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집에와서 '신화의 힘'을 넘겨보았습니다.
마지막 부분 '사랑과 결혼'편에서 소개된 장님 테이레시아스의 일화더군요.
모르는 달팽이들을 위해서 옮겨보자면,
올림푸스 산에서 제우스는, 사랑에 빠지면
남자가 더 좋아한다느니 여자가 더 좋아하느다느니 하는
문제를 놓고 아내 헤라와 가벼운 입씨름을 벌입니다.
제우스는 사랑에 빠지면 여자가 더 좋아한다고 우기고
헤라는 남자가 더 좋아한다고 우기다가 답이 안나오자
여자가 되어 몇년을 살아본 적이 있는 남자신 테이레시아스를
불러서 질문을 했습니다. 테이레시아스의 대답.
"사랑에 빠지면 여자가 아홉 배쯤 더 좋아하지요."
그때 헤라는 이 대답을 괘씸하게 여기고 지팡이로
테이레시아스를 쳐서 장님을 만들어버리고
제우스는 이에 책임을 느껴서 미래를 예언하는 재능을 줍니다.
눈을 감음으로써 즉 현상을 보고 있지 않아야 직관이
생기며 직관만 있으면 모르폴로지, 즉 사물의 근본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어졌던 아슈님의 말도 잠시 옮겨봅니다.
캐나다에서 지냈던 6개월동안의 가장 큰 수확으로
트렌스젠더와의 만남을 말씀하셨지요.
트렌스젠더가 되어서 느끼는 것중에
사랑에 대해서 남자였을때 보다
여자였을때 느끼는 사랑이 훨씬 깊고 넓고 강렬하다고 했다지요.
몇배의 기쁨과 몇배의 고통을 동반한다는 것
그것이 아슈님이 그동안 가졌던 의문에 대해서도 해답을 주는 것이었다고
하셨지요.
이어서 아슈님말씀에 수긍하는 선생님말씀.
왜 많은 재능있는 여성들...
까미유 끌로델이나 프리다칼로 ..기타 재능있는 여성들이
사랑때문에 자신의 삶을 팽개치고 급기야 망가지까지 하는지....
로댕이나 다른 재능있는 남자들에게
여자들은 스쳐가는 것일뿐 결코 집착하지 않는데 반해
여자들은 그들의 전 생애를 걸고
상대를 갈구하고 갈등하며
자신의 재능까지도 저주하며
어리석게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지에 대해서
사랑하는 방식의 문제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자가 아홉배쯤 더 좋아한다는 말에 화가나서
테이메시우스를 장님으로
만들어버린 매력있는 여자 헤라가
저는 너무나 이해가 간답니다.
사랑 자체가 고통, 혹은 진정하게 살아있음의 고통이라는
죠셉 캠벨의 말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고통이라도
이제 고통은 피해서 담담하고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그 아홉배의 사랑은
진지하게
자기 자신과 하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 한해 제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선생님과 달팽이들과의 만남은 오래도록 의미를 곱씹을 수 있는
참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만남이 될 것 같습니다.
흔하디 흔한 정모후기의 모습으로 한 사람씩 바쁘게 인사하자면...
먼저 원란님..
어쩐지 제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것은 왜 일까요?
조심스럽고 사려깊은 모습이 가슴에 와 닿는 분이었습니다.
언제든 또 보고 싶은 분이구요.
포도농장님.
진지하고 열정적인 모습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생님을 향한 흠모의 눈길이 보기 좋았습니다.
찜질방 후기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느려터진님..
같이 사는 남자 밥을 해주시고 늦게 출발하신다는 말을 읽은 기억에
제가 용기를 얻어서 지난주가 정모인줄 알고 허탕친 것을
심리적으로 만회하느라
괜실히 늑장을 부려 나갔다가 엄청 창피했습니다.
지각을 하고 자리에 앉으려니 얼마나 낯뜨거운지..
여러곳에서 오는지라 당연히 늦게들 올것이고
선생님도 일찍 오실리 없다는 생각은 왜 한 것인지..
어수선한 저 자신을 발견하면서 화끈거렸답니다. 후..
잘 들어가셨죠?
눈이 서글 서글하고 맑아서 사랑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
정모에 나가서 놀란 것중의 하나...
한결같이 다 개성있고 예뻤다는것.
예쁜 사람들만 모이라고 한 것도 아닐텐데..
어쩌면 그렇게 매력있던지...
아슈님, 나뭇잎님, 반시님, 눈별님, 보라빛,
딩굴 딩굴님..
제가 애를 낳고 얻은 특유의 건망증으로 기억못하는 부분..
어머니가 성에를 읽었다고 이야기하신 분이
반시님이신가요?
제가 좋아하는 단발머리에 고혹적인 눈매를 가지신 분.
조용히 앉아계시다가 어떤 이야기든 해보라는 선생님의 질문을 받고
조용히 천천히 조근 조근 조목 조목 이야기하시던 분..
예쁜 여자는 여자가 봐도 즐겁습니다.
그리고 사람하나님..
