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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1871년)에 제작된 '영남역지(嶺南驛誌) 중 황산역도(黃山驛圖)'.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다. 황산역도(黃山驛圖)에는 양산천 위에 만들어진 동대제종죽(東大堤種竹)과 낙동강 위에 만들어진 서대제종죽(西大堤種竹)이 있으며, 사진 하단에 증산(甑山. 현 물금읍)이 표기되어 있어 대나무 제방의 규모를 대변하고 있다. ⓒ불교닷컴 |
국내 최초ㆍ최장ㆍ최대 규모의 대나무 활용 홍수방지언(洪水防止堰)이 경남 양산시에 있었고 현재까지도 일부 존재하고 있는 사실이 <불교닷컴>취재결과 20일 확인됐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1871년) '영남역지(嶺南驛) 중 황산역도(黃山驛圖)'에 따르면 총 길이 30리(12km)의 홍수방지 및 갈수기 대비용 대숲이 있었다.
대나무숲은 동쪽(대천. 현 양산천)과 서쪽(황산강. 현 낙동강)에 각각 존재했다. 이 규모는 오는 4월께 국가정원 신청을 앞두고 있는 울산시 '태화강 대나무 숲'의 3배(길이 기준)가 넘는 규모다.
국가정원이란, '수목원ㆍ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가 직접 운용관리하는 정원을 뜻한다. 정원은 운영 주체에 따라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공동체정원으로 구분된다.
황산역도(黃山驛圖)에는 동대제종죽(東大堤種竹)과 서대제종죽(西大堤種竹)이 있으며, 대숲은 낙동강과 양산천 범람 방지를 목적으로 병사 1만명을 동원 제방을 축조한 후 그 위에 대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제방의 높이와 폭에 대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아 학계연구가 필요하다.
대나무 숲 길이와 관련 정조실록 35권(정조 16년. 1792년)에는 해당년 9월 15일에 당시 양산군수 성종인이 홍수에 의해 붕괴된 제방의 복구문제 상소문을 통해 "본군 남쪽 거도(巨島)의 30리(12km)리 되는 동서(東西)로 이어진 제방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성종인의 상소에 근거, 동대제종죽(東大堤種竹)과 서대제종죽(西大堤種竹) 총 길이는 12km인 셈이다.
제방축조와 관련 정조실록 31권(정조 14년. 1790년 8월 9일)에는 당시 양산군수였던 남학문이 군사에 관한 폐단을 등을 골자로 하는 상소문에서 "지난 계해년에 감사의 장계로 인하여 우리 선대왕(先大王)께서 특별히 1만여 명의 군정을 풀어 큰 둑을 쌓아 긴 강을 가로막은 덕에 수천 섬지기의 토지가 이를 힘입어 이득을 보았다."고 적었다.
이같은 기록은 울산시 '태화강 대나무 숲'이 일제강점기 이후 홍수방지 목적으로 대나무 숲을 조성했다는 기록보다 150여년 가량이 앞선 것이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불교닷컴>이 20일 황산역도(黃山驛圖)에 표시된 서대제종죽(西大堤種竹)이 있는 용화사와 증산지역을 일대를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일부제방과 대나무숲이 존재하고 있는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시작된 4대강 사업 때문에 동대제종죽(東大堤種竹)이 있는 대천(현. 양산천) 일대에는 대나무 숲이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홍수 및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시작된 4대강 사업이 정작 홍수 및 범람 예방 목적으로 조선시대에 조성된 자연환경적 대나무 제방은 사라지게 만든 셈이다. 이에따라 복원과 함께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정부, 경상남도, 양산시가 서둘러 기초조사부터 조사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 양산시 대나무 숲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나
'영남역지(嶺南驛誌) 중 황산역도(黃山驛圖'에 따르면 현재의 양산시 물금읍 원동로 199-133 소재 용화사(대한불교조계종 통도사 말사)부터 양산시 물금읍 제방로 225번지 소재 양산아이시디(YSICD. 양산내륙컨테이너기지 시설 운영 업체) 북단까지 약 12km구간이다.
시배시작지점에 관한 정확한 고증이나 문헌상 자료는 없다. 황산역도(黃山驛圖)에 따르면 보물 제491호 용화사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용화사가 낙동강(옛, 황산강)과 인접한 관계로 동대제종죽(東大堤種竹)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산아이시디 최북단이 대천(현. 양산천)과 맞붙어 있어 서대제종죽(西大堤種竹) 시배종점으로 추측된다.
황산역도(黃山驛圖) 지도상 중간 지점에는 현 부산대학교의료원이 있는 증산(甑山)지역 일대가 포함돼 있다.
▣ 양산 대나무숲은 왜 조성됐나? 홍수로 인한 범람 방지 목적
문헌에 따르면 황산강(현.낙동강)과 대천(현. 양산천) 인근에 잦은 홍수와 범람으로 현재의 물류중심지 역할을 하는 황산역 유지비용 및 공납을 제공하기 위한 논을 보존하기 위해 제방을 쌓고 제방 위에 추가로 대나무를 심어 제방 토사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현황을 기록한 문헌은 9가지다.
