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재보복 공격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피는 장중 3% 이상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다시 1달러=1380원대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도 한때 1배럴=90달러를 넘는 등 불안이 시장을 지배했다.
1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3% 하락한 2591.8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전 거래일 종가보다 3.08% 하락한 2553.50까지 떨어졌다가 장 초반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도 이날 전날보다 1.61% 하락한 841.9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30원 오른 1달러=1382.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뿐 아니라 일본 닛케이평균이 2.66%, 대만 자취안지수가 3.8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29% 내리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급락했다. 닛케이평균은 장중 한때 3.5%가량 하락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은 이스라엘이 지난 19일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을 가했다는 주요 외신 보도 뒤로 요동쳤다. 다만 이란이 추가 대응을 자제하고 오후에는 증시가 낙폭을 만회하는 등 불안은 다소나마 진정됐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도 아시아 금융시장의 부담 요소다. 미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FRB) 관계자는 금리 인상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매파(긴축 선호)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8일 "데이터가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그렇게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올라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4월 둘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2000만건으로 전망치인 21만 5000건을 밑돌았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TSMC의 실적 발표 이후 미국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은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6.72% 하락했고 삼성전자 2.51%, SK하이닉스 4.94%, 한미반도체 4.35% 등 동반 하락했다.
중동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날은 한때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정오 무렵에 전날보다 3% 이상 올라 1배럴=90달러를 넘었다. 중동 지역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물가상승을 자극해 고금리가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동발 불안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금값도 다시 온스당 24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한국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미국 출장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DC에서 온라인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최 부총리는 에너지와 수출입, 공급망 등 직접적인 차질은 없지만 주말에도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밀도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당국도 이날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필요하면 94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적극 가동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