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오면서 차례 지내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명절이 다가오면서 차례 지내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명절마다 반복하는 차례지만 막상 당일이 되면 차례 지내는 법이 헷갈리곤 한다.
사실 차례를 지내는 절대적인 '법'은 없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가정마다 다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형태도 간소화되는 추세다. 전통적인 차례 방법과 간소화된 차례 방법을 모두 알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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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차례상 차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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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다가오면서 차례 지내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NH농협카드 제공
제사 상차림은 관습이나 풍습, 가문의 전통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기본적인 틀은 대동소이한데 후손과 가장 가까운 앞줄은 과일, 둘째 줄은 포와 나물, 셋째 줄은 탕, 넷째 줄은 적과 전, 다섯째 줄은 메와 갱(밥과 국)으로 구성된다.
조금 더 전통적인 방법을 따르길 원한다면 아래의 방법을 원칙으로 음식을 배치하면 된다.
▲조율시이: 왼쪽에서부터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배치한다.
▲홍동백서: 붉은색 과일은 동쪽, 흰색 과일은 서쪽에 배치한다.
▲어동육서: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에 배치한다.
▲동두서미: 집사를 중심으로 포는 왼쪽 젓갈은 오른쪽에 배치한다.
▲좌포우해: 집사를 중심으로 포는 왼쪽 젓갈은 오른쪽에 배치한다.
▲반서갱동: 밥은 서쪽 국은 동쪽으로 산 사람의 상차림과 반대로 배치한다.
▲고서비동: 신위, 밥, 국은 아버지가 서쪽이고 어머니는 동쪽에 배치한다.
▲적전중앙: 적은 술을 올릴 때마다 바꿔 올리는 제수로 상의 중앙이 오게 제3열 중심에 올린다. 자연스럽게 탕이 2열로 가고 어류, 육류의 적을 동서에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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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차리기 힘들다면?… 성균관서 제시한 '간편 차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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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다가오면서 차례 지내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제공
유교 전통문화를 보존해온 성균관은 2022년 "차례는 조상을 사모하는 후손들의 정성이 담긴 의식인데 이로 인해 고통받거나 불화가 초래된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부분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차례로 인해 생기는 불화를 바로잡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며 간소화된 차례상 표준을 공개했다.
성균관에서 발표한 차례상 간소화 방안을 보면 추석 차례상의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적),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다. 여기에 좀 더 여유가 된다면 육류, 생선, 떡을 올려 음식 가짓수를 최대 9가지로 구성한다.
기존 차례상은 '홍동백서' '조율이시' 등 여러 가지 차림 방법을 고려해야 했지만 이는 예절과 큰 관계가 없어 규율에 상관없이 편하게 음식을 놓아도 상관없다.
성균관은 "예의 근본정신을 다룬 유학 경전 예기의 악기에 따르면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고 한다"며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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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차례 지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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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다가오면서 차례 지내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명절에 지내는 차례는 조상의 기일에 지내는 기제사와 달리 밤이 아닌 명절 아침에 지낸다. 옷차림도 기제사와 다르게 화려하게 입어도 상관없다.
전통적인 차례는 다음의 순서에 따른다.
■강신: 제주가 향을 피우고 집사가 잔에 술을 부어주면 제주가 모삿그릇에 3번 나누어 붓고 두 번 절을 한다.
■참신: 모두가 두 번 절한다.
■초헌: 집사가 잔을 제주에게 주고 술을 부어주며 제주는 잔을 향불 위에 세 번 돌리고 집사에게 준다. 이어 집사가 술을 올리고 젓가락을 음식 위에 놓으면 제주가 두 번 절한다.
■독축: 모두가 꿇어앉고 제주가 축문을 읽는다. 다 읽으면 모두 두 번 절한다.
■아헌: 두 번째로 술을 올리는 것으로 제주의 부인 혹은 고인과 제주 다음으로 가까운 사람이 진행하며 3번 초헌과 같은 방법이다.
■종헌: 세 번째 술을 올리는 것으로 제주의 자식 등 고인과 가까운 사람이 7부로 따라서 첨잔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유식: 제주가 제상 앞에 꿇어앉고 집사는 남은 술잔에 첨잔하며 제주의 부인이 밥뚜껑을 열고 숟가락은 꽂고 젓가락은 시접 위에 손잡이가 왼쪽을 보게 둔다. 그다음 제주가 두 번 부인이 네 번 절한다.
■합문: 과거에는 문밖에 나가서 기다렸지만 최근에는 모두 무릎 꿇고 기다린다.
■헌다: 국을 물리고 숭늉을 올리며 밥을 숭늉에 세 번 말아 놓고 수저를 숭늉 그릇에 놓는다. 잠시 무릎을 꿇고 기다린다.
■사신: 숭늉의 수저를 거두고 밥그릇을 닫으며 일동 두 번 절한다. 지방과 축문을 불사른다. 신주는 사당으로 모신다.
■철상 및 음복: 제사를 물리고 난 후 다 같이 음식을 나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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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화된 차례 지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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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다가오면서 차례 지내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전통적인 차례에는 총 3번의 술을 올린다. 차례를 간소화하기 위해서는 술을 올리는 방법을 간소화하면 된다.
간소화된 차례 지내는 법의 예시는 아래와 같다.
■강신: 제주가 향을 비우고 집사가 잔에 술을 부어준 뒤 두 번 절한다.
■참신: 모든 사람이 두 번 절한다.
■헌주: 제주가 술을 올리고 제주가 직접 상 위에 바로 술을 따른다.
■삽시 정저: 떡국에 숟가락을 시접에 젓가락을 올려둔다.
■시립: 모든 사람이 잠시 공손하게 서 있는다.
■사신: 수저를 거두고 뚜껑이 있다면 덮어둔다. 이후 모든 사람이 두 번 절하고 지방을 불태운다.
■철상 및 음복: 상을 치운 뒤 음식을 나눠 먹는다.
차례 음식에도 정답이 없듯이 차례 방법도 집안의 분위기와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진행하면 된다. 성균관에서 말하 듯 차례의 핵심은 어떤 음식이냐 규칙에 잘 맞췄는가가 아닌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박정은 기자 pje454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