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축구보는 기자입니다.
한일전에서 우리나라가 3:0으로 대참패를 당했는데요.
오늘은 우리나라가 공격 전술에 있어서 도대체 뭐가 문제였는지에 대해 다루는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이 날 한일전을 보면서 가장 분석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공격전개, 빌드업에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왜 어려움을 겪었냐? 그건 우리나라가 공격전개라고 볼 수 있을만한 장면들을 경기 내내 거의 만들어내질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후방에서 볼을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전개를 막기 위해 4-4-2 포메이션으로 위치한 것도 함께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원두재는 센터백들 사이에 위치하면서 투톱의 압박으로부터 숫자를 하나 늘려주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이런 형태 자체는 사실 크게 이상할 것이 없었습니다.
볼을 안전하게 소유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로 널리 쓰이고 있으니까요.
다만 이 경우 중미 하나를 수비수처럼 내린 것이기 때문에
중앙에 숫자가 하나 부족해진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벤투 감독은 후방에서부터의 짧은 패스를 통한 빌드업을 중시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죠.
따라서 우리나라 전개의 관건은 이 중원에서의 수적 열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되었습니다.
이 날 벤투 감독은 이강인 선수를 톱으로 세우면서 펄스나인처럼 활용하겠다고 했죠
저는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수미 하나를 센터백처럼 내려 3백처럼 만든 뒤 윙백들을 오버래핑 시킨다.
중원에는 다른 수미 하나와 공미 남태희,
거기에 펄스나인인 이강인까지 가담시킴으로써
2중미를 형성하고 있는 일본에게 수적우위를 취한다.
일본의 센터백들이 이 위치까지 올라와 도움을 주긴 힘들 것이니
윙어가 중원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럴 경우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윙백들을 통해 앞으로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꽤 그럴싸하지 않습니까?
이 방식은 현재 펄스나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맨시티의 그것과도 유사했습니다.
만약 정말 이런 방식이 나타났다면 저는 졌더라도 감탄의 박수를 쳤을 거에요
다시 현실로 돌아올 시간입니다.
일단 다시 이 형태만 봐도 방금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강인도 내려와 있지 않고 정우영도 중원보다는 측면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데요.
따라서 중원에는 남태희 하나만이 덜렁 놓여있는 형세입니다
경기 모든 장면에서 이런 것은 아니고
정우영이나 원두재 둘 중 하나가 중원에 함께 가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봤자 2:2라 수적 우위를 형성하지는 못했고
거기에 투톱 오사코와 카마다가 이 둘에게로 향하는 패스길을 차단했는데요.
당연하게도 중원을 통한 전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남태희가 사비 에르난데스고 정우영이나 원두재가 마켈렐레가 아닌 이상에 말이죠
그렇다면 벤투 감독은 대체 뭘 노린걸까?
여기에서 우린 정우영이 측면으로 빠져있다는 점과
좌측 풀백 홍철, 좌측 윙 나상호의 위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두재가 센터백 자리로 내려가곤 했다는 점과 별개로
정우영은 후방 빌드업 상황에 종종 이렇게 좌측면으로 빠지곤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우영이 좌측 후방을 맡았기 때문에 홍철이 윙어처럼 매우 높은 지역으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요.
연쇄적으로 측면을 홍철이 맡아줬기 때문에 나상호는 중앙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움직임은 일본의 우측 풀백인 야마네를
측면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만들었죠.
결국 이 상황에서 홍철을 마크할 수 있는 선수가 없게 됐습니다.
