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26:15]
여호와여 주께서 이 나라를 더 크게 하셨고 이 나라를 더 크게 하셨나이다 스스로 영광을 얻으시고 이 땅의 모든 경계를 확장하셨나이다...."
주께서 이 나라를...더 크게 하셨나이다 - 하나님의 일로서 세 번째로 거론된 것은 그가 이 나라를 더 크게 확장시켜 주셨다는 것이다. '나라를 더 크게 함'은 하나님의 축복의 결과로 인구가 번성하고 그에 따라 국토의 경계가 더욱 확장됨을 뜻한다. 한편, 본문 말씀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가장 넓은 세력을 형성하였던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회고하는 듯하다.
[사 26:16]"여호와여 백성이 환난 중에 주를 앙모하였사오며 주의 징벌이 그들에게 임할 때에 그들이 간절히 주께 기도하였나이다..."
백성이 환난 중에...주께 기도하였나이다 - 선지자의 사고(思考)는 다시 현재로 되돌아온다. 하나님의 궁극적 승리를 믿는 신앙이 확실하다 할지라도 일상에서 겪는 경험적 현실 - '환난'과 '징벌'로 표현된 - 앞에서 신자들은 거듭거듭 심각한 무력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폭적으로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그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기도밖에 없는 것이다.
[사 26:17]"여호와여 잉태한 여인이 산기가 임박하여 구로하며 부르짖음 같이 우리가 주의 앞에 이러하니이다...."
잉태한 여인이...부르짖음같이 - 이스라엘을 가위누르는 현재의 어려움이, 부르짖음으로 극대화된 임산의 고통으로 비유되고 있다.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임산부가 견뎌내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이 고통의 때가 지나면 소망했던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사 26:18]"우리가 잉태하고 고통하였을찌라도 낳은 것은 바람 같아서 땅에 구원을 베풀지 못하였고 세계의 거민을 생산치 못하였나이다...."
낳은 것은 바람 같아서 - 그러나 그 지난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거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허망함을 선지자는 '바람을 낳음과 같다'고 표현한다.아무것도 낳지 못하는 여인의 산고, 그것이 이스라엘의 배반적현실이었다. 세계의 거민을 생산치 못하였나이다 - 본문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1)새로 태어나는 생명들을 떨어뜨리지 못하였다. 이는 해산의 고통을 강조한 문맥에 더 적합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 경우 '떨어진다'는 뜻의 '나팔'이 결코 해산의 뜻으로 쓰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다음 해석을 취한다. (2)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세력들을 떨어뜨리지 못하였다. 이 경우, 본문은 앞의 '땅에 구원을 베풀지 못하였고'와 평행을 이룬다.
[사 26:19]"주의 죽은 자들은 살아나고 우리의 시체들은 일어나리이다 티끌에 거하는 자들아 너희는 깨어 노래하라 주의 이슬은 빛난 이슬이니 땅이 죽은 자를 내어 놓으리로다..."
주의 죽은 자들은...일어나리이다 - 그러나 이스라엘의 실패가 하나님의 실패일 수 없으며, 그들의 헛됨이 하나님의 헛됨이 될 수 없다. 인생의 최대 비극인 죽음마저도 정복하시는 생명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계신다. 이 믿음이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침울한 절망의 애가가 부활의 환호로 돌변한다.
거듭되는 환난과 징벌에 눌려 사망의 그늘 가운데 누워 있던 신실한 신자들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이 부어진다. 그리스도 안에서 먼저 죽은 신실한 성도들이 마지막날 부활의 영광에 그리스도와 더불어 참예할 것이다. 본문은 부활 교리를 가르쳐주는 구약의 몇 안 되는 구절 중의 하나이다. 주의 이슬은 빛난 이슬이니...내어 놓으리로다 -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생명의 능력이 '이슬'로 비유된다.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건기(乾期)에 밤에 흡족히 내려 땅을 적시는 이슬은 팔레스틴 땅의 농작을 위하여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한 것이었다. '빛난 이슬'(탈 오로트)은 문자적으로는 '빛의 이슬'이다. '빛'과 '이슬'은 공히 팔레스틴에서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사 26:20] "내 백성아 갈찌어다 네 밀실에 들어가서 네 문을 닫고 분노가 지나기까지 잠간 숨을찌어다...."
내 백성아 갈지어다...잠간 숨을지어다 - 세상을 뒤엎은 대홍수로부터 노아와 그 가족들이 방주 속에 몸을 숨겼던 것처럼, 또한 애굽 땅을 뒤엎은 죽음의 천사로부터 히브리 백성들이 집으로 들어가 몸을 숨긴 것처럼, 온 땅을 뒤엎게 될 하나님의 분노 앞에서 성도들에게 '밀실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잠간 숨으라'는 권면이 주어진다.
밀실에 들어가서 그것도 부족해서 문을 닫고 숨으라는 말은 대환난 날에 성도가 취해야될 몸가짐을 언급하는 듯하다. 즉, 그날에 성도들은 세상과의 분주한 거래를 단절하고 하나님과의 은밀한 기도 시간을 가져야만 된다. 그러나 그 혹심한 심판의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사 26:21]"보라 여호와께서 그 처소에서 나오사 땅의 거민의 죄악을 벌하실것이라 땅이 그 위에 잦았던 피를 드러내고 그 살해 당한 자를 다시는 가리우지 아니하리라..."
땅이 그 위에 잦았던 피를 드러내고 - 그날에 땅은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다. 즉, 그동안 말없이 들이삼켰던 무죄한 자들의 피를 땅이 일순간에 토해낸다. 땅을 붉게 물들였던 피가 복수를 호소하며 일제히 부르짖는다. 뒤따르는 구절은 순교자들의 호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앞절의 평행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