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 5세션]나의 살던 북한은
탈북자들 "대기업 임원돼도 생계 불가능… 춤 과외로 쌀 400kg 살 돈 벌어"
평양 거주 경험이 있는 재미교포 작가 수키 김씨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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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나의 살던 북한은' 세션에서는 엘리트 출신 탈북자 2명과 평양 거주 경험이 있는 재미교포 작가 수키 김씨가 연사로 나와 북한의 실상을 전했다. 2011년 탈북한 A씨는 "17살에 군복무를 시작해 25년 걸려 대형 기업연합소(우리의 대기업) 임원 자리까지 올랐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며 "한달 월급이 4500원(북한 원화)으로 쌀 1.5kg밖에 살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한 가족이 한달 생활을 하려면 최소 50만원이 필요해 아내가 장마당에 나가서 돈을 벌었다고 했다. 그는 "국가에서 주는 월급으론 도저히 살아갈 수 없었다"며 "북한 사회에는 희망이 없어 탈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에서는 자본주의의 나쁜 점에 대해서만 교육받았는데, 실제로 와보니 자기가 능력이 있어 일할 수 있으면 거기에 따른 보수가 따른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19일 신라호텔에서 제6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가 열렸다.'나의 살던 북한은' 세션이 열렸다. 수키 김이 6개월간 북한에서 체류했던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
북한에서 유명한 무용가 집안이었다는 B씨는 “북한에선 매달 김일성 탄생일, 김정일 탄생일 같은 명절이 있다”며 “주민들은 한달에 한번 명절마다 어렵게 모은 돈을 모두 털어 가족들과 놀러간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명절은 매달 하루씩 있는 스트레스 해소구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에 춤바람이 불어 몰래 춤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았다”며 “춤 과외로 한 사람당 한 달에 14만원(북한 원화)씩 받았다. 많이 벌 땐 한달에 120만원도 벌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돈 14만원은 쌀 40kg을 살 수 있는 돈이라고 했다. 평양 과학기술대학교에서 6개월간 영어 교사로 지낸 경험을 담아 ‘평양의 영어 선생님’을 쓴 수키 김씨는 “북한 아이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진실은 아이들을 처형의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내 어디에 있든 누군가 감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혼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세뇌 교육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거짓말을 수시로 했고, 논리적 사고 능력을 가르치는 것도 어려웠다고 했다. 이날 세션 사회를 맡은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요약하자면 ‘시장’과 ‘양극화’”라며 “북한은 앞으로 경제 성장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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