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분리 위반 논란… ‘분리’가 뭔지는 아세요?
| 크리스천투데이 : 2026.01.25 19:48
[이형우 칼럼] 잘못된 정치 이념이 이성 마비시켰나
▲정교분리를 이유로 종교재단 해산을 언급한 관련 보도 화면. ⓒ채널A
마르크스의 추종자들이 나라를 난도질하기 시작한 수년 전부터 정치 이슈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를 오랫동안 알아 온 사람들은, 주목받기 싫어서 좀처럼 나서지 않던 내가 그런 일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나도 정말 몰랐다. 배웠다는 사람들이 이 정도로 비상식적 악법을 만들 줄은 몰랐고, 그걸 보고 박수를 보내는 사람이 이리도 많을 줄은 몰랐다.
사실 글을 쓰는 나도 ‘내가 이런 글이나 쓰려고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 배설물을 된장이라 우기는 사람들 설득하려고 각 샘플을 채취해 화학 성분을 비교 분석하는 과학자가 있다면, 그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보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비상식적임은 아무리 지능이 낮아도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 논리적 명분을 그럴듯하게 만들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데, 모든 국민이 자기들 수준이라고 착각하는 건지 그런 노력조차 없이 우기기만 한다. 잘못된 정치 이념이 사이비 종교처럼 이성을 마비시킨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그 위성정당 국회의원들이 소위 ‘교회해산법’으로 불리는 민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민법상 비영리법인이 설립 목적에 현저히 반하거나 공익을 저해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이번 발의안에는 법인 해산 조건 중 하나인 ‘공익을 저해하는 활동’에 ‘교회가 정치에 관여하는 경우’를 포함한 것이다.
대표 발의자인 최혁진 등은 입법 취지에 교회가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특정 정치 세력과 결탁하는 등 반사회적 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명기하였다.
말이 되지 않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그러나 이 지면에서 굳이 헌법과 정치학 이론을 들먹이며 일일이 반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배설물과 된장의 화학성분을 분석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전문가들이 더러움을 무릅쓰고 분석하는 수고를 해주셔서 굳이 나까지 그럴 필요도 없다.
사실 저런 법률안이 발의됐을 때, 사이비 정치 이념에 빠진 사람이 아니라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색깔과 냄새의 차이만 보면 배설물과 된장을 본능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러니 ‘상식’만을 가지고 생각해 보자. 설사 교회가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더라도, 정치 권력이 교회에 개입한다면 그건 정교분리 원칙 위반이 아닌가? ‘분리’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 알아도 할 수 없는 짓이다. ‘혐오 세력’이라는 이유로 교인을 혐오하는 자들이 판치는 세상이니 더 이상 놀랍지도 않기는 하지만.
‘교회가 먼저 위반했으니, 정치도 위반할 수 있다’는 초딩 수준의 논리를 펼치는 사람이 있다면, ‘분리’의 의미를 상식선에서 아주 조금만 더 생각해 보라. 법적 강제력을 동원해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 분리의 원칙 위반인가, 아니면 잘못을 비판하는 것이 분리의 원칙 위반인가?
무엇이 ‘반사회적’인지도 상식선에서 생각해 보기 바란다. 교회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반사회적인가, 아니면 노조가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것이 반사회적인가?
내가 정치적인 글을 쓰는 것에 회의를 느끼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아무리 당연한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글을 쓰면서 받은 은혜가 있다면, 온갖 기적을 보면서도 ‘귀신의 왕’이라는 신박한 논리로 비난하는 바리새인을 대하신 주님의 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주께서 심판하시기로 작정하신(사 6:9-10) 멸망하는 짐승(시 49:20)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할 것(마 16:18)”이라는 주님의 말씀뿐이다. 마라나타.
이형우 교수(한남대학교)
hwleetrojan@gmail.com
한양대학교 행정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 미국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1년 한남대학교 행정학과에 부임하여 행정철학과 윤리, 공무원의 동기부여와 인사관리를 위한 심리학을 교육·연구하였다. SSCI(국제저명학술지)와 KCI(국내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게재, 2019년 한남대학교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 교정넷(교육정상화를바라는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 First Korea 시민연대 부대표 등을 맡아 교육 정상화와 악법개정 등을 위하여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