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의 시작이 바쁘더니만 일주일이 더불어 휙휙 지나가고
벌써 토요일이 되어버렸다.
나이가 들면 제 나이 만큼 세월의 속도가 오른다고 하더니만 참말 인 게다.
그러나 이번 주간은 괜한 바쁨이 아니요 헛됨 없는 알찬 일정을 보내게 되었고
새로운 한 해의 조짐이 괜찮아 보이는 바쁨이니 개인적으로 흐뭇하다.
와중에 간만에 천안의 지인을 만나러 가면서 가까운 거리지만 운전하지 않고 버스로 이동을 하였다.
그 지인이 터미널로 마중을 나오겠다는 의사를 전하기도 했고
실제로는 변해버린 천안을 눈으로 찬찬히 들여다 보고 그 변모에 대한 소회 정도를 갖고 싶었지만
한참 만에 찾은 천안은 이미 거대 도시로서 자리매김을 하였고 도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만큼 변화를 가졌다.
도처에 들어선 아파트 군단이 그러하고 바쁘게 돌아치는 사람들의 발길이 그러하고
불경기라 불리며 서민경제가 밑바닥으로 추락하며 곤두박질 치는 와중이라는 소식이 팽배한 가운데
천안의 모 백화점과 거리거리에서 만나진 사람들과 터미널에서 보여지는 사람들의 모습은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던지 말던지 나와는 상관이 없소이다 로 보인다.
촌티를 벗어난 신도시의 느낌이 그러할까?
적어도 시골스럽던 천안의 느낌은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사람들의 때깔도 달라져 순하고 착하다 에서
영악하고 세련되어진 모습으로 변모를 하였으니 환경이 주는 영향력을 무시 할 수는 없겠다.
차를 타고 스윽 천안을 거쳐 돌아나가며 보여지던 양상과 거리를 거닐며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과의 이질감.
보여지던 것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이다.
그러게 무엇이든지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가장 합당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천안의 인상이 달라졌다는 것은 미래지향적으로 보자면 고무적이기도 하고
행복지수가 높아보이기도 하겠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니 그것은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요
천안시민들이 감당할 몫이니 이쯤에서 인상기를 마치고 본랙 목적인 중국집 티앤란-천연이라는 중국말- 이야기를 해본다.
터미널에 내려 지인을 기다리는 동안 머릿 속으로는 간만에 천안엘 왔으니 한 끼 식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볼까 싶어 예전에 즐겨 찾던 아웃백이 좋을까, 새로 생겼다는 태국 음식점을 갈까 점심 궁리를 해보았다.
헌데 지인은 외식을 좋아하지 않은 탓에 천안살이 8년이 지나도록 아는 음식점이 별로 없단다...헐.
그리하여 웬만하면 첨가물을 넣지 않은 음식점으로 알아서 모셔주시라는 말로 점심 한 끼에 대한
상승치 기대감을 내려 버리고 그녀가 추천하는 MSG무첨가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찾아들었다.
다른 곳을 거부하고 찾았던 지라 과연 얼마나 입맛에 맞으까 염려되었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소개한 그녀의 부연 설명에 의하면 모 티비에서 소개하기로는 전국에서 단 한 곳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중국집이라는 것이었다.
그녀 역시 집밥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인지라 바깥 음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집 근처에
방송에서 소개된 참한 중국집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주에 한 번 찾아들엇을 뿐인데 괜찮았다 라는 것이었다.
해서 찾아간 곳이 소박하고 아담하며 정갈한 "티엔란 043 557 1182"이었고 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둘러보니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자세가 또 남다르다.
어느 누구도 시끄럽게 부산을 떨지 않으며 음식을 먹고 분위기가 차분한 것이 일단은 합격인데
그녀가 추천한 꽃 탕수육을 보는 순간에는 기본적으로 고정되어진 개념을 깬 탕수육의 변신이 눈에 들어왔다.
손가락 굵기의 고이에 깔끔한 기름에 튀겨졌을 튀김옷의 꽃모양새가 그러하고 생각의 반전이 깃들인 끼얹은 소스가 또 깬다.
대부분 온갖 야채들로 소스가 만들어져 끼얹어 나온다면 깔끔함 그 자체로 나오는 탕수육이 반전이요
들깨 국물로 만들어진 짬뽕의 맛은 절로 개운함을 선사하니 매운 국물의 옆 테이블을 보자니
그들도 표정으로 보아서는 만족감으로 보이나 먹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어쨋든 볶음밥은 여느 중국집과 별반 달라보이지는 않지만 일단은 첨가물이 없어 일반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맹숭맹숭 할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퍽퍽하였어도 먹을만 했으나 강추는 하지 않겠다.
암튼 다른 것은 죄다 섭렵하지 못하였으니 알 길이 없도 여타한 테이블의 많은 사람들이 꽃탕수육을 기본으로
식탁에 올리는 것으로 보아 가장 추천할 만한 음식이 되겠고 들깨 짬뽕 역시 해산물의 넉넉함과 더불어 어우러졌음이니
깔끔한 맛으로 즐기는 한 끼 식사가 다른 곳을 희망하며 한껏 높였던 기대치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 둘이서 세 가지 음식을 탐닉하였어도 사브작 사브작 죄다 먹었다는 것은
나름 먹을만 했다는 것이니 덕분에 끼니의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다는 말일 터
궁금하시면 실제로 왕림하여 보시라.
기본적으로 정갈한 느낌이 들고 단무지 대신 나오는 우리네 전통 무우절임이 또 입맛을 돋으고
식당에 가서는 절대 김치를 먹지 않는 쥔장이 김치를 먹었다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아무래도 별 맛이 안들어간 별 맛이 김치에 있었다는 것 쯤은 눈치채셨을 것이다.
좌우지간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쥔장으로서는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었으나 일단 물이 켜지 않는 것으로 보아
기본을 넘어섰다는 말이 되겠고 꽃탕수육의 상긱을 넘어버린 등장에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저러나 직접 먹어봐야 알 일이니 괸심있는 사람들은 시간을 내어 달려가 먹어 볼일이 되시겠다지만
티비에 무첨가물 중국집으로 나왔다고 해서 바글바글 넘치는 발길은 아니니
순서를 기다려야 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시겠다.
이후로는 장소를 옮겨 길고 긴 수다 삼매경, 간만에 만나는 회포를 풀고 돌아서 나오는데
아차, 천안에 살고 있는 지인들에게 전화 한 통을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겨졌다는 말씀이지만
어쩌겠는가 요즘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가 싫어지니 말이다.
웬만하면 하나씩 일을 보려고 하지만 더러는 몇 탕을 뛰어야 할 때도 있긴 하다.
그렇게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 할 즈음 발길을 놓은 지인과 밤 늦도록 차를 마시며 늦은 밤 수다로 하루를 마감하고
뒤늦게 올려다 본 하늘에 봉름이 막 지난 참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뿌였다.
미세 먼지 탓이다....중국 사람들은 어찌 사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첫댓글 스마트폰 메시지 코너에 메모해 두었네요. 천안가면 가볼 양으로~!
중국집이 그런곳이 있다니~? 겸사겸사 가 볼 마음이 생기네요~! ^ ^
쥔장의 행보가 다양해 지니 곁에서 얻어걸리는 것이 있네요. ㅎㅎㅎ
입맛이 각자 다를 일이니 참조하시길. 입에 쩍쩍 달라붓는 감칠 맛은 없어도 좋았다는 것.
나도 조미료 안들어 간 음식을 선호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