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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가시죠.”
나는 대단히 훌륭한 결정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사실 내 맘대로 찍은 거다.
“좋아. 그럼,” 포그 씨가 선언했다.
“출발하세.”
포그 씨와 나는 비행선에 숨어들기 위해 간단한 계획을 고안했다. 우리는 보급품이 실린 나무 상자들 속으로 몸을 끼워 넣었다. 이제 우리가 무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에 실려서 이곳을 뜨게 될 터였다.
진입에 성공한 나는, 좁아서 답답할 수는 있지만 따뜻한 은신처를 보일러실 근처에서 찾아냈다. 비행선이 밧줄을 풀고 이륙하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한번, 출발이다!
과연 계획이 성공할까요?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요?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잠에서 깼다. 우리가 숨은 방문을 누군가가 밖에서 마구 두들기고 있었다.
“좋은 말할 때 나오시오!”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있다는 것 이미 다 알고 있으니!”
나는 주인님에게 경고의 눈짓을 보낸 후 입을 다물고 기다렸다. 밖에서 큰 한숨이 나더니, 목소리가 이어졌다.
“걱정 마요. 우리와 있으면 안전하니까.”
그러자 포그 씨가 직접 나서서 문을 열었다. 한 네네츠 족 중년 여성이 소수의 경비원을 대동하고 앞에 서 있었다.
“선장 아인 바누이토(Ain Vanuito)라고 합니다.”
여자가 생긋 웃자, 검은 눈동자가 반짝였다.
“제 아름다운 비행선에 타신 두 분.”
“정말이지 경이로운 배입니다!”
나는 그의 말에 동의했다. 비록 밀항자가 하는 말이라 해도, 모든 선장이란 자신의 비행선을 향한 찬사에 약해지는 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죠?”
바누이토 선장은 한숨을 쉬었다.
“우리가 지은 배 중 가장 공기역학적 설계가 뛰어난 친구지요.”
“코수이툭에서 설계한 건가요?” 내가 물었다.
“극권 전통 공학 기술의 훌륭한 소산이죠!”
그는 격벽을 툭툭 치면서 동의했다.
나는 갖고 있는 용기를 모조리 짜냈다.
“저희를 코수이툭으로 돌려보내실 겁니까?”
그러자 선장이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말했다.
“우리는 캐나다의 개스타운으로 갑니다. 경로를 변경할 이유는 모르겠는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당연히 없죠, 선장!”
나는 열렬히 외쳤다. 입이 찢어져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음, 가스타운이라. 좋지.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자이로콥터가 있다더군.”
포그 씨가 중얼거렸다.
“좋아요.”
선장이 기운찬 목소리로 이어갔다.
“적합한 선실과 음식을 제공하겠습니다. 오늘 밤은 물개고기구이죠. 우리 조리장이 물개로 만드는 최고의 걸작입니다.”
밤이 되고, 나는 우리가 회중시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점이 떠올랐다. 국제 날짜 변경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하루를 벌었다!
날짜 변경선을 넘는 게 맞나요? ??
하여간 이제 지긋지긋한 북극과 이별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캐나다 북서 준주가 나옵니다.
포그 씨 상태가 아직 썩 좋지는 않다 하시니, 관리해 드립니다. 이번 여행에는 신문 볼 여유가 하나도 없네요.
비행 둘째 날 밤, 선장이 아주 독한 증류주 한 병을 가져와서는 사람들에게 잔을 돌렸다. 한 모금 마셔 봤는데, 목구멍에 불이 나는 것 같았다. 마치 머리통이 한 번 박살 났다가 후다닥 재조립되는 느낌이랄까? 내 혀는 완전히 감각을 잃었다. 다행인지도 모르겠군.
“무진장 세네!”
나는 기침을 해 댔고, 사람들은 나에게 손뼉을 치고 휘파람을 불었다.
“그런데,” 몇 잔 마셨겠다, 서로 우애도 깊어진 듯하고 분위기도 풀린 틈을 타서 나는 선장에게 물었다.
“왜 우리가 빠져나갈 수 있게 돕는 겁니까?”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니까?”
선장이 눈썹을 씰룩였다.
“나는 의회가 더 열린 마음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저들은 너무 조심스럽고, 너무 겁이 많아요. 도시를 천년만년 비밀로 숨기려 하는 자들이니.”
“하지만 만약 우리가 탈출해서…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나는 말을 질질 끌었다.
선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들은 그냥 무시하고 넘기기에는 너무 큰 위협이죠. 틀림없이 의회가 지금쯤이면 당신네가 달아났다는 사실을 알아냈을 거요. 우리 진보 동맹은 이제 은둔을 끝내자고 끝까지 밀어붙일 겁니다.”
갑자기 승무원 두 명이 떠들썩하게 싸우는 소리가 나서 대화는 끊겼다. 선장은 양해를 구하고는 두 범인의 머리를 붙잡아 서로 박치기를 하게 했다.
