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찾아 떠나는 여행 -남이섬-
설레는 맘을 안고 우리나라의 심장부를 흐르는 대동맥인 한강을 따라 올라간 곳은 남이섬.
조선 초기 이시애의 난을 진압한 태종 이방원의 외손자인 남이장군의 묘가 있는 곳이지만
오히려 고 장군의 넋을 기리기보다는 겨울연가로 인해 낭만적인 관광지로 더 유명해진 곳.
하지만 유네스코에서 지정할 만큼 아름답고 낭만이 숨쉬고 있는 국제적인 관광지.
그곳에는 한류열풍을 타고 아시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과
가족단위로 가을을 물씬 느끼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비록 비가 오고 쌀쌀해졌지만
남이섬에서 낭만을 느끼며 싹트는 가족, 연인간의 사랑과
한류열풍으로 인해 따뜻하다 못해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 남이섬 가기
서울에서 북부간선도로를 쭉 따라가면 어느덧 서울과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고
경기도 남양주시가 나온다. 그냥 길 따라 쭉. 춘천, 가평방향을 따라가다보면 도농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돌아내려가면 경춘로와 만나게 된다. 이 길만 따라 쭉 올라오라. 아름다운 도시 가평이 나오고, 호반의 도시 춘천까지 이어진다.
2. 남이섬 나루터에서 배 타기
어느 시간대에나 10분, 20분 간격으로 배가 있다. 남이섬은 늘 한류열풍을 타고 넘어온 중국, 일본, 동남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육지에서 섬으로 넘어가는 뱃삯은 1인당 왕복 5천원.
만일 모터보터를 타고 싶다면 섬을 한바퀴 돌아 나루터에 내려준다. 가격은 2만원.
하지만 스릴보다 낭만을 맛보아라. 오늘 하루만큼은 남이섬에 온 만큼 로맨티스트가 되어보는건 어떨까
육지쪽(가평) 나루터에서 배가 출발하기 전 모습.
젊은 남녀가 아름다운 북한강의 자연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어느덧 배가 도착하고 남이섬 나루터에는 또 다른 배를 타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남이섬 도착. 배를 타려는 사람들.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 인파속을 뚫어야 비로소 남이섬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3. WELCOME TO NAMINARA REPUBLIC(남이나라 공화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제 배를 타고 10분 남짓한 짧은 항해 후엔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작은 섬나라에 도착한다. 적어도 여기만큼은 대한민국과는 왠지 다르다. 뭐랄까. 바티칸이나 산마리노같은 도시 소국같은 느낌이랄까.
유니세프에서 지정한 국제 관광지 답다. 가는 곳곳마다 외국인들이 많고, 심지어 우리나라 어디서도 공항이나 항만이 아니면 찾기 힘든 환전소까지 있다. 유럽의 대도시마다 환전소가 있는 것은 보았지만, 이렇게 공항과 동떨어진 곳에 환전소가 있는 것은 처음 본다.
남이섬 입구. 소풍온 고교생들과 외국인 관광객까지 어우러져 마치 국제도시같은 느낌을 준다.
섬 중간에 있는 환전소. 안에는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4. 나미나라에서 낭만을 만끽하자
나눔열차타기
섬의 심장부를 가로지른다. 입구에서 3~40미터가량 뒤에 위치한 남이역에서 출발하는 나눔열차는 섬 끝자락에 있는 역에 도착하여 다시 돌아온다. 속도는 비록 사람 걷는 속도보다 조금 더 빠르지만, 꾸준히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탈선이나 정차 없이...마치 한사람만을 향하고 꾸준히 바라보는 순애보를 가진 사춘기 소년같다. 느리다고 불평하지 말고 함께 탄 옆사람의 눈이라도 한번 바라보자.
함께 탄 연인들이 쌀쌀한 날씨에 꼭 붙어서 서로의 마음을 녹여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위험하다곤 하지만 열차도 느리고, 철로 안에 들어간다해도 잡는 사람 하나 없다. 삭막한 도시 지하철의 선로에 뛰어들었다면 당신은 벌금이지만, 여기 사람들은 웃어준다. 사랑하는 연인과 철로를 걸으며 자갈을 밟으며 그 소리를 들어 보라.
가족 자전거
자전거는 아는데 가족 자전거라니??
남이섬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총 3개가 있다. 입구에 하나. 중앙에 하나. 끝자락에 하나.
일반 1인용 자전거와 유명한 커플 자전거도 있다. 하지만 이런건 남이섬이 아니라면 보기 어렵다.
바로 가족 자전거.
가족 자전거는 3인용, 6인용 두개가 있다. 얼핏보면 2인용 같아 보이지만 가운데 조그만 의자가 하나 더 있다. 하지만 핸들과 페달은 양쪽 두개밖게 없다. 그리고 왼쪽 핸들이 진짜 핸들. 오른쪽은 가짜이다.
6인용은 페달이 앞뒤로 4개.
가격은 30분에 1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30분동안 느끼는 낭만은 만원으론 비교가 안된다.
연인, 가족과 함께 간다면 꼭 타길!
자전거 대여소 앞은 자전거를 빌리려는 사람, 반납하려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신분증만 맡기면 누구든지 빌릴 수 있다. 그럼 가족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떠나 보자.
가족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가족들. 아빠가 운전수, 엄마는 조수석. 아이는 가운데 조그만 자리에.
가는 길 곳곳마다 외국인들, 나들이오신 아주머니들, 그리고 가족단위로 놀러온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양옆으로 늘어선 나무들이 가을정취를 물씬 풍긴다.
떨어진 은행잎 사이로 은행열매와 도토리를 줍는 아주머니들.
아줌마들만? 소풍온 여고생들도 합세!
가족단위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남이섬 가이드가 몰아주는 전기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다. 왼쪽 아래 보이는 손은 필자의 손^^ 경적을 울릴 땐 왼쪽에 있는 벨을 땡땡 하고 울려라.
남이섬 끝자락에 강을 따라 지어진 펜션들.
가는 곳곳마다 가을정취가 물씬 풍긴다.
휴지는 휴지통에! 월드컵에서 보여준 쓰레기 없는 코리아의 저력을 한류열풍의 근원지 남이섬에도!
겨울연가
뭐니뭐니해도 남이섬 외국인 관광객의 최대 목적은 최지우와 배용준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그 거리를 걸으며 겨울연가 속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겨울연가 세트 앞은 한, 중, 일 아줌마들로 삼국지를 방불케 했다. 나관중 삼국지의 삼국통일이 진나라였다면, 21세기 삼국통일은 나미나라가??^^
겨울연가 세트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중국인 관광객
배용준과 뽀뽀한번 해보겠다는 우리 아주머니^^
너무나도 유명하고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나무 숲길.
비록 사진이 흔들리긴 했지만 흔들린 모습이 오히려 한폭의 그림같아 그냥 사진을 올린다.
기타 풍경들
한옥마을을 소인국으로 재현해 놓았다.
솔잎으로 만든 하트. 나무가 있는 곳이든 아니든 하트모양으로 솔잎을 깔아 놓았다.
나무, 기차, 자전거, 솔잎까지. 남이섬에 있는 하나하나가 모두 사랑을 나타낸다.
돌아가는 나루터는 사람들로 붐볐다. 약간의 무질서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돌아가는 배 안에서 북한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찌푸린 얼굴에는 다시 웃음이 맴돌게 된다. 남이섬과 헤어진다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떠나는 발걸음은 너무나도 가벼웠다.
진정 가을, 그 속에서 낭만을 찾고 싶으십니까.
남이섬에 꼭 들르십시오. 그리고...
첫댓글 사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