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동규 "이재명 '변호사비 없다'해…檢출신이 이태형 소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변호사에게 줄 돈이 없다’고 걱정했고, 이후 검찰 고위 간부 출신에게서 이태형 변호사를 소개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이 대표 측근으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었던 유동규씨는 22일 중앙일보에 “수원에 있는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이 대표와 이 변호사가 처음 만났고,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뉴스1
유동규 "이재명 '돈 걱정'에 이태형 변호사 소개받아"
유씨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8년 말 검찰의 기소를 예상하고 당선무효형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 걱정했다고 한다. 당시 이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 없다'는 허위발언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유씨는 “이 대표가 '변호사를 구해야 되는데 돈이 없다'고 말했고, 나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검찰 간부 출신의 A씨에게 도움을 요청해 이태형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18년 7월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를 끝으로 검찰 옷을 벗은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다. 유씨가 이 변호사를 접촉하고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표는 “아 좋지. 근데 검사 출신 전관이라 선임료가 비쌀텐데 비용이 걱정이다”고 반응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유씨는 “내가 A씨에게 ‘이 지사님이 돈 걱정을 한다’고 전달했고, A씨는 ‘다 해결되니 이 지사께 돈 걱정하지 마시라고 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대표가 이 변호사를 경기도지사 공관에 저녁 식사 초대를 했고, 이때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인사했다는 것이 유씨의 주장이다. 유씨는 “이 대표와 나, 이태형 변호사, 그리고 이남석 변호사도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식사 자리에선 변호사 비용 관련 얘기는 없었고, 주로 환담을 나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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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주장한 '공관 첫 만남'… 변호사들은 쌍방울 측 사외이사 이름 올려
이태형 변호사는 2018년 10월부터 이 대표의 변호인단에 합류했고, 같은 시기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사건의 변호인으로도 선임됐다. 이 대표가 1~3심, 파기환송심을 거쳐 무죄 확정 때까지 네 차례 재판에서 주축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이 대표의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으며 핵심 참모로 자리매김했다.
이남석 변호사 역시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태형 변호사와 함께 쌍방울 측이 이 대표의 변호사 비용을 대신 납부했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인물이다. 그는 이 대표 사건에 직접 관여하진 않았지만, 2020년 3월~2022년 2월 쌍방울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태형 변호사도 2019년 12월~2021년 1월 쌍방울 계열사 비비안에서 사외이사를 맡았었다.
유씨는 “이 대표가 돈 없다고 난리를 쳐서 데려온 변호사들인데, 정말로 돈을 줬겠느냐”며 “이 대표가 변호사비로 총 2억 5000만원 썼다고 주장하는데, 전관 변호사와 대형 로펌 10여 곳을 선임하고도 그 액수라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유동규씨 주장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적정한 변호사비를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이태형 변호사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변호사를 구하고 있다면서 소개한 분이 있는 건 맞다”면서도 “변호 관련 업무로 종종 도지사 공관에 갔지만, 이 대표와 첫 만남이 공관이었는지, 당시 이남석 변호사와 동행했는지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선임료 얘기를 먼저 꺼내길래 ‘다른 변호사들 주시는 만큼 주시면 됩니다’라고 했고, 12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