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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다해 9월29일 목요일
[(백)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수도회] 이름 없는 천사들의 사랑의 축제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 제1독서 다니 7,9-10.13-14
† 복음 요한 1,47-51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 말씀은 ‘야곱의 사다리’를 연상시킵니다(창세 28,12).
야곱은 자신을 죽이려는 형 에사우를 피해 도망가는 길에 베텔에서
꿈을 꾸게 됩니다. 야곱은 하늘이 열려 있고 천사들이 하늘과 땅을
잇는 층계를 오르내리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그는 천사들의 층계를
통해 하느님의 집에 이르는 길, 하늘의 문을 발견합니다.
하느님과 인간을 잇는 유일한 통로는 그리스도이십니다. 십자가에
오르신 그리스도께서는 야곱의 꿈을 충만하게 완성시키십니다.
우리가 지는 십자가들은 하늘과 땅을 잇는 층계가 되어 그리스도의
온전한 인간성에 도달시킵니다. 역경과 위험 가운데 하늘 나라로
순례하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 층계를 한 걸음씩 올라가게
도와주는 존재, 하느님의 집에 도달하게 인도하는 존재가
천사들입니다.
우리를 도와주는 많은 천사 가운데 대표적인 세 천사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라고 부릅니다. 천사는 보이지 않는
존재이므로 그들이 맡은 임무에 따라 이름을 붙입니다. ‘하느님의
힘’으로 국가를 수호하는 대천사가 성 미카엘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분’으로 예언의 뜻을 알려 주는 대천사가
성 가브리엘입니다. ‘하느님의 치유’로 우리를 살려 주고 안내하는
대천사가 성 라파엘입니다.
하늘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천사들에게 우리를 보살펴 주시도록
전구하여 하늘의 문에 도달하도록 합시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
- 매일 미사 -
◈ [인천] 세상에 사랑을 전하는 대 천사
2016년 다해 9월29일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제1독서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7,9-10.13-14
<또는 묵시 12,7-12ㄱ>
복음
"너희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7-51
부모의 사랑을 가장 큰 사랑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맞는 것
같습니까? 실제로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바라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저 고생하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뿐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종종 자녀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신부님, 제가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아세요? 그렇게 집이
어려웠는데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공부 다 시키고, 필요한 것은 다
사주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부모를 만나러 오지도 않아요.
어쩌면 이럴 수가 있지요?”
괘씸한 자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부모 역시 문제가 하나도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부모의 말에는 ‘내가 이렇게 애를
썼으니, 너도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겠냐?’라는
의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았던 순수한
사랑보다는 보상받으려는 사랑이 생긴 것입니다. 물론 인간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어렸을 때에 단순히
의무감이 아니라, 키우는 재미 그 자체에 집중했다면 어떠했을까요?
부모를 찾아오지 않는 것이 서운하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냥 독립해서 가정을 잘 꾸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순수한 사랑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순수성이 사라질 때에 미움과
다툼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지요.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이 바로 이렇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이었습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죄에 물들어 있는 우리를 향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면서 꾸짖지 않으십니다. 계속해서 기회를
주시고 함께 하면서 응원해주십니다.
오늘은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입니다.
대천사는 중대한 사건을 전하는 이들이지요. 미카엘은 요한
묵시록에 나오듯이 우리의 원수와 싸우도록 파견되어, 우리들이
악을 멀리해야 함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동정 마리아에게
가브리엘이 파견되어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전했으며, 라파엘
천사는 토비아의 눈을 고쳐주어서 하느님의 치유를 전해주었습니다.
대천사들이 전하는 중요한 사명들은 바로 인간을 위한 한 없는
사랑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님의 사랑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주님의 사랑을 본받고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어떤 보상을 원하는 삶이 아니라,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으로 나의 이웃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억울함이나 서운함을 단 한 번도 체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도 억울하게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는 것을
기억할 때, 우리의 억울함과 서운함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억울함과 서운함을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안에서 느끼는 기쁨과 사랑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역시
대천사의 임무처럼 세상에 사랑을 전하는 또 다른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회복이란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나와 새로운
관계를 잘 맺는 것이다(기시미 이치로).
대천사들입니다.