선생님이 사주나 관상도 잘 보신다는 것은
신문에 난 기사를 봐서도 잘 알고 있겠구요.
평생 '신화'처럼 부적처럼 지녀도 될 힘이 될 말 한마디 들으셨지요?
부자로 돈 많이 벌고 잘 사시겠다는....
부탁하건데 돈 많이 벌고 잘 살게되면
후세의 달팽이들을 위해서 뜻깊은 일을 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덕담한마디..
존경받는 부자되세요. ^^
그리고 진영님.
처음 나간 저보다도 더 어색하고 쑥스러운 모습으로 선생님과
가장 멀리 앉아계셨지요.
그 어색함을 보면서 여자를 사귈때도 아마도 같지 않을까 라는
같잖은 생각을 했답니다. 아니길 바라구요.
좋은 여자친구사귀길 바라고
성에 꼭 다 읽으시길 축원합니다. ^^
아고..길다..
참...화통한 윈디님
개인적으로 펑퍼짐하게 아줌마 수다를 떨 수 있는 유일한 분이셨는데
여러가지 제약상 아쉬웠구요.
다음기회에 못다한 수다를 열정적으로 풀자라는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르테미스님 못 만나서 무척 아쉬웠구요.
그 아쉬움을 후기를 길게 쓰는 걸로 풀고 있습니다. ^^
첫댓글 단발머리에 고혹적인 눈매를 가지신 분은, 달팽이 모임에서 가장 막내인 딩굴딩굴 이에요. ^^*
아..정모 사진 보고 알았답니다. 고치려고 했더니 벌써 꼬릿말을...^^
신화의 힘, 사봐야겠어요. 캐나다에 있을 때, 몇번이나 사려구 했었는데,,,많이 망설였거든요. 신화사진들이 쭉 실려있는 큰싸이즈 책을살까, 그냥 책을 살까,,아무거나도 좋으니 사둘껄 그랬나봐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 전에, 속으로 절대적으로 여자가 더 많이 사랑해요..라고 속삭였었는데, 9배 얘기를 하시어 다시한번 고개를 끄덕임... 앗~ 선생님을 흠모하는 농장의 눈빛을 간파하셨군요... ㅋㅋㅋㅋ
반시가 올해도 모자를 썼으면 기억을 잘 하려나, 모두 딩굴딩굴님과 혼동 한번 뵈었던 언니도 착각을 하시니 ㅎㅎㅎ 신화의 힘은 돈 땜에 벼르고만 있는 책인데 꼭 사야겠네요
해인님 글 읽으니까 님들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듯해요. 괴테가 <파우스트>에서 이런 말을 했다지요?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 저는 요즘 그 말이 진리인 듯 여겨집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져...사진보고 카페에 들이신것도 아닌데..우쩜글케 이쁘신쥐...제가 커트라인에 점 못미치기는 하지만 씩씩하게는 생겼답니다 -.-:; 생각의 어느한 부분이 맞닿아서 만난 우리들..그 공통점이 우리를, 그리고 나를 참 많이 기쁘게 했던 부분입니다.
저예요 ㅋ (생뚱맞죠??) -.-+
아마가 맞습니다. -_-;; 그래서 곤란하게 세월만 축내고 있죠. 어여 고쳐야 할텐데요. 다음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
장문의 후기, 엄청 좋아한답니다. ^^ 루이제에서 뵌 모든 분들, 겨울이라 그런지 다소 차가워보인 일산이라는 도시, 돈 많은 도시구나~ 연신 감탄했던 호수 공원.. 모두모두 반갑고 신났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여자가 아홉 배쯤 더 좋아하지요." 그런것이었군요! 그런데 남자가 아홉배쯤 더 여자를 필요로 하지 않나요? ^^;
남자는 평~~~~~~~생 여자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것같아요. 심적으로도 엄마의 지지를 원하는 것같구... 하여간 별루 독립적이지는 않다는게 저의 생각인데...히히 나 돌맞을라나여????????????
포도농장님.절대적으로 여자가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을 체험하셨다니 님의사랑이야기가 무척 궁금합니다. ^^
해인님, 살짝 알려드릴까요? ㅎㅎㅎ 더 옳은 결론은, 모든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사실은 이기적이라는 겁니다. 상대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는 이는, 제가 보기엔,,없는것 같아요. 나만 오로지 이기적인 사랑을 했을뿐이라는 결론이 될지도 모르지만.. ㅋㅋㅋ
저를 위해서 모든걸 다 내줬던 친구가 있었어요. 늘 미안하고 고마웠는데 시간이 한참 지난후에 그러더라구요. 그런 마음 가질 필요없다고. 저를 위해서 준게 아니라 자기를 위해서 저한테 준거라구요. 그래도 늘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겠지만,,,뭔가, 조금씩 선명해지네요.
흠..
괴테가 했다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남자의 사랑한다는 "사랑한다, 지금은..." 이고 여자의 사랑한다는 "사랑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한..."이라는디요.. 아 모랄까...사랑에 대해서 별루 진실을 알고 싶지않은 windy 임니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