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신호
일출로 우려진 바다
땅끝을 인정할 수 없는 섬들이 모여든다
악을 쓰고 머리 디밀다가
뚝뚝 밤송이처럼 떨어지는 갈두항
누굴 믿는 일에 맥이 풀리면
거짓이 막무가내로 꾸짖고
그림자가 으르렁거린다
그냥 멀리 떠나는 희망을 쏟을 수 밖에
섬은 나보다 오래 견딜테니까
부표와 울먹이다 망망한 빈 무덤을 지나
언젠가 내가 해독되었던 섬으로 향한다
이유나 질문은 바다 속 파란 뼈 속에 묻기로 한다
이미 중력과 속도는 무한히 지나가 버렸으므로
막 도착한 노화도에서
여전히 거기에 있다가 거기 없어도 괜찮을
보길도에게 조난신호를 보낸다
첫댓글 조난신호를 보내면 구하러 올 사람이 있겠지요 노화도에서 찿을 수 없었던 그것을. 찿으러 보길도로 직접 가보시는것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