약점
미국 휴스턴 대학의 사회복지학 연구원인 브레네 브라운 교수는
10년간 자신의 약점을 없애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요. 그녀는 너무나 참담한
마음으로 자료를 정리하다가 우연히 약점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약점을 드러내는
용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 모든 자신의 취약성과 수치심에 귀를 기울이라.”
이렇게 귀를 기울이면서 자기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안정적이고 마음이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점이 있는 내 자신 역시 분명히 나인데 왜 그런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까요? 이렇게 약점을 드러내는
용기 있는 사람만이 지금의 삶을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TED 강연 중인 브레네 브라운 교수.
- 인천교구 갑곶 성지 조명연 마태오 신부 -
◈ [수도회] 이름 없는 천사들의 사랑의 축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2016년 다해 9월29일 목요일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 요한 1,47-51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 1,51)
이름 없는 천사들의 사랑의 축제
교회는 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와 제1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천사들의 존재를 믿을 교리로 선언하였습니다. 그 핵심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감각의 대상인 세상뿐 아니라
감각을 초월하는 영의 세계와 영적 존재도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천사는 지성과 의지를 지닌 순수 영적인 존재로서 하느님의 인간을
향한 사랑과 구원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천사들은
하느님께 봉사하고(다니 7,9-10.13-14), 교회가 악의 세력에 맞서
펼치는 싸움에 간여하며(묵시 12,7-12ㄱ),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도록 도와줍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외에 그 어떤 존재도 할 수 없음을 보여주시려고
강력한 행위를 취하실 때에 파견되는 미카엘 대천사는 천상 군대의
우두머리로서 종말의 큰 싸움에서 사탄에게 승리합니다
(묵시 12,7 이하). 가브리엘 대천사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
(루카 1,11-17)과 예수님의 탄생(1,26-38)을 알립니다. 라파엘
대천사는 눈먼 토비아를 치유해줍니다.
나보다 더 나를 더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존재와
보이시 않는 영적 존재를 통하여 끊임없이 사랑을 보여주시고
당신의 선을 거저 건네주시며 매순간 나를 지켜주십니다. 이런
사랑의 손길을 알아차리고 감사드리며 우리 또한 누군가의 천사가
되어야겠습니다.
하느님의 지혜를 깨닫도록 말씀을 전해주는 천사, 말할 수 없는
고민과 번민 중에 있을 때 사랑으로 들어주는 귀가 되어주는 천사,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는 이 없는 절대 고독의 순간 가만히 손을
잡아주는 위로의 천사, 모두가 나를 버리고 떠나버려도 끝까지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천사, 불의하고 억울한 일을 당할 때 내편이
되어주는 천사, 절망의 어둠속을 헤맬 때 희망을 불러일으켜주는
천사. 서로가 서로에게 이런 천사가 되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인생에 그런 천사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겠지요. 그런 천사는 나이나 성별, 지식과 재산, 신앙의
연륜이나 신분의 차이 그 어떤 것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저
그렇게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생의 의미와 희망을
발견하며, 하느님을 회상하도록 도움을 주는 존재이면 충분합니다.
누군가의 천사가 되어주려면 먼저 하느님의 사랑에 깊이 젖어들고,
그분의 진리를 깨달으며, 열린 마음과 관대함,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넉넉함과 영의 정신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매번 완벽하게 하느님의 사람이 될 수는 없겠지요. 그러기에
부족하지만 그래도 보잘것없음을 인정하면서 주님께서 주신 선과
사랑을 건넬 필요가 있습니다.
천사가 영적 존재이듯이 우리 또한 천사의 역할을 드러내놓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의 처지를
헤아리며 기도해주고, 시대의 아픔에 한마음으로 동참하며, 말없이
선행을 하고, 다른 이를 위해 배려하는 ‘말없는 천사’, ‘이름 없는
천사’야말로 참으로 아름다운 존재가 아닐까요?
드러내지 않고 사랑을 행하고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이름 없는
천사들’이 늘어날수록 이 세상은 밝아지고, 하느님으로 인해
신명나는 사랑의 축제를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각자
누군가의 천사가 되어주도록 힘쓰고, 또 나도 모르게 기도해주고
염려해주고 배려해주는 나의 이름 없는 천사를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드려야겠습니다.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
◈ [수도회] 알타반의 말씀사랑
2016년 다해 9월29일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요한 1,51)
여러분은 천사를 본 적이 있나요?
