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잔(哀殘)하다.
서문곤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어느새, 한 곳에서 잠자고 먹으며
뜨거운 햇볕에 살갗 태우는 해양 훈련
한겨울 눈 쌓인 산길을 뚫고 가던 천리행군으로
전우가 되어버린 너와 나
잡동사니 시간을 품어가는 세상살이
때론 무겁고,
때론 가벼운 발걸음으로
정인지, 참견인지 애매모호한 감정도 가슴에 담지 않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우리
따뜻한 마음으로 술잔을 나누면서
외로운 바람이 스칠 때마다 손을 맞잡고 하나가 되어
손 내밀지 않아도 멀리서 걱정하고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마음을 헤아려주면서
지금껏 우리는 그렇게 살지.
너에게 난
새벽 첫 빛으로 용기를 주는 언제나 친구로 남고
나에게 넌
저녁 어둠을 비춰주는 등불이 되는 오랜 친구인데
넘을 수 없는 단 하나
웃는 얼굴 붙은 벽(壁)을 마주할 때면 아픔이 밀려온다.
허물어지지 않는 위대한 상처투성이가 쌓인 벽(壁)
멀어지는 너도, 멈춰선 나도
기억은 따뜻한데 마음은 서늘해서
마음을 다독여 삼키는 게 이렇게 먹먹하고 쓰리다.
첫댓글 소중한 인연이
멀어지는 모습을 봅니다
기억은 따뜻한데
마음은 서늘하시다니
이해가 갑니다
소중한 인연과 멀어지는게 아니라
서로 정치적인 견해가 달라 그런것이랍니다.
웃는 얼굴이 붙은 벽은 선거벽보 랍니다.
친구지간에는 정치, 종교적 이야기는 삼가라는 말 있지요.
아무리 친해도 절대로 허물어지지 않는 견해
그 것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여와 야 이기에
어떤 사람은 알지도 못하면서 당(黨)만 보고 따르기도 하지요..
친구인지 친구가 아닌지
여하튼 그 친구와는 죽을 때까지 정치적으로
의견 통일은 되지 않을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