DAY 37
푸르스름한 캐나다 해안선의 윤곽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우리는 관측창으로 이끌려 갔다. 개스타운의 첫 정착지가 노란 불빛으로 물들고, 기관에서 뿜어 나오는 증기가 마을을 덮고 있었다.
“개스타운은 어떤 곳인가요?”
나는 근처에 있던 승무원에게 물었다.
“주정뱅이하고 모피상이 바글바글한 곳이죠.”
그가 말했다.
“우리가 그치들과 할 일은 거의 없어요. 당신도 그러는 게 좋을 거라고, 내 충고합니다.”
배가 부드럽게 정박하고 밧줄을 매었다. 우리는 이 사랑스럽고 축복받은 땅으로 하선했다.
“행운을 빕니다, 파스파르투!” 다시 떠나면서 바누이토 선장이 우리를 불렀다.
“오늘로 당신들은 우리 북극 사람들에게 크나큰 공헌을 한 거요!”
개스타운 GASTOWN
개스타운의 유명한 증기 시계입니다. 증기로 작동하는 최초의 시계라고 합니다. 문제는 실제 설립 연도가 20세기라 이 때는 없었을 거란 점이지만. 세계관이 이러니까 있어도 이상하진 않네요.
장에 들러 볼게요.
- 개시 잭 데이튼 (‘Gassy’ Jack Deighton) 살롱
이 주점이 있는 거리에 의회도 있고 중앙시장도 있는 모양이네요. 여러가지를 파는데, 스카프(16 파운드)와 고글(4 파운드 100 펜스)은 먼지를 막는 용도이고 철도원 모자(26 파운드)는 철도 세트입니다. 변장할 일이 있는 건지. 아코디언은 260 파운드인데 시카고, 오타와, 리자이나에서 고가이고, 목화는 62 파운드인데 시카고에서 비싸게 쳐 줍니다. 카드는...그냥 장난감입니다. 31 펜스밖에 안 돼요.
......
개스타운이라는 이름은 “수다쟁이” 잭 (“Gassy” Jack) 이라는 자 때문에 붙은 모양이다. 그는 요크셔(Yorkshire)의 증기선장이었는데 여기 와서 바 주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 바는 마을의 ‘술창고’로, 내륙에서 오는 벌목꾼과 어부를 비롯하여 교역하려 버라드 만(Burrard Inlet)으로 들어온 선원과 비행선 승무원에게 술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곳은 거칠고 무엇이든 곧바로 준비돼 나오는 곳으로, 나도 이곳에서 단순함과 알코올, 기쁨으로 가득한 마을 분위기를 즐기고 희열에 차서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축하했다.
나는 한 여자 벌목꾼과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는 말수가 적은 여인이었고, 그의 손가락은 보통보다 몇 개 적었다. 그는 맥주잔을 부여잡고 연거푸 마셔댔다.
이 마을에서 하나 호화로운 것이 있다면, 바로 증기열 분배 체계이다. 마을의 인도를 걷다 보면 쇠창살로 덮은 구멍에서 따뜻한 증기가 쉭쉭 올라온다. 게다가 매 정각이 되면 증기로 작동하는 시계가 호각을 울려 마을 사람들에게 때를 알려준다. 이 마을 사회의 진보를 알리는 기묘한 상징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수변로(Water Street)에 나란히 새로 건설된 캐나다 태평양 철도 차량기지이다.
개스타운은, 좋든 나쁘든, 확실히 현대적인 마을이다.
둘러 보는 사이 은행이 문을 닫았습니다. 가능한 길을 살펴봅니다.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자이로콥터는 알아봤나?”
“네, 정말 있는데, 내일 아침 여덟 시까지 가야 합니다.”
“그렇군. 캐나다 태평양 철도로 횡단하려면 오전 09시 발차라네. 캘거리, 리자이나, 위니펙까지 가는 열차인데…….”
“이제 어디로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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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주인님은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따듯한 남쪽 나라로! (따듯하지 않음)
ㅋㅋㅋㅋㅋ어째서입니까
기왕 이미 80일내 완주가 힘든거.캐나다 관광이나 해봅시다!
음. 캐나다 구경도 좋죠. 그리 갈 수 있을지..
남극! 남극! 남극!
ㅋㅋㅋ
선택지가 있는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볼걸 그랬네요 ㅋㅋ 무릇 여행은 한방에 멀리 가야지! 위니펙으로!
이 투표 시간이 가장 재미있습죠. 헤헤
투표하고 댓글 덕에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도 모르고 떡밥도 회수를 못해요 ㅋㅋㅋ
파스파르투! 적도를 넘는다! 준비해!
캐나다의 기세가 드셉니다. ㅋㅋ
내려가기 싫은 분들은 표를 던져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