 돌아오겠단 말이냐..
천명 : 예. 하오니 김유신을 저의 화랑으로 삼고, 김서현 일가를 서라벌로 데려갈 수 있도록 윤허해 주십시오.
놀라는 김서현과 유신.
진평, 용춘의 얼굴엔 점점 환희의 빛이 떠오르고.. 미실과 설원랑 하종은 모두 경악한 얼굴인데..
미실 : (E) 아니 될 말씀입니다.
S#42. 김서현네 안채 (낮)
진평을 가운데 두고 미실과 천명 마주 앉아있고.. (왕이 머무는 공간이므로 큰 방)
미실 : 공주님께서 무사하시고, 환궁까지 하시니.. 저 또한 참으로 기쁘옵니다. 허나!
천명 : (보고)
진평 : (보고)
미실 : 김서현 일가를 서라벌로 들이는 일은 아니됩니다.
천명 : (전혀지지 않고) 지금.. 궁주께서.. 공주인 내 목숨을 구한 자의 공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시는 겁니까?
진평 : (천명의 태도에 놀라는데)
미실 : (의외의 태도에 놀랐다가) ..그럴리가요. 공주님을 구한 공은 인정합니다. 허나, 김서현은..
천명 : 예, 신국의 도를 어기고, 만명공주님과 약탈혼을 벌인 자지요.
미실 : 하여.. 서라벌에 다시는 들이지 말라는 사도태후의 명이 있었습니다.
천명 : 그것은, 황실의 일입니다! 제가 허락을 받을 것입니다. 새주께서 언급할 일은 아닙니다.
진평 : (‘언제 저렇게 컸어’ 싶게 놀라는)
미실 : 새주로서는 더더욱 반대입니다.
천명 : .......
미실 : 태수 김서현이 난도들의 창궐을 제때 해결했다면 여래사에서의 참변은 없었을 테니까요.
천명 : 여래사의 참변과 난도들은 관련이 없습니다.
미실 : 하종공이 토벌한 난도의 잔당들이, 여래사에서의 학살을 벌인 것입니다. 관련이 없다니요?
천명 : 아닙니다.
미실 : 공주님께서 어찌 아십니까?
천명 : 그! 난도들 속에 있었으니까요.
진평 : (놀라고)
미실 : (역시 놀라며) 허면 그 자들이 공주님을 납치했단 말입니까?
천명 : ..아니.. 그것이 아니라.. 내가 공주인줄은 모르고..
미실 : 그야 알 수 없는 일이지요.
천명 : 어쨌든 그 자들은 그냥 긴 전쟁과 가뭄에 도망친 백성들입니다.
미실 : 예.. 난도라는 것이 원래는 백성들입니다. 그 백성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조세를 내지 않은 채 도피하고.. 무장하고.. 관군에 맞서고.. 그것이 난도들입니다.
천명 : ..(몰리는데)
미실 : (몰아부치는데) 더구나 공주님까지 납치한 자들이라면.. 여래사의 참살 정도야.. 무슨 대수겠습니까?
천명 : 아닙니다! 여래사는 그 자들의 짓이 아닙니다!
미실 : 허면요? 허면 누굽니까?
천명 : (말문이 막힌 채로 생각)......
플래시백>관사마당
천명이 두리번거리자 다가온 용춘과 귓속말.
용춘 : (아주 작은 소리로) 어디 불편하십니까?
천명 : (역시 작은 소리로) 석품이 있는데.. 보종이 보이질 않습니다.
용춘 : (작은) 안그래도 좀 이상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설원이 왈패들을 풀어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플래시백>8씬에서 보았던 보종의 눈. cut.
천명 : .......
미실 : ..(그런 천명을 보는)..
진평 : (역시 천명을 보는데)..
천명 : ......보종이 보이질 않습니다.
미실 : (당황함을 감추고 태연하게) ....무슨 말씀이신지?
천명 : 어디에 있습니까?
미실 : (당황하지 않고) 보종은 갑자기 왜 찾으십니까? 청유를 떠났습니다.
천명 : 어디로요?
미실 : 삼년산군(보은)으로 갔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천명 : 내가.. 여래사에서 보종을 본 듯 합니다.
진평 : (놀라고) !!
미실 : (전혀 당황하지 않고) 보종과 여래사의 일이 관련이 있다? 그런 말씀이신지요? 책임지실 수 있습니까?
천명 : (OL) 보종을 데려오십시오!
미실 : ......!
