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꽃
동자꽃의 주황빛 잎새를 가만히 거두어 보노라면, 먼 옛날 산골 암자의 시린 겨울이 아득히 겹쳐옵니다.
그 옛날, 눈보라 속에 주지 스님을 기다리다 차갑게 식어간 그 어린 동자의 슬픈 목숨이 이토록 가슴 아린데, 어찌 올해는 눈앞의 동자꽃이 이리도 서럽도록 붉고 풍성하게 피어났을지요.
돌돌 말린 짚신 신고 벼이삭 하나에도 감지덕지하며 춥고 배고픈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서글픈 세월…
지나온 날들의 헐벗음과 고단함을 돌이켜보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평온과 풍요가 얼마나 가없는 축복인지 가끔은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아스라이 멀어진 옛 세월의 길목에서, 오늘처럼 무성하게 피어난 동자꽃을 가만히 바라보며 저물어간 먼 조상님들의 피땀 어린 은혜와 노고를 아득히 되새겨봅니다.
호골무꽃 꽃차례가 활처럼 굽어 있다하여 호골무꽃이라는데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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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올해는 이 시기를 못맞췄는데 행운을 작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