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음식을 사드리고 싶지 않다
김옥춘
맛있는 음식을 보면 귀한 것을 보면 엄마 생각이 났었다. 맛있는 음식 사드리는 게 참 행복했었다. 귀한 대접 받는다는 느낌 드리고 싶었었다.
이제는 맛있어서 사드리는 음식이 귀하다고 생각되어 사드리는 음식이 엄마 마음을 슬프게 할 수 있다는 걸 안다. 약 올리는 격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안다. 이젠 치아의 건강과 소화력이 전 같지 않으시다.
드신 것도 없이 입만 우물거리시다가 자식의 마음이 고마워 잘 먹었다고 인사만 하시는 엄마가 될 만큼 늙으신 게 가슴 아프니 이제는 엄마를 보면 음식을 사드리고 싶지 않다. 음식을 하고 싶다.
건강도 담고 영양도 담은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치아에 부담이 없게 요리해서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천천히 원하시는 만큼 드시게 하고 싶다. 자식이 돈을 내야 하는 음식이어서 아까운 마음으로 억지로 드시지 않게 해드리고 싶다.
이제는 엄마를 보면 음식을 하고 싶다. 엄마도 그랬을 것이다. 평생. 자식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는 게 엄마 배곯는 걸 잊게 할 만큼이었을 것이니 지금 내 가슴에 뻐근하게 눈물이 고인다.
엄마께서 씹으실 수 있는 음식 속이 불편하지 않은 음식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음식 많이 해드리고 싶다.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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