△ 중종실록51권(중종19년. 1524년 6월 3일))에는 경상도 김해, 울산, 경주 등에 풍우의 피해를 입었다.
△ 중종실록62권(중종23년 1528년 7월 15일) 경상도에 큰 비가 와서 대구, 초계, 창녕, 칠원, 밀양 등이 수해를 입었다.
△ 중종실록63권(중종23년 1528년 9월 4일)양산군에 비바람과 홍수가 발생했다.
△ 중종실록80권(중종30년 1535년 7월 15일)경상도에 홍수가 났다.
△ 명종실록80권(명종17년 1526년 9월 6일) 경상도의 수해를 구황할 것을 호조에 이르다.
△ 선조실록19권(선조18년 1585년 9월 9일)경상 감사가 홍수가 나서 낙동강이 넘쳐 수재를 당한 고을을 아뢰다.
△ 현종실록18권(현종11년 1670년 8월11일)경상도에 홍수가 발생하여 휼전을 베풀다.
△ 정조실록31권(정조14년 1790년 8월 9일)양산군수 남학문이 군사에 관한 폐단을 상소하다.
△ 정조실록35권(정조16년 1792년 9월 15일)양산군수 성종인이 홍수에 의해 붕괴된 제방의 복구 문제로 상소하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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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 황산공원에는 아직도 민가터와 200년 된 감나무, 탱자나무, 대나무밭이 존재하고 있다. 최근까지 박모 씨가 살았다. 현장을 설명하고 있는 양산시의회 김정희의원. ⓒ불교닷컴 |
▣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 일제 강점기이후, 양산 대나무숲 조선시대 조성
울산 태화강 숲의 조성 시기는 정확치 않으나 일제강점기 당시 주조선(駐朝鮮) 일본인들이 죽세공업 붐을 타고 대나무 밭을 조성했고 이후 홍수방지 목적으로 대규모 대나무밭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산 대나무 숲 조성은 조선조 문헌에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고 더욱이 순수 자연친화적이라는 데서 울산 태화강 숲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울산 태화강 숲이 10리(4km)에 그치는 반면, 양산 대나무 숲은 30리(12km)에 달해 울산 태화강 숲의 3배 가량 더 길다. 규모 또한 울산 태화강 10리(4km)대나무숲 면적의 50여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양산천에는 울산 태화강대나무숲의 50여배에 이르는 황산공원이 실존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까지 묻혀져 있었던 양산 대나무숲은 재조명돼야 한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양산 대나무숲 시발점으로 추정되는 용화사 주지 현고 스님은 "양산 대나무 숲 조성은 생명성 회복과 함께 역사 복원 및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며 "확실치는 않으나 현재의 용화사에서 홍수 방지 목적의 대나무숲이 시작됐는지 아니면 요산 김정한 선생의 수라도에서 나오는 용화사 윗쪽 마을인 대밭각단(현 죽전마을)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학술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화사 대웅전 뒷편과 좌우에는 대나무밭이 현재까지 자라고 있다. 낙동강변을 따라 중간중간 끊어지기는 했지만 황산역도(黃山驛圖)에 기입된 증산지역 일대에는 아직도 100여 곳이 넘는 곳에서 대나무 숲이 존재하고 있다.
▣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 경제 파급효과 약 2조 4000억, 양산 숲은 7조원
지난해 9월 울산발전연구원 조사 발표한 바에 따르면 태화강이 국가공원으로 지정될 경우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국가정원 방문객으로 인한 파급효과(연 200만명 방문 기준)는 1인당 소비액 9만4705원(2016년 여행실태 조사 근거), 연간 소비액 1894억원, 5년간 소비액은 947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방문객 지출에 따른 경제적 파업효과는 취업유발효과가 울산 5493명ㆍ동남권 8428명 등 전국 1만5152명, 생산유발효과는 울산 5152억원ㆍ동남권 8021억원 등 전국 1조6781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의 경우 울산 2453억원ㆍ동남권 3712억원 등 전국 7245억원이 각각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다.
추후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울산 태화강 대나무 숲이 경제 파급효과가 대략 2조 4000억원이라면 규모나 편리성, 역사성, 문화성 등을 종합할 때 거시적으로 최소 7조원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 Vs 양산천 대나무숲 접근성
비 울산거주인이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으로 가기 위해서는 KTX울산역(통도사역)과 울산 고속도로입구에서 각각 30분 정도 걸린다. 교통시설이 매우 불편하다.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각종 부대시설이 빈약하다.
반면 양산 대나무 숲이 조성될 경우 물금역과는 붙어 있고, 물금IC, 부산대학교전철역, 국도, KTX밀양역, KTX구포역 등에서 20여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주차걱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신축 숙박시설이 인근에 산재해 있다.
통도사, 김해 김수로왕릉 등 문화적 접근성과 숙박, 먹거리 등에서 울산 태화강 대나무 숲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한편 양산시의회 김정희 의원은 "역사적 자료를 바탕한 대나무숲이 있었다는 사실에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대나무숲을 만들어 경제회복과 고용창출에 활용될 수 있도록 각계각층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첫댓글 양산에 이런 굉장한 규모의 대숲이 있었다니 놀랍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