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나서자 창문 아래 첫 나팔꽃이 싱그럽게 피어 반겨준다.
어느새 뿌리 잡은 모가 들녘을 짙초록으로 메웠다.
열차 카페에 자리잡은 한가한 공간이 모두 내 차지가 되었다.
비록 한 평도 안 되지만, 커피, 가방, 돋보기, 일기장, 핸드폰이 내 앞에 있으니, 있을 건 다 있구나.
새벽 2시에 깨송깨송 깨어난 몸 때문인지, 좀 전에 기차 통로를 지나오는 다리에 힘이 없다.
그래도 편한 의자에 누워있지 않고 까페 칸에 오길 잘 했다.
몸 상태가 별로인 날, 집을 나설때마다 작은 기적을 느낀다.
오늘 일정을 다 소화해낼 수 있을까 싶은데, 생각보다 현실은 더 나을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커다란 감사를 느낀다.
한 발걸음만 힘을 내면 다음 발걸음 디딜 힘은 또 생길것을 믿는다.
들판에 자귀나무꽃 한 송이가 피기 시작한다.
이제 곧 여기저기서 부슬부슬 신비한 꽃이 피겠구나.
라디오에서 저음의 첼로에 흐르는듯한 여자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분명 영어노래인데, 불어처럼 흘러가는 발음이다.
수지소의 <골아이원트>란다.
옆에 친구가 있었으면 이어폰 한쪽 빼서 얼른 꼽아줬을텐데...
오늘은 대단한 날이다.
대하협 합주연습에 참여하고, 하모니카 축제 한마당 관람도 있는 날이다.
젊은 선생님의 해박한 지식에 따라 연습에 들어갔다.
이 합주 초보자를 어쩔것인가.
어리버리. 허둥허둥.
우선 악보부터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크로매틱소리에 눌린 트레몰로는 내가 불고도 처음엔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이 순간 여기서 합주를 할 수 있다는 게 여간 행운이 아니지.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나아지겠지.'
이 한 발걸음에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다. (2014. 6. 13)
첫댓글 지난 금욜 협회 첫 정식 나들이셨군요. 그날은 제가 일이 있어 협회를 못가 정숙샘의 얼굴을 뵙지 못했네요. 이번주 금욜 엠티는 가시지요? 그때 제가 샘앞으로 다가가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지요. 서로 반갑게 인사나눕시다. ㅎㅎ 협회 첫시간의 수업 참으로 설레였을것 같아요. 혹시나 어색한 분위는 아니였는지..... 점점 익숙해지는 그날까지 화이팅하시기를요.
무척 반갑겠지요^^ 제 모습을 조금 아시니, 천상 현예샘께서 제게 오셔야겠네요. 안 그럼 제가 먼저 갈텐데요^^
네. 첫시간이 무척 좋았어요. 왜 그거 있잖아요. 몰라도 행복하고, 못해도 기분이 좋은 거 ~~~^^
에구. 이젠 연습좀 해야는데, 지금도 합덕고모님댁에 다녀왔네요. 하도 김치갖다 먹으라셔서 ㅎㅎ 차 안에서 갑자기 흥얼거린 노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랍니다. 오늘은 유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불렀네요^^
양평 추억만들기 성공^^ 문샘 글을 읽노라면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 왜 일까? 문샘의 순수함이 내게 전해져 이겠죠
샘 멀리서 오시느라 힘들지요 그치만요 우리에게 기회가 주어지는건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싶어요 저의경우
지나고나면 그때 놓지지말고 할껄 후회하더라고요 열심히 하면 시간이 흐른후 남는것이 꼭 있답니다
힘들드라도 합주연습에 열심히 참석해 보세요 우린 오늘이 제일 젊잖아요? 서로 서로 도우며~~~
네^^ 회장님, 말씀 옳아요. 배울 게 하도 많아서 교통정리하면서 갈 수 있으려나. 그럴 수 있으면 감사하겠다 생각합니다. 정말 고맙겠다 생각합니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가더라도 몸과 마음이 같이 가게요^^
오늘은 시간내서 시( ^^ ) 한 편 읽어봐야겠어요^^ 자연과 함께 좋은 날 되시길^^
협회의 첫나들이 즐거우셨는지요?
공연장에서 뵈었지만 많은 대화를 못나누어 아쉬웠습니다,
MT때 뵈어요.^_^
그러게요. 공연장에서 인사밖에 못 했네요. 막중한 임무가 있으셔서^^
네^^ 그날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