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계단신
한국로슈 로즐리트렉 암종 불문 항암제 급여 국내 1호로
정밀의료 발전, 암종 불문 항암제 개발 트렌드 맞춘 급여 패러다임 필요
단일군 바구니 임상 유효한 평가 기준 수용 여부가 중요
=김상일 기자]환자의 임상 정보, 생활 환경, 습관, 유전자 정보를 토대로 환자를 분류하고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는 정밀의료의 시대가 도래되면서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 치료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과거 위암, 간암, 유방암 등 암을 분류하는 기준에서 암종과 관계없이 유전체 검사를 통해 확인된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로슈 암종 불문 항암제인 로즐레트렉이 국내 허가를 받고 보험 급여를 기다리고 있어 유전자 치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즐리트렉은 다양한 암종에서 발견되는 NTRK, ROS1 유전자 융합 변이 단백질의 활성화를 차단하도록 설계된 선택적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다. 암종과는 무관하게 NTRK 유전자 융합을 보유한 고형암 환자와 ROS1 양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를 보인다.
NTRK 유전자 융합 변이는 매우 희귀한 유전자 변이지만, 유방유사체분비성암, 분비성유방암 등의 특정 희귀암에서는 그 빈도가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로즐리트렉은 높은 반응률 등 치료 효과를 앞세워 표준 치료 후에도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암이 진행된 NTRK 유전자 융합 양성 환자에게 치료의 길을 열어 줄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문제는 아직 국내에서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실제 환자 처방에 제약이 있다. 현재는 보험 급여 심사에서 로즐리트렉 허가의 근거가 된 단일군 바구니 임상(Single-arm Basket Trial)이 유효한 평가 기준으로 받아들여질지가 급여 통과의 관건이다.
다양한 암종의 환자들 중 특정 돌연변이나 바이오마커를 가진 환자를 추려 약물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는 단일군 바구니 임상은 환자의 수가 매우 적어 환자군 확보가 어려운 희귀암 치료제나 암종의 이질성으로 유효성 평가가 어려운 암종 불문 치료제를 연구하는데 유용한 연구 방법으로, 이미 유럽이나 미국의 연구 및 허가 기관에서는 희귀암 치료제 유용성 평가의 기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지난 3월 유럽종양학회 OPEN에서는 단일군 바구니 임상의 하나인 스타트렉-2의 연구 내 환자군 비교분석 결과도 발표됐다. 환자군 내 비교분석은 환자 스스로가 비교군의 역할을 해 한 환자 안에서 여러 가지 치료제의 효과를 직접 비교할 수 있어 단일군 임상으로 개발된 약제의 유효성을 이전 요법과 비교 평가하는 대안이 되고 있다.
스타트렉-2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이전 항암 치료를 받은 후에도 질병 진행이 확인된 NTRK 유전자 융합 양성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로즐리트렉을 투여, 이전 요법의 투여중단까지 기간(Time to discontinuation, TTD) 대비 로즐리트렉의 무진행생존율의 비율인 GMI(Growth Modulation Index) 수치로 로즐리트렉의 임상적 유효성을 평가한 이번 연구 분석 결과, 통상 GMI 수치가 1.3 이상일 경우를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는데 로즐리트렉 복용 환자의 65.8%에서 GMI 1.3 이상, 절반 이상인 57.9%에서 GMI 2 이상을 보여, 이전 요법 대비 로즐리트렉의 임상적 유효성을 시사했다.
또한 이전 요법의 TTD 중간값은 2.9개월, 그 이후로 투여된 로즐리트렉의 TTD 중간값은 9.9 개월, PFS 중간값은 11.2 개월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이전 치료 요법 대비 더 장기적인 이점을 경험하는 경우 새 치료제가 효과적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TTD 대비 PFS의 비율로 계산된 GMI 수치는 점차 이전 요법 대비 신규 치료제의 혜택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널리 활용되는 추세다.
정밀의료 기술의 진화를 기반으로 현재 로슈의 대표적인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렉티닙 등의 기존 항암제도 암종 불문 치료제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다양한 암종 불문 항암제가 연이어 개발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표적치료에서 소외되어 치료 접근성이 낮던 국내 희귀 유전자 변이 암환자에게 새롭고 다양한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허가 및 급여의 기준도 정밀의료 발전과 암종 불문 치료제 개발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