천명 : 삼년산군에 있다면, 지금 파발을 띄워도 하루면 됩니다. 그럼 제 오해는 말끔히 풀릴 듯 합니다.
미실 : (여유롭게) 물론 그렇게 하겠습니다.
천명 : 내일까집니다.
미실 : 여부가 있겠습니까?
천명 : 만약 오지 않는다면..
미실 : (말 끊으며) 올 것입니다.
천명 : (약간 미소띠고 결연하게) 물론! 그래야겠지요.
미실 : (그런 천명을 보며)......
S#43. 다른 방 (낮)
설원랑, 석품, 하종 서있고, 미실 들어와 앉으며..
미실 : (흥분을 참으며) 공주께서 싸움을 거셨습니다.
하종 : 그게 무슨 소리예요?
미실 : (설원보며) 여유가 없습니다.
설원랑 : ......?!
미실 : (설원에게) 우리 아들! 보종을 살리려면 오늘 밤 안으로! 보종을 찾아야 합니다!
설원랑 : ......!
미실 : (비장하게) 수단 방법을 가리지말고! 기필코!
설원랑 : .....!
S#44. 폐가 방 (낮)
아직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보종. 그 위로,
죽방 : (E) 맞지? 딱 이 놈이지?
보종을 들여다보고 있는 죽방과 고도. 그 옆에서 한심하게 보고 있는 덕만.
고도 : 눈썹 숱이 상당하고, 검정색 무명옷에..
죽방 : (뼘으로 키를 빠르게 재며) 키도 대략 6척 반쯤 되는 것이, (하고는 얼른 덕만을 끌고 밖으로 나가며) 너어..
S#45. 폐가 마당 (낮)
덕만을 끌고 나오며.
죽방 : 상산 개구골에서 데리고 왔다고 했지?
덕만 : (손 내밀며) 수작 부리지 말구요.. 반지나 내노쇼.
죽방 : 지금 반지가 문제냐! 자그마치 금이 삼십 냥이야! 삼십 냥!
고도 : 삼십 냥이면 반지가 삼십 개에.. 우리 빚 다갚고..
덕만 : (끼어들며)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지만..
죽방 : 한 쪽에선 공주 찾는다고 방붙고.. 난린데.. 뒷골목에선 조용하게.. 왈패들 풀어서 이 놈 찾으라고 난리야.
고도 : 공주는 스무 냥.. 이놈은 서른 냥..
덕만 : (뭔가 이상한 것이 짚힌다) 조용하게.. 왈패들을 풀어서?
죽방 : 그렇다니까! 30냥.
덕만 : 공주보다 비싸고?
고도 : 그렇다니까! 30냥.
덕만 : (마음의 소리 E) 은밀하게 몰래 찾는다?
죽방 : 팔대 이? 칠대 삼?
덕만 : (생각하는)
죽방 : ..그럼 육 사?!
덕만 : 누군데요? 찾는 사람이?
죽방 : (버럭) 그게 무슨 상관이야?
덕만 : 난 그게 중요해. 저 사람한테 그 일을 시킨 사람이 누군지, 그게 중요하다구!
죽방 : 그 일이 뭔데?
덕만 : 그건 알거없구요.. 누군지만 알면 금 삼십냥 아저씨들 다 가져도 돼!
죽방 : 진짜?
덕만 : 알아요? 누군지?
고도 : 난 모르는데.. (죽방보며) 알어?
죽방 : (뒤통수 때리며) 니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어?
덕만 : ..(보다가) 그럼 일단!
S#46. 왈패 소굴앞 (밤)
놀라고 있는 석품, 산탁, 협성. 그들 앞에 있는 죽방, 고도.
석품 : (놀란 채) 그것이 사실이냐?
죽방 : 못믿으면 마시고.. (하고는 돌아가려는데)
석품 : 어디냐?
죽방 : 내 어찌 그대들만 믿고 알려준단 말이오?
고도 : 맞아요. 금이 삼십냥인데.
죽방 : 금을 줄 분과 금을 직접 보아야겠소.
고도 : 삼십냥 맞는지 확인도 해야되고.
석품 : (보다가는) 만약 거짓이면!
죽방 : 내 팔을 걸겠소..
석품 : (무섭게) 니 목숨을 거둘것이다!
죽방고도 : (쫄고)
S#47. 방 (밤)
긴장한 채 앉아있는 죽방과 고도. 그들의 앞에 보면, 들어오는 설원랑.
석품 : 이 자들입니다.
설원랑 : (둘을 훑어본다)
죽방고도 : ......
설원랑 : (의심하며) 만약 거짓이라면... 네 놈들은...
