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84 --- 귀해서 가치 있고 무리 지어 아름답다
깊은 산속에서 산삼을 일곱 뿌리나 캤다고 한다. 그것도 칠십 년에서 백 년을 넘은 것으로 값이 상당히 나갈 것이라고 한다. 조상님을 잘 모셔 보살핌이 있었나 보다고 한다. 횡재를 했다고 한다. 아마 착하게 살아서 이런 일이 있지 싶다고 한다. 산삼은 약효가 뛰어나고 워낙 귀한 것이라서 하늘이 내린 명약이라고 한다. 부르는 것이 값으로 임자를 만나면 그 값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로또라도 당첨된 듯 복 받은 것으로 듣는 사람마다 부러움을 산다. 산삼이 귀하지만 약효가 뛰어난 것은 틀림없지 싶다. 부모님에게 한 뿌리를 구해 드리고 싶어도 직접 캘 수 없고 가격이 만만치 않다.
오뉴월이면 들녘이나 냇가에 수많은 잡풀이 자라고 꽃이 피어난다. 어떤 것은 역부로 뿌리고 가꾸는 것보다도 골고루 퍼져서 제절로 자라고 한꺼번에 꽃이 피어 꽃밭을 이루면서 장관이다. 그중에도 우리의 산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망초꽃은 하얗게 물결을 이루는데 꽃말은 ‘화해’다. 노란 빛깔의 금계국은 번식력이 강해 집단 서식을 하며 꽃말이 ‘상쾌한 기분“이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꽃이 ‘다정다감한 그대의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진 기생초다. 노란 꽃 가운데 짙은 적색 무늬가 마치 기생이 치장한 것처럼 화사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 할 만큼 그 맵시를 뽐내며 눈길을 끄는데 부족하지 않다.
이처럼 산삼은 약효가 빼어나면서 귀하니까 그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다. 너무 흔하면 요즘처럼 산삼을 찾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에 늦봄이나 초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망초꽃, 금계국, 기린초 같은 들꽃은 크게 가치를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무리 지어 꽃을 피우면 좀처럼 보기 힘든 꽃물결에 푹 빠져들게 하면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는 것이다. 만일 뜨덤뜨덤 꽃이 피었다면 그다지 볼품이 없어 그렇게까지는 행인의 눈길을 당기지는 못했을 것이다.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개성보다는 무리가 연출해내는 모습에서 또 다른 아름다움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