악마는요? 아마 없겠지요.
그러나 천사같은 사람, 악마같은 사람은 보거나 들은 적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천사같은 사람인가요?
아니면 악마같은 사람인가요?
그야 물론 천사같은 사람이지만
가끔은 내 속에 있는 악마같은 모습도 보게 되지요.
미카엘 대천사는 하느님의 권능을 드러내고
가브리엘 천사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라파엘 천사는 하느님의 위로와 치유를 뜻한답니다.
그러니 우리가 우리의 힘보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고
인간의 지혜보다 하느님의 뜻을 찾으려 하고
하느님의 위로를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 노력한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천사가 됩니다.
반대로 우리의 힘에만 의존하고 인간적 지혜만 찾고
남을 무시하고 짓밟기만 한다면 우리는 악마의 자식이 되고 맙니다.
오늘 천사이신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천사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짐으로서
세상이 더욱 하느님 나라다워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천사 여러분, 축일 축하드립니다.
- 프란치스코회 성심원 원장 오상선 바오로 신부 -
◈ [서울]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2016년 다해 9월29일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너희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요한 1,47-51
저는 세례명이 ‘가브리엘’입니다. 오늘이 축일입니다. 유아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제가 정하지는 않았지만 저의 세례명을 좋아합니다.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고, 요셉에게도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가브리엘의 이야기를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였고,
구원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주변을 보면 천사와 같은 분들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분들입니다. 지난 화요일에 대전 가톨릭 대학교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부제님들이 강의를 부탁하였기 때문입니다. 서울역에서
전의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였습니다. 조치원에서 천안,
천안에서 서울로 오는 기차표도 예매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난처한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제가 가는 날, 철도 노조에서 파업을
시작하였고, 제가 예매한 기차는 운행이 중지되었습니다. 대전까지
가는 길이 멀기도 하고, 길이 막힐 것 같아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천사처럼 버스를 예매 해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한
세상입니다. 인터넷으로 조치원 가는 버스를 예매하였고, 스마트
폰으로 버스표를 전송해 주었습니다. 저는 덕분에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합니다. 눈은 외부의 사물을 보기도 하지만,
눈은 내 마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믿음의 눈, 사랑의 눈, 희망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고, 즐겁습니다. 하지만 시기의
눈, 증오의 눈, 불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온통 회색 빛깔로
보이게 됩니다. 우리의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것들을 볼 수 없습니다. 그것들은 있지만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눈이 아무리 좋아도 빛이 없으면 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들은 빛에 의해서 반사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보면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카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목적지가 같은 분들을 연락해서
승용차를 함께 이용하는 나눔입니다. 연말연시에는 사랑의 나눔이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돼지 저금통을 가져오기도 하고, 군인들도,
기업체를 운영하는 분들도 이웃을 위한 나눔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평생을 모은 재산을 기꺼이 신학교를 위해서 기부하신
분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나눔이 더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치를 해도
함께 나누고, 잔치가 있으면 이웃을 초대하였습니다. 누군가
돌아가시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신 분의 장례를 위해 함께
수고하였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예전에 농경시대에 있었던 방식의
나눔이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바쁘고 분주한
현대사회에 살면서도 나눔의 아름다운 모습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천사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서울 대교구 성소 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 [수원]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남이 나보다 잘 되는 걸 기뻐해 주는 사람이 천사
2016년 다해 9월29일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었다. >
독서: 다니엘 7,9-10.13-14
남이 나보다 잘 되는 걸 기뻐해 주는 사람이 천사
어느 한적한 마을의 숲속에 우주선이 나타납니다. 우주선에서 내린
외계인들은 지구의 각종 표본들을 채취하던 중 인간들이 나타나자
서둘러 지구를 떠나는데, 그 와중에 뒤쳐진 한 외계인만 홀로 남게
됩니다. 방황하던 그 외계인은 한 가정집에 숨어들고, 그 집 꼬마
엘리어트와 만나게 됩니다. 엘리어트는 외계인에게
E.T.(Extra-Terrestrial)란 칭호를 붙여주고 형 마이클과 여동생
거티에게 E.T.의 존재를 밝힙니다. 그때부터 삼남매는 엄마의 눈을
속인 채 집안에서 몰래 E.T.를 돌봐줍니다.
