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길에서
서문곤
바람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어디로 가는지 약속도 없다.
자연이 빚은 자유로움이 한껏 널린 들판
혼자가 된 자리
바람만이 곁을 감싸고 있다.
누군가 외로운 걸음도 모이면 길이 된다기에
바람을 따라서 간다.
심술이 난 바람이
제자리를 맴돌면 따라서 돌다가
멀리 달아나면
어지러이 널린 발자국을 남겨두고 따라간다.
그렇게
그렇게 가다가 힘들고 지치면
길 잃은 햇살이 머문 자리에 앉아
구름을 벗 삼아 바람이 가는 길을 본다.
이 길 위에 서면
과거도 미래도 바람에 흩어져 버리고
슬픔도 기쁨도 바람길에 모두 실어 보내고 나면
텅 빈 마음뿐,
바람은 묻지 않는다.
어디로 가는지.
왜 따라오는지. 묻지 않으니
나도 말없이 바람을 따라서 걷는다.
카페 게시글
*11*커피향문학/자작
바람의 길에서
세오
추천 0
조회 15
25.05.23 12:4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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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세오님
잘보았습니다
윤주도
오늘 말없이 바람을 따라서 걸었어요
비날이라
우산을 받쳤더니
또 바람도 우산속으로 슬며시 들어와
함께 하자고 손을 잡았어요
감사합니다.
오늘은 날싸가 뜨겁고 좋아
그늘을 찾아 걸었답니다.
휴일 좋은 시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