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ew Life, 행복한 귀향, 서울나들이 네 번째/장년보감
2022년 9월 20일 화요일인 바로 어제의 일이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섰다.
‘햇비농원’ 우리들 텃밭의 가을 농사를 좀 지을 생각에서였다.
동녘하늘이 장밋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그 시간이었다.
그 여명의 풍경이 내 가슴까지 같은 빛으로 물들였다.
그래서 그 새벽부터 행복했다.
그렇게 행복해진 마음으로 텃밭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카톡!
이날의 첫 번째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이 내 핸드폰으로 수신되고 있었다.
전날 저녁에 서울 서초동 먹자골목의 등심 전문집인 ‘미각’에서 만났던 ‘서소문 포럼’의 이정수 변호사님이, 우리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함께 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공개적으로 게시해주신 메시지였다.
이런 내용이었다.
‘코로나 험한 세월 지루한 장마와 뜬금없이 쏟아지는 폭우를 잘 견디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어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미각, 오랜만에 옛 생각이 나는 밤 성찬에, 귀한 송이버섯 보너스 까지. 기 국장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섣달 초하루 송구영신의 기쁜 날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른 새벽의 그 메시지는 이날의 하루 일정을 시작하는 내게 있어 참으로 행복한 선물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거슬러, 그 전날 이른 아침에 ‘햇비농원’ 우리들 텃밭 이웃의 ‘교촌농원’ 안가현 사장이 나를 위해 일부러 여명의 시간에 뒷산인 해발 1,106m의 백두대간 주흘산 중턱까지 올라서 눈을 부라려 송이를 따오는 풍경이 떠올랐고, 빼앗듯 넘겨받은 그 송이를 요모조모 손질을 해서는 귀한 손님들 잘 모시라면서 싸주던 아내의 모습도 떠올랐다.
이날의 내 발걸음을 참으로 보람지게 해주는 메시지였다.
카톡! 카톡!
이어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또 그렇게 연속 수신되고 있었다.
이재영 이완목 회원의 메시지였다.
먼저 이태 전까지 서울 서초동에서 사시다가 세종시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신 이재영 회원의 메시지다.
‘세종에 잘 도착했습니다. 너무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추억의 미각 고기와 송이가 어우러진 만찬을 마련해준 기국장님 감사합니다. 12월에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기원합니다.
다음은 감리교회 장로이신 이완목 회원의 메시지다.
‘보라매공원 산책 중 입니다. 12월에 다시 뵙겠습니다.’
그 메시지에는 그 아침의 서울 보라매공원 풍경을 찍은 사진 한 장이 덧붙여져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카카오톡을 열어 메시지를 전하는 그 부지런한 모습들이 또 내겐 적잖은 감동이었다.
답을 해야 했다.
감사하는 내 마음을 담아, 이렇게 썼다.
‘귀향 후 서울나들이 네 번째의 날이었습니다. 뜨거운 감동을 한소쿠리 가득 가슴에 담았던 어젯밤 만남이었습니다. 저는 동녘하늘이 장밋빛으로 물드는 이 이른 아침에, 동네 어귀로 나가서 해발 1,106m의 백두대간 주흘산 봉우리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그 감동의 순간들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뵐 12월 그날을 손꼽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답을 한 뒤였다.
카톡!
또 한 통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수신되고 있었다.
이 변호사님께서 또 한 통의 글을 게시해주신 것이다.
그 글에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곧 이랬다.
‘장년보감’
처음에는 그 뜻을 이해하지를 못했으나, 그 아래로 이어지는 글의 본문을 읽고 나서야 ‘과연 그렇구나.’라고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일흔 나이를 후딱 넘어선 우리 또래들에게는 깊이 새겨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내용들로 가득 찬 글이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좋은 글’에서 퍼 오셨다는 그 글 전문이다.
나이가 들면 반드시 다섯 곳을 가까이 하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첫째, 병원이 가까이 있어야 한다. 혈압, 당뇨, 고지혈은 내 스스로 다니며 치료해야 하고, 둘째, 식당이 가까워야 더러더러 사먹을 수 있고, 셋째, 은행이 가까워야 알량한 돈 내가 다니며 관리할 수 있고, 넷째, 지하철이 가까워야 공짜 차타고 여행이나 먼 거리 갈 수 있고, 다섯째, 이왕이면 자식도 가까이 있어야 위급할 때 단 한 번이라도 도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원주택과 별장이 좋다지만, 그것도 50~60대초 이야기, 65세 넘어가면 모두 헛소리이고, 도시로 나와야 한다. 그래서 별장, 전원주택, 애인 있다하면 남들이 부러워하지만, 사실은 관리가 어렵다한다.
노년이 되면 누구나 네 가지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고독 고다. 고독의 고통은 혼자 노는 연습이지만 가까운 친구 몇 명은 두어라. 무위 고다. 아무 것도 안하는 것도 고통이니 정할 것 없으면 걷기라도 열심히 해라. 빈 고다. 갈수록 가난해짐도 고통이니 살 날들 만큼은 묶어두어라. 병 고다. 드디어 병고로서 세상을 마감하지만, 열심히 고쳐가며 살자.
명은 하늘에, 몸은 의사에 맡기며 살자.
우리시대는 부부 중 먼저 가는 사람은 한 쪽 배우자가 보살펴주고, 자기 차례가 오면 자식이 보내기 전에 스스로 요양원으로 죽으러 가야 한다.
옷은 대충 입더라도, 잘 걷고 넘어지지 않으려면 운동화는 비싼 거로 신자. 늙어서 최후에는 넘어져 대퇴골절로 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차 운전도 80세가 넘으면 하지 마라. 내 몸 운전도 잘 못하면서, 자동차 핸들을 미리 꺾고 늦게 꺾다보면 남의 가게로 들어가고, 인도로 돌진해서 큰 사고를 낸다. 1년에 수십 건씩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를 보면, 대개 지인이나 친구들한테 사기 당하여, 돈 잃고, 몸 망가져 입산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절대로 욕심내지 말고, 이제 돈 버는 게 기술이라면 돈 지키는 게 예술이다. 예술을 통해서 알량한 돈을 지켜라. 자식도 친척도 예외가 아니니 정신 차려라. 이마에 사기꾼이라 써 붙이고 다니지 않는다.
오직 여섯 가지 덕목을 지키라.
1건 : 첫째 건강, 2배 : 둘째 배우자 건강, 3재 : 세 째 재산 지키기, 4사 : 네 째 소일거리 일 그리고 걷기. 5우 : 다섯째 친구 만나 수다, 고민, 식사와 농담을 하며(중요), 6취 : 여섯째 취미로 골프, 당구, 요리, 서예, 그림을 배워라.
오늘날 세계10위권의 경제선진국 대열로 이끈 우리세대의 산업 전사들이여!
고생 많았고, 참 수고 하셨습니다.
위 글은 노년 전문가들의 제안이니 모두 숙지해서 남은 생애를 건강하게 잘 살아 우리시대의 애환을 추억하며, 웃으면서 열심히 삽시다.
오늘도 파-이-팅!
첫댓글 수도권 도심과 주흘산 자락 새터를 오가며
두루두루 섬세하게 챙길 수 있는 만년의 여유에까지
박수를 보내네!
다ㅡㅡㅡ,
좋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