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25일 13번째 광화문 촛불문화제에는 한국청년연합회 박홍근 공동대표, 전대협 동우회 전문환 회장, 한국청년연합회 전상봉 의장(왼쪽부터 차례로)이 참석해 '청년과 시민이 함께 하는 촛불문화제'로 진행되었다. |
|
ⓒ 박형숙 |
| 25일로 13일째 열리고 있는 광화문 촛불문화제. 이날은 청년들이 주도했다.
소위 87년 6월을 보낸 세대들이 30·40대가 되어 넥타이를 맨 채 퇴근 후 참석했다. 400여명의 군중 속에는 대표적인 청년조직인 전대협 동우회와 한국청년연합회(KYC), 그리고 한국청년연합회(한청) 대표들도 섞여 있었다.
이들 3개 단체들과 각 대학 민주동문회는 이번 주 토요일 명동성당에서 '6월 항쟁 계승과 민주주의 수호 청년한마당'을 열고 청년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광화문 현장에서 만난 이들 단체 대표들은 토요일 행사 소식을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미리 전하며 "87년을 기억하는 청년들이 이 소식을 듣고 명동성당으로 와 610명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청년선언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제로 치러질 토요일 행사는 87년 6·10항쟁을 일궈낸 상징적인 인물들도 참석한다.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인 박정기씨와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오심씨, 그리고 당시 시위도중 전경이 쏜 직격탄을 맞고 쓰러지는 이한열군을 옆에서 부축한 이종창씨(86학번. 연세대 교직원으로 근무) 등이 그들이다. 또한 당시 캠퍼스에서 노래패를 결성하고 활동했던 가수들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전대협 동우회 대표인 전문환(서강대 86학번)씨는 "선언문은 아직 작성 중에 있지만 탄핵무효와 4·15 총선 심판이 핵심"이라며 "6·10 항쟁을 일궈낸 상징적인 장소인 명동성당에서 다시 그 때의 주역들이 모여 국민적 저항의 대미를 장식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6월 항쟁 때 정권은 바꿨지만 권력은 바꾸지 못했다"며 "당시 일선에 나섰던 청년들이 민주개혁을 완성한다는 취지로 모여 그 때의 매듭을 짓자"고 말했다.
KYC 대표인 박홍근(88학번)씨는 "20대, 30대, 40대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다면 부패정치 세력을 청산하고 6월 항쟁을 실질적으로 완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87년의 주역 중에는 현재 정치권에 들어가 있는 인물도 많은데 이번 선언의 순수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인은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80년대 세대가 다시 모여 6·10 항쟁을 마무리 짓는다
|
|
|
▲ 이날 행사는 청년들로 주도되었는데 나라사랑청년회 소속 청년 회원들이 무대에 올라 탄핵정국 '노가바'를 불러 참석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
|
ⓒ 박형숙 | 이들은 87년을 회고하며 당시와 달라진 지금의 집회문화에 대한 소회도 털어놓았다. 한청의 전상봉 의장은 "7월 2일 제대를 앞둔 군인이라 6월 10일 거리에 있지는 못했다"며 "비상계엄령이라도 내려져 제대가 늦춰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다(웃음)"고 말했다.
전대협 동우회의 전문환 회장은 "극심한 탄압 속에서 피의 희생으로 6월 10일 항쟁이 왔다면, 지금은 극렬한 탄압은 없지만 좀더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시민항쟁의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청의 전상봉 의장은 "17년이 지나 다시 한 대오로 묶이는 것을 보고 우리가 헛되이 살지 않았구나 하는 기쁨이 교차한다"며 촛불문화제를 지켜보는 심정을 전했다.
전대협동우회, 한청, KYC, 각 대학 민주동문회 주최로 열리는 토요일 행사는 오후 3시 명동성당에서 열린다. 명동성당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광화문까지 행진해 토요일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결합하게 된다.
명동성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들 단체 대표들은 "87년 6월 항쟁의 근거지인 명동성당은 대통령 직선제을 쟁취하고 민주주의를 일보 전진시킨 곳"이라며 "이번 탄핵을 계기로 민주주의의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다시 한번 민주화의 성역으로 모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정환(37, 전대협 동우회 소속)씨는 "될 수 있으면 정장을 입고 나올 것"을 권했다. 송씨는 "당시 넥타이 부대가 큰 역할을 했듯이 그 때의 청년들이 다시 사회인이 돼 그 때의 시대정신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는 한청의 집행위원장인 이승호(37)씨의 사회로 1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이날 문화제는 '청년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촛불문화제'라는 주제로 열려 각 청년조직의 회원으로 있는 386세대가 주축이 되었다.
광화문에 모인 이들은 "87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청년이 서야 나라가 선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수구와 보수, 반통일과 반민중 세력을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끝까지 싸우자"고 입을 모았다.
|
|
동국대 학생들 삼보일배 좌절되자 버스로 촛불문화제 참석 |
|
|
|
|
|
▲ 광화문까지 삼보일배을 시도했던 동국대 학생들. |
ⓒ오마이뉴스 박형숙 |
| 이날 광화문 촛불문화제에는 동국대 학생 50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가슴에 '3·25 민족동국 민주수호 공동행동'이라는 천을 두른 이들은 오늘 오후 1시50분께 학내 불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로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좌절됐다. 이후 이들은 오후 4시30분께 '근조 국회' 상여를 불태우고 정리집회를 갖은 뒤 7시 광화문으로 재집결했다.
검은 양복 차림에 삭발을 한 학생회장 구자룡(00학번)씨는 "오늘 행사는 스님과 교수, 교직원, 대학원생 등 모처럼 학내 모든 구성원이 동참했다"며 "절대 폭력은 없어서는 안된다는 심정에서 '안행'(기러기처럼 한줄로 이어지는 움직임) 시위를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씨는 "삼보일배가 안된다고 해서 걸어서 인도로 올 예정이었으나 그것도 경찰이 막아 좌절됐다"며 "4월 2일 총궐기를 다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동국대 학생들은 집회가 끝나자 자원봉사자들을 도와 쓰레기를 줍고 양초를 회수하며 집회장을 정리한 뒤 해산했다. |
|
| | | |
2004/03/25 오후 11:21 |
ⓒ 2004 Ohmy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