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창이다.
지난 주말 中 伏의 날씨에 비까지 올 거라는 예보를 듣고 대천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계몽사에 근무하던 어느 시인은 비만 오면 만사 제쳐두고 대천으로 기차여행을 떠난다는 데, 그 곳에 가면 시심이 돋아난다고 했다.
비가 온다니 그의 시심을 훔쳐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마음을 가볍게 잡고 집을 나섰다.
서초문협에서 가장 정이 많은 사람을 꼽으라면 김윤자 시인일 것이다.
시인학교 예약에서부터 기차표 예약은 물론 가는 길 하나하나를 찾아서 미리 챙기고 알려주는 배려정신은 누가 감히 본 받을 수 있을까! 서초문협에서 참가신청을 했다는 사람은 하순명 부회장, 김시인의 부군 유기섭 회원 강기옥 명 해설사 등이 참가한다고 했다. 특강연사를 맡은 손해일 국제펜 회장도 참석한다니 많은 기대와 젊은 시절 해수욕장하면 서해는 대천이었으나 대천에 대한 향수도 한 몫하고 있었다.
대천에 도착하니 10시였다.
해수욕장에서 식사는 너무 비싸 바가지 쓴다면서 역 근처의 E-Mart에 들려 아점을 했다.
그리고는 버스를 타고 해변으로 가는 길 버스는 입석이었다. 흔들리는 버스속에서 옛 젊은 시절을 떠 올리며 반시간 가까이 달렸다.
두어 정거장 가다가 내 바로 앞자리에 있는 사람이 내리고 자리에 앉으니 해변 시인학교에 간다는 듯이 저 멀리 보이는 우리 일행을 향해 눈짓하며 인사를 한다.
같은 문학활동을 하는 울타리 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을 열고 이야길 꺼낸다.
행사장에 도착하여 등록을 하니 시인학교 티셔츠 하나씩을 준다. 머드팩 행사와 같이 하는 바람에 등판에 큰 그림이 행사장을 벗어나면 입고 다니기 어려울 것 같이 도발적이다. 색갈도 눈에 확 튀는 붉은 색이라 강당안에는 붉은 물결이 출렁인다.
사회는 영화 임꺽정을 맡았던 정홍채 배우여서 힘찬 목소리가 임꺽정스헙다.
여러 사람들 소개가 있었지만 행사지원을 해준 댓가로 마이크를 잡은 것 같아 좀 씁쓸하다.
서초문협의 고운 낭송가처럼 그런 사람이 있다면 더 시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인학교의 본질은 문학이다. 시다
문정희 시인은 시작한하면서 부터 화환이 잡스러원 보인다며 지적을 한다.
행사중에 있었던 내용은 문인들은 다 아는 이야기라 생략한다.
손해일 펜 회장의 이야기도 많은 들었지 않은가?
저녁을 먹고 우리 일행은
해변으로 나갔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다.
백사장 길이이 약 3.8K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고 한다. 바다에 발을 담구며 우리 일행 5명은 백사장과 바닷물의 경계를 따라 걸었다. 머드 축제날이라 모 방송국에서 초청한 가수들과 무대는 뜨거웠지만 시인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은 무대의 노래가 아니라
내 발목을 잡는 바다물과 백사장의 모래였다.
한 시간의 바다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저녁 행사가 끝나가고 있었다.
사람들도 200 여 명에서 20여 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다시 바다에 나가 바람을 쏘이는데, 일산에서 교직에 있다는 45세 노총각 선생이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는 오랜 친구같이 다가와 이야길 하다가 나를 끌고 간곳은 천안에서 온 시인들이 앉아 있는 곳이었다.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불꽃놀이를 보며 마음에 불꽃이 튀어선지 붉은 티를 입은 시인들이 맥주를 하자며 손목을 잡는다.
마치 같은 유니폼을 입은 학생같은 마음인 것 같다.
맥주 한 잔을 놓고 보니 공선생의 이야기는 소나기 처럼 쏟아진다.
천안에서 온 시인들과 합류했다. 그의 이야기는 끝이 업었다.
나는 소나기처럼 퍼부으면 결혼상대가 오겠느냐며 봄비처럼 젖게 하라고 권했드니 다음 날 시집 한권을 주고 갔다.
빨리 짝을 구하기를 소망한다.
방으로 돌아온 것은 자정을 넘어서였다.
8명이 방 멤버들이 들어오고 나가다 보니 잠은 서너시간 밖에 잘 수 없었다.
아침에 다시 해변으로 갔다.
바다는 다시 조용히 백사장을 피해 100여미터 물러나 있었다.
바다가 씻어낸 백사장에 첫 발자굴을 찍는 마음이 달에다 첫 인간을 발자국을 내는 것과 그 설레임은
도수만 다르지 같이 않을까 생각된다.
마지막 순간에 벙개 퀴즈가 있었고, 손 회장의 고향이 어디냐는 문제에 앞에 있던 강기옥 회원이 남원이라 크게 외치고 상을 탔다.
자칭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준 보령산 특산물 커피를 받은 천안문협의 조 회장은 커피를 나에게 주었다.
나는 커피를 갈아 오늘 아침 그 구수한 맛에 취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시인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점심은 서초멤버들이 모여 해물 칼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박물관 베란다에 있는 커피솝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을 열고 2시간의 대화를 이어갔다.
소나무사이 가로등에 앉은 갈매기들이 우리들 이야기를 엿듣고 있는 것 같았다.
한마리가 세마리로 늘어나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재미 있어 보였을까!
젊어서 했던 그 마음을 다시 돌려 느낀 20대의 그 기분이 그대로 반쯤을 돌아와 주었다.
대천해수욕장의 이웃 무창포에 김윤자 시인의 시비가 선다니 이런 경사가 없다.
아마도 그녀의 배려정신이 뿌린 씨엇이 무창포에 시비가 서게 된 이유같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김달호 씀
추기) 급해서 쓴 글이니 틀린 글 고쳐가며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첫댓글 선생님! 어느새 이런 소감을...
잘 읽었습니다. 즐거웠던 시간 공감합니다.
김윤자선생님 너무 고맙구요.
여행소감은 좀 식기전에 써야 제맛이라는 생각에 쓴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오탈자는 물론 말 안되는 문장도 많겠지만 그 풋풋한 생각이 재미 있는 게 아닐까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며 좋은 추억 남겨주시어 감사합니다.
김달호 선생님
보령해변시인학교 함께 참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장문의 후기까지 올려주셔서 더욱 깊은 감사드립니다.
제 고향 보령 대천바다에서 1박 2일 동안 해변시인학교 행사에 참가하며
보람되고 뜻깊은 시간을 보내게 되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말복날에 즐거운 시간 만들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김달호선생님, 즐겁고 보람있는 행사 후기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기회엔 대천 해변에서 만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