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만 안났을 뿐, 매일이다시피 땡땡이로 일과를 보내면서
괴이쩍은 소행만 일삼고 다니는 이넘의 꼴을 보다못한 이곳 조선소의 某상무가
며칠 전, 골프나 한껨하자고 제의를 해왔길래
천박하게도 헤헤 웃으며 냉큼 승락을 해버렸습니다.
깊고도 푸른 묵상을 길고도 짙게 한 연후에 대답을 주었어야 좀 더 폼이 나거늘,
무시칸 공돌돌의 바닥을 그대로 보여주고 말았지요.
(실비님이 머라카시던 말던, 이넘의 아니덴티티잉께.. *^^*)
그 동안, 탱자거리느라 늘어져 있던 근육을 닦고 조이고 기름치느라
삼사일 그물연습장에 가서 멧돼지잡드키 去頭劍法(아아, 이넘의 head up!)을 정비하고
기치 높이 세워 보무당당, 기세등등, 의기양양 전장으로 향했습니다.
공돌돌의 필살기를 보게 되리라..
게으르고 무시칸 공돌돌이 劍을 잡으믄 얼마나 浮薄하고 폭력적인지,
옹졸하고 치사하고 위험한지 단숨에 알게 해 주리라...
나로 인해 그대들의 안쓰러운 허약함을 증명하리라...
뭐, 이런 식의 출사표를 이 넘 鳥때로 낭랑하게 읊조리며 마리지요..
근데, 결과는
....조졌습니다.
날씨마저 하염엄씨 공포스러우리만치 소름돋도록 더운데,
몰상식과 비상식의 도를 넘기고도 따로 손바닥으로 이마를 쳐야 할 만큼
완조니 조지고 쪽팔린 채 마감을 했습니다.
그넘으 골프장은 지가 무슨 대우 名品 티비 브라운 관이라고.. 완전평면인데,
산과 골짝이 없는 대신에 난이도 조정이랍시고 잔디 반, 물(워터 해저드) 반이라...
쳤다하믄..
날아가서 풍덩~~
굴러가서 퐁당~~
박세리는 재주도 좋아 물가에 떨어뜨리고, 그 공을 잘도 쳐내더만..
이넘은 물 가운데로만 떨어뜨리니 그것도 낭패라..
결국, 나중엔 가져간 공이 다 떨어져서
같이 간 이넘 저넘에게 비굴과 측은을 맛깔지게 버무린 웃음 몇 웅쿰과 공 두어 개를 맞바꾸고,
나중엔 그것마저 여의칠 않아
온갖 교태를 동원, 캐디언닐 꼬셔서 다른 팀의 공 몇개마저 뜯어 오게하는
차마 귀 있는 자 듣기싫고, 눈 있는 자 보기싫은 그런 만행까지 저질렀습니다.
무슨 물이 그리 많은지,..
지금 밤 깊은 여직껏 거의 미친개에 물린드키 恐水病을 앓고 있다니깐요..
돈 잃고, 공 잃고. 쪽 잃고,
클럽하우스의 식당에서 조선소의 某상무랑 某부장이 욜라 열심히 낙지볶음을 씹으며
낙지가 질기니, 덜 익은 것 같으니, 덜 매운 것 같으니..호탕하게 가가대소할 때
가여운 이넘은 그게 낙지인지 문어인지 오징어인지, 짜장면 면빨인지
아니믄, 그 맛있다는 서울교대앞 곱창집의 소내장인지
그저 우리나라 공돌돌의 골프계를 근심하느라 젓가락을 쉬고 있었지요.
그래서 한 말씀..
세발낙지는 다리가 세개라서 세발낙지라 그런다...
이런 낭만성이 가득찬 착각을 하고 계실 분은 이젠 아무도 없을테고,
다리가 가늘어서 세발낙지라 일컫는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이 세발낙지가 원래 종자가 그런 것인줄 알았다가는 대략 낭패라는 겁니다.
말하자면 낙지가 어렸을 때, 그래서 아직 다리에 알통이 박히기 전의
그 청초하고 귀여울 때의 형태가 세발낙지라 그러누만요.
그넘이 보드라운 뻘(갯펄)에서 나서 자라, 피부는 머더팩의 효과로 매끈거리고
그넘이 아직 젖살이 덜 빠져서 근육이 측은할 정도로 말랑거릴 때만이
앗따, 이넘이 上品이구마이~~ 이러고,
그넘의 출생지가 남해안의 자갈밭이나 암초사이이거나,
씩씩하게 자라서 팔뚝 울퉁, 장딴지 불퉁, 어깨 떠억, 피부 꺼칠, 눈빛 번쩍.. 한 넘은
아~나, 콩! 별로 쳐 주지도 않는다는거지요.
근데, 서해안 갯펄에서 잡히는 어린 낙지가 일년에 5톤트럭 수백대 분량도 아니고,
기껏해야 어촌 어르신들 소일거리로 뻘구녕에 삽 박거나 손 쑤셔넣어 뽑아내는 몇 넘이라
上品의 가치가 있는 넘은 보기도 먹기도 힘들댑니다.
낙지는 일년만 살고 죽는다던가..
긍께, 낙지들이 출생해서, 아직 전국 낙지 주민등록증 일제발급 시기가 되기 전,
보리 익기전의 쯔음이 될랑가 몰것는데,
그 때 잡은 어린이 낙지들 가운데에서도,
꺼무티티하면서도 매끄럽기가 냄비우동 면빨같은 피부를 가지고 있으며
손놀림이 하교길에 만난 우리집 강아지의 살랑대는 꼬리처럼 유연한...
그런 넘이 진짜라는 야그지요.
그 이후에 잡힌 코밑 수염 듬성한 떠꺼머리 낙지나,
엉덩이 너부대대 퍼져버린 Adult 낙지들은 저얼때 세발낙지가 아니니
혹시 상품의 세발낙지를 드시고자븐 무누리언 제위께서는 삼가 가려 드시길..
하긴 "삘"만 꽃히고 서로 소통만 된다믄이야
그런 넘들도 쐬주 안주로 가히 일품이긴 하겠지요만...
첫댓글 줄여말하기가 유행같던데요..세발낙지는 다리에 살안오른 어린놈이다..이러면 되는건가요.재미있게 잘봤습니다.안녕히 주무세요
표풍님 일진이 안좋아 블랙홀에 빠진날 알바트로스의 꿈을 이루는 날이 언제쯤 될까? 표현력이 원캉 찰져서 착착 들러붙습니다 ㅎㅎㅎ 라라님 말씀대로 표풍님 매력포인트가 무언지 가까워 집니다
ㅎㅎ.. 참 유머롭고 재미있으시고 또한 깊으시군요..
아무리 찿아도 세발 낚지 쏘시겠다는 문구는 없군요^^*
언감생심, 大洋을 가로 지르는 알바트로스는 꽁지깃털만도 황감스럽고, 눈매 서늘한 eagle이나 꿈속일지언정 노리고 있읍지요.. 그런 날이 오믄 와리바시에 코브라 트위스트 꼰 뇌쇄적인 세발낙지 함 쏩니다. 취중에 쓴 글이라 낮에 다시 읽으니 좀 거서기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