중원을 버린 대신 측면에서 수적 우위를 형성하게 된 셈인데요
이렇듯 중미 하나를 좌측 센터백처럼 내리고
풀백을 윙어처럼 올려 쓴다는 방식만 봤을 때는 아스날의 그것과도 유사했습니다
실제로 나타난 모습이 이것이었기에 어쩌면 벤투 감독은 이런 형태를 취함으로써
좌측에서의 공격을 꾀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방에서부터 크게 방향을 전환하며 홍철에게 향하는 롱 패스를 투입함으로써 홍철이 받고
그 이후 크로스든 나상호, 이강인과의 연계를 통한 전개든 그런 것들을 진행하는 그림인 셈인 건데요
말하면서도 굉장히 자신이 없는데 자신이 없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이걸 활용하는 모습이 그리 많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이게 만약 메인 공격 루트였고 약속된 플레이였다면
이것보다는 훨씬 많이, 더 적극적으로 경기 내에서 나타났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거의 나타나질 못했어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전술적으로 이 루트를 노렸다?
그렇게 보기는 꽤나 힘들었습니다. 그냥 중앙에다가 투입한 경우도 있었고요.
받아야할 선수는 173cm의 이강인 선수였지만요
둘째로 선수기용 부분이 걸립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우측 센터백이 정확하고 날카로운 롱 패스를 보낼 수 있는 선수일 것,
그리고 좌측 풀백이 윙어만큼 상대의 측면을 위협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공격력을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날 우리나라의 박지수, 홍철은 모두 공격의 핵심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활약을 보였습니다.
박지수의 롱 패스도 정확하지 못했고 홍철도 충분히 빠르지 못했습니다.
둘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멀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공이 날아오는 동안 일본이 충분히 대응할 수가 있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둘 모두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홍철은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 난조를 보일 것이 뻔히 예상됐는데요.
따라서 홍철을 전술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할 선수로 선발 기용을 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뭐 라이프치히의 앙헬리뇨 급의 임팩트와 영향력을 보여주는 선수였다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이 전술을 쓰기로 했던 것이라면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쓴 이유가 상당히 희미해집니다.
어차피 선이 굵은 축구를 할 거라면 차라리 제공권 좋은 선수 하나 두는 편이 나았겠죠
맨시티식 전개 방법과 아스날식 전개 방법.
선수 라인업을 봤을 때는 전자, 경기 내에서 나타난 모습은 후자.
저는 조심스럽게 벤투 감독이 좋아 보이는 전술을 짬뽕시켜 맞춰보려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것이 아닌가 예상해봅니다.
저는 이것이 그나마 이 날 우리나라의 처참했던 공격 전개의 원인으로써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날 문제는 비단 공격 전개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비전술에도 문제가 많았었는데요.
그 부분은 다음에 다시 한 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https://youtu.be/-Q1Jo1yjbI0
10줄 요약
1. 이강인을 원톱 펄스나인 역할로 놓았다는 점에서
2. 저는 맨시티처럼 중원 숫자를 확보할 줄 알았지만 아니었습니다
3. 오히려 경기 내 장면에서는 수미 정우영이 좌측 센터백처럼 빠지면서
4. 좌측에서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5. 이는 맨시티보단 아스날이 종종 보이는 모습과 유사하기도 했습니다
6. 그런데 수적 우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도 못했고
7. 핵심인 좌측 풀백에 컨디션 난조를 겪는 홍철을 넣은 점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8. 그리고 이 방식이면 굳이 이강인을 펄스나인으로 넣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9. 맨시티 냄새도 나고 아스날 냄새도 나는데 꿀꿀이죽이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10. 생각해보니 이게 다 펩과 아르테타 탓이었네요! 한일전 패배의 원흉!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은 자유롭게 퍼가셔도 괜찮습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축구보는 기자입니다. 최근 열렸던 한일전, 많은 분들께서 보기 괴로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처참하게 패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많은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상황이기에 '지더라도 벤투 감독을 비난하지 말아야지'했는데 뚜껑을 까보니 이건 너무 심하더군요. 분석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정도였습니다. 이번에는 그 알 수 없는 공격 전개방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매번 재밌게 봐주시는 락싸 회원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잘보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필독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 이강인 원톱으로 헤딩경합만 하는 거 보고 속상했네요...
보면서 또한번 빡쳐볼까ㅜㅜ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