어느새 아이들과 E.T.사이엔 끈끈한 정이 생기고, 특히 엘리어트는
E.T.와 텔레파시로 교감할 정도로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E.T.덕에
분열되었던 가족이 다시 하나가 됩니다. 그러나 E.T.는 자신의 별로
돌아가야 할 몸. 그는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집안의 잡동사니로
자신의 별과 교신할 통신장비를 만듭니다. 그리고 할로윈 축제를
이용해, 우주선이 착륙했던 숲속으로 가서 그곳에 통신장비를
설치하지만, 그만 체력의 급격한 소모로 탈진 상태에 빠집니다.
특이한 점은 E.T.가 아플 땐 엘리어트도 함께 아프다는 것.
엘리어트와 E.T.가 빈사상태에 빠졌을 때, 그동안 이 집을
조사해오던 항공 우주국 직원들이 들이닥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눈을 피해 자전거를 타고 E.T.를 숲속으로 피신시킵니다. 숲에는
E.T.의 메세지를 듣고 온 우주선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물의 배웅을 받으며 E.T.는 지구를 떠납니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어트와 E.T.가 작별인사를 하는데,
엘리어트가 눈물을 흘리자 E.T.의 심장이 뜨거워지며 “아프다
(OUCH!)”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엘리어트도 “아프다(OUCH!)”
라고 화답합니다. 우리나라 유명한 드라마 대사인
“아프냐?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뭐 이런 식의 말입니다.
이 영화는 스필버그가 이혼가정에서 태어나서 자신의 아픔을 이
세상을 넘어선 누군가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일종의
자기치유를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아픔을
알아주고 자신이 잘 되기를 기도해주는 누군가를 아주 처음부터
원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오늘 세 대천사를 기리는 축일인데,
천사들이 아마도 우리 곁에서 그런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천사는 주님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이 주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인간이 하느님께 다가가면 천사는
인간보다 더 낮은 존재가 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것이고 천사들은 종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싫어서 뛰쳐나간
천사들이 사탄과 그의 졸개들입니다. 따라서 천사는 남이 자신보다
잘 되는 것을 기뻐할 줄 아는 본성을 지녔습니다. 사탄은 반대로
인간의 지위가 자신들보다 높아지는 것을 질투하여 끌어내리려
합니다. 하느님은 누군가를 자신들 위로 들어 높일 줄 아는 이들만
당신의 도구로 사용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무언가 저보다 잘 하는 이를 보면 질투가
마음속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운동회 때 몸이 안 좋게
태어난 친구의 손을 잡고 모두가 꼴찌가 되려고 함께 걸어 들어오는
아름다운 사진을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도 아닌
척은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 저보다 강론을 더 잘한다거나 운동을
더 잘하는 모습을 보면 질투가 서서히 올라옴을 느낍니다. 사제가
되어서까지도 그런 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니 참 창피합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자신 위로 높이는 것인데 질투는 어떤 누구도
자신보다 더 높아지는 꼴을 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한 것은 어찌 보면 예수님과 경쟁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천사의 마음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요? 자신이 진정
천국에서 가장 못난 사람이고 그런 자신을 천국에 올려주시는
주님께 무한 감사를 드릴 수 있는 겸손함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남이 슬플 때 울어주는 사람보다 기쁠 때 함께 기뻐해 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이 나보다 잘 되는 것을
기뻐해줍시다.
또한 나의 행복이 너의 행복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합니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또 다른 나인 상대가
행복해져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행복하게 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것은 궁극적으로는 당신의 행복도 우리의 행복에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부모가 자녀가 아픈 것을 보고 혼자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사랑은 타인의 행복이 나의 행복인
것입니다. 따라서 천사들은 아직도 우리 곁에서 우리가 자신들보다
높아지기를 기도하고 지켜주고 있습니다. 천사들도 우리 옆에서
우리가 자신들의 모습이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 수원 교구 영성관 관장 전삼용 요셉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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