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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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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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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는다.
우리 속담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가랑비는 가늘게 내리는 비를 말하는데 이는 이슬비보다는 조금 굵은 빗줄기를 지칭하기도 한다. 가랑비나 이슬비는 활동하기에 별 어려움이 없는 비다. 창문 밖에서 소리 없이 조용히 내리는 빗줄기를 보노라면 사색(思索)에 잠기기도 하는 고마운 비이기도 하다. 바쁜 세상을 헤엄쳐 살기에는 때로는 힘이 부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역발산의 힘만 믿고 도끼처럼 사용하던 육신은 여기저기 걸레가 되었다. 날마다 병원 신세를 지면서도 오기(傲氣)는 남아 유아독존처럼 키보드를 두드리는 보잘 것 없는 늙은이의 넋두리다.
그래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그래도 이 글을 쓸 수 있다는 능력을 주셨으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창밖의 소리 없이 내리는 실버들 가지처럼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니 문득 내 부모님은 누구이시며 날 낳아 어떻게 길러 후사를 보시려고 인고(忍苦)의 세월을 살다 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알이고 시야기 흐려지기도 한다. 나 또한 허락하신 삶이 끝나면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귀소(歸巢) 하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허접한 심정이다. 무엇을 이루고자 이 시각까지 옆도 돌아볼 사이 없이 달려왔던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질 않는다.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철들었다고 생각하면서 돌아보니 세상이 멀리도 많이도 변하였다. 하늘같은 부모님도 피붙이들도 가버리고 찾아 만날 길이 없구나. 세상은 천지개벽하듯 날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지만 손에 쥐고 있는 밧줄을 놓칠세라 내 청춘을 그곳에 묻었다. 지금은 무엇인가 모두가 부질없는 뜬구름만 찾는 모양이다.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모두 북으로 넘어가고 없는 줄 알고 자랐는데 간첩들이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공장 짓고 도로 뚫리고 아파트 단지가 만들어지는 사이 쥐도 새도 모르게 세포 분열하듯 사는 세상 속으로 잠수하였다. 잘 살아보자고 날마다 외치면서 오천 년의 초가지붕도 벗기고 마을 진입로며 안 길도 넓혔다. 부엌도 개량하고 화장실도 새로 고쳤다.
너도나도 하나 되어 새로운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이 마을 저 마을에서 들불처럼 번져 도시로 그리고 직장으로 공장으로 나라 전체가 하나 되었다. 개으르고 나태한 국민들의 의식을 일깨워 하면 된다는 정신들이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나라 살림이 조금씩 낳아지고 가정의 소득도 조금씩 늘어나는 재미 붙여 더욱 열심히 살았다. 백성은 나라님을 믿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고도성장기에 이르기도 하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용케도 공산주의자들이 지하에서 둥지를 틀더니 종주국이 무너져 해체되니 그들을 지탱케 하던 공산주의 사상도 역사에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하였는데 자유진영의 승리로 쾌재를 불렀는데 아니었다고 한다. 새로운 변형된 무리들이 발붙이기 시작하였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무슨 주체사상이라나 김일성이 살아남기 위하여 급조된 교조적인 유일사상이 빈대처럼 우리 사회에 기생하였다. 이것이 마치 바이블처럼 미성숙 된 학생들 사이에 공부를 대신하여 몰입하였다. 이들은 독재를 타도하는 주체로서 민주화라는 탈을 쓰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것이 문제였다. 기성세대들은 내 어린 자식들과 족하 동생들이 주장하는 모습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어린 학생들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처음에는 이슬비처럼 비인 줄도 몰랐는데 조금 지나니 가랑비가 되었다.
이 학교 저 학교로 지하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정치집단들과 기성 좌파세력들이 뒷배가 되어 민주화란 이름을 빙자하여 선동에 앞장섰다. 이에 어린 학생들은 전사가 되었다. 이들은 노동계로 교단으로 언론으로 국가기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물들어갔다. 대단위 시위는 전국적으로 파도처럼 밀리기 시작하였고 드디어 좌파 정부 10여 년 동안 크게 세를 형성하였으며 간첩이란 용어 자체가 사라지게 되었다. 이들이 꿈이 현실화되기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크게 일조하였으며 5. 9 선거에서 주사파로 조각된 문재인 정부가 권좌에 오르게 되었다. 여기에는 주체사상 파들의 1등 공신임에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실세가 되었다. 우파는 몰락하였다. 이슬비가 가랑비가 되고 그 가랑비가 폭풍우가 가 될 줄 어느 누구도 관심 밖의 일이었다.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향후 좌파의 앞날은 양양하기만 하다. 더구나 6. 13 지방선거에도 압승하였으며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도 싹쓸이하였으니 거칠 것 없다. 이제 남은 일은 연방제를 위하여 속도를 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의 낚싯밥에 트럼프는 걸려들었고. 문재인 정부는 쾌재를 부를 것이다. 8월에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유예한다는 발표를 보았다. 이것이 바로 김정은의 단계적 핵 해결 방안이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적어도 안보 공백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드디어 가랑비가 폭우가 되어 둑이 위험하게 되었다. 믿고 싶지 않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깨닫기에는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끝
2018년 6월 19일 화요일 오후에
夢室 夢室에서 김광수 씀
#사회·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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