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와서
처음으로 만났던
화야실 신학교 제자가
태국 자매와 결혼하여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었다.
특별히 아내가 실력 있는 태국어 강사로
우리 교회 건축과 같은 시기에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태국어 학원을 위한 강의실을 짓고
20여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겨우 안정을 찾아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홍수로 학원 강의실과
살림집이 완전히 물에 잠기는
참변을 당하고 말았다.
한 시간 만에
겨우 몸만 빠져 나왔다 한다.
우리 이전에 있던 교회와
바로 옆에 위치하여
자주 오가며 교제를 나누었기에
더욱 마음이 가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응원하며 대견하게 여겼던 제자였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참변을 당하게 되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
어제 이 가정을 방문하여
형편을 살펴보니
상황이 더욱 심각한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런 상황에 우리 같았으면
모든 삶의 터전이 무너진 것에 대한
원망과 아연실색하여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을 텐데
이들 부부는 다시 힘을 내어
진흙 더미를 물로 쓸어내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집기들을 고르면서도
삶의 의지를 다시 추스르는 모습에
얼마나 안쓰럽고 눈물이 나던지!
이런 상황을 알리 없는
네살 다섯날 난 두 아이는
진흙 뻘과 진흙탕 물놀이에 정신이 없다.
길고 긴 하루의
그렇게도 뜨겁게 내려져쬐던 태양도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인지
부모의 고단한 삶의 무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 가정에 쉼의
자리를 내어주 듯
어느 덧 서산에 걸려 있다.
카페 게시글
석희 이야기
더욱 심각한 상황에
노석희
추천 0
조회 13
24.09.18 10:29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