죽방 : (문양이 새겨진 보종의 머리띠를 탁자에 턱 내놓는다)
설원랑 : (놀라 보는데 아들을 보는 듯 하고) ........
죽방 : 크게 다쳤소.
설원랑 : (그새 눈이 벌개지며 다급하게) 얼마나 다쳤느냐?
고도 : 우리가 살려내느라 쓴 약재만 해도.. (죽방보며) 약재값이 꽤 됐죠, 형님?
설원랑 : 어디 있느냐? 어디?
죽방 : 우리가.. 뭐, 금붙이 바라고 이런 건 아닌데... 사정이 있어서...
설원랑 : 걱정 말고, 말하라. 어디 있는가?
죽방 : 금을 일단 보여주셔야.. 약속도 잡아야 되고,
고도 : ..예. 금.
석품이 한쪽에 있던 함을 연다. 금이 있다.
감탄하며, 좋아서, 서로 보고 미소짓는 죽방, 고도.
S#48. 방 (밤)
진평, 천명, 용춘 있고..
진평 : 진정 보종이었느냐?
천명 : 확실하진 않았습니다.
진평 : 헌데...?
천명 : 미실새주의 태도를 보고 확신을 했습니다.
진평 : (보면)
천명 : 제가 보종을 보았다해도, 여래사 참변이 보종의 소행이란 것을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진평 : ......
천명 : 헌데도.. 데려오라는 제 말에 바로 말려들었습니다. 보통의 새주같았으면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진평 : 아들에게 그런 엄청난 일을 시키고.. 그 아들에게 변이 생겼으니 당황한 것이구나.
천명 : ..예.
용춘 : 임종이 공주님을 뒤따르다가 복면 쓴 누군가를 쏘았다고 했습니다. 분명.. 그 자가 보종이었을 겁니다.
천명 : 분명.. 보종은 내일 나타나지 못할 겁니다.
진평 : (그런 천명을 보며) 천명아..
천명 : ..예.. 폐하....
진평 : (천명보며) 진정으로 ..미실과 맞서겠다 각오한 것이냐?
천명 : (보는데)
진평 : 그런 것이냐? 그래서 문노를 만나고자 한 것이야?
천명 : 될 일과 안될 일을 가리기 전에 먼저 무엇이든 해보고자 합니다.
진평 : ..허나.. 미실이다. 용수처럼...
천명 : (용수란 말에 울컥한 목소리로) 예.. 폐하.. (눈물이 살짝날듯하며) 하지만 모르는 일이옵니다.
진평 : .....
용춘 : (그런 둘을 보고)
천명 : 제가 정말.. 미실을 대적할 사람일지.. 그게 아니면, 미실을 대적할 사람이 지나가다 도와줄지,
진평 : ......
천명 : 그것도 아니라면.. 미실이 어느날.. 몹쓸병에라도 걸려 먼저 죽을지도요.. (하며 생긋 웃는데)
진평 : ..(그런 천명 보고)....
용춘 : (역시 천명 보는데)
천명은 덕만을 떠올리며..
천명 : (마음의 소리 E) 살아 있는거지?
S#49. 폐가방안 (밤)
선 채, 보종을 보고있는 덕만.
덕만 : (마음의 소리 E) 이 공자는 제가 돌보고 있을터이니 오늘 밤 자시에 성터 뒤 숲으로 그들을 데리고 오세요.
결심한 듯, 비장한 표정으로 방을 나가는 덕만.
카메라 팬하면, 그때 보종의 손이 움직이더니.. ‘으윽’ 하며 눈을 뜨는 보종.
S#50. 일각 (밤)
설원랑과 석품을 선두로 수하들 몇이 가고.. 일행 속에, 누군가 검은 베일을 쓴 채 뒤따른다. (미실)
S#51. 숲일각 (밤)
들어서는 설원랑과 석품의 모습이 보이고.. 보면, 죽방과 고도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가는..
죽방 : (설원랑보며) 오셨습니까?
하는데.. 설원랑과 석품, 산탁 협성 등등 10여명이 줄줄이 나타나자..
죽방 : 아이고.. 많이도 오셨네.
하는데 그 뒤를 이어 나타나는 베일쓴 미실, 베일을 벗으며.
미실 : 이 자들입니까?
이때 카메라, 일각 어딘가로 퀵팬하면
Ins. cut. 미실을 보는 덕만의 모습. ‘저 여자구나!’ 싶어 뚫어지게 보는데..
그렇게 덕만이 미실을 처음 보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