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유암 영양(식생활) 23-4. “잠깐만 나 좀 봐요. 심부름 좀 해줘요”
이유암 님 요즘 자주 방에서 식사를 하신다. 성준 씨, 식사를 지원하시는 선생님들이 이유암 님, 식사를 함께 챙겨 가실 때가 많았다. 코로나 확진 이 후 유난히 더 밖으로 나오질 않고 방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어제 저녁 식사지원을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이유암 아저씨와 아프다고 며칠 째 방에서 식사하시는 양경자 님 문병 겸 방문을 했다.
이유암 아저씨는 좋아하는 과일을 한 접시, 양경자 님은 음료수 몇 병을 챙겨서 병문안을 갔었다. 식사 중이셨고 조금 씩 귀찮아져서 그렇다고 과일은 같은 방 성준 씨랑 지원하시는 선생님과 나누어 드셨다.
오늘 저녁에 드디어 식사를 하러 내려 오셨다.
“어서 오세요. 아저씨!”
“내 ~ 영양사 님 땜에 할 수 없이 내려왔지~~”
“제가 뭘 그럴까요~”
“안 내려오면 자꾸 올라오니까~~”
“그러게요. 제가 너무 귀찮게 해드렸나요?”
“아니다, 나야 고맙지~~” 하신다.
“아저씨, 어쩌지요~~ 오늘은 아저씨가 싫어하는 분식인데, 국물 떡볶이예요.
그래서 싫어하시면 드시라고 무생채 맛있게 준비 했는데~”
“괘않다, 떡볶이는 조금만 주고~~ 밥도 쬐끔만 주소~~”
“아저씨 무생채 넣고 비벼드릴까요? 가끔씩 비벼 먹는 것도 좋아하시잖아요?“
“그럴까~ 좋지! 귀찮게 할까 봐 그렇지~~”
이유암 아저씨 밥을 비벼드리고 나니, 성기원 님이 오셨다.
기원 씨 역시 메뉴를 보더니, 무생채에 밥을 비벼서 달라고 한다.
밀가루나 떡, 간식류를 싫어하는 두 분은 식사량도 많은 편이 아니다.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식사량도 정확하게 소식 하면서 생활하신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유암 아저씨가 부르신다.
“커피 한잔 주이소~”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이유암 아저씨가 가방에 인스던트 커피를 넣고 다니시며 직원이며 입주자들에게 가끔씩 인심을 쓰시고 가끔은 타서 달라고 하신다.
원래 간식을 사서 나누어 먹는 걸 좋아하신다.
커피 타서 달라고 하시면서 사실은 직원들 하나 씩 주시기 위해서 일부러 부탁도 하신다. 불편하신 아저씨가 손가락에 끼고 컵을 들기 편하도록 받침이 있는 플라스틱 컵 홀더를 주방에 비치 하고 커피를 부탁하실 때마다 받쳐드린다.
“어~ 뭐 이런 것 까지”
“주방에 챙겨 놓았지요. 커피 타면 컵이 금방 뜨거워져서 잡기 힘들어요.”
“감사 합니다.”
“예~~ 맛있게 드세요.”
“커피 몇 개 챙겨 가세요.”
“감사 합니다. 두 개만 주세요. 커피 드시는 조리사 님이 오늘은 한 분이세요.”
커피를 다 드시고 나가시며, 다시 직원을 부르신다.
“잠깐만 나 좀 봐요. 심부름 좀 해줘요”
“네~~ 아저씨, 무얼 도와드리면 될까요?”
“택배가 올 때가 됐는데 저것 좀 봐줘요.”
“물건이 여러 개예요. 다 아저씨 물건인데요?”
“옷 좀 샀지요~~”
“정말요~~ 어쩐 일로 옷을 사셨어요?”
“딸내미가 온다네~~ 낼 청주서 만나려고”
“진짜요. 얼마 전에 결혼한 따님이 오시나 봐요?”
“예~~ 사위랑 온다네~~”
“축하 드려요. 아저씨! 내일 잘 만나고 오셔요~~”
“고마워요~~”
아저씨 택배를 챙겨서 드리고 돌아서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살펴보니 무척 설레어 보인다. 아마도 따님과의 약속 때문에 오늘은 일어나신 모양이다. 택배로 옷을 사고 입어보시려고 내려오신 것 같았다.
아저씨가 여기 살면서 옷을 사는 건 직원이 입사 이래 처음이었다.
몇 년 전 사무실 직원끼리 평소 때 간식을 잘 나누어 주시는 아저씨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셔츠를 선물해 드린 이후로 처음이다.
아저씨가 따님과 즐거운 식사를 하고 오시길 바라며, 사위랑 따님이 더 자주 아저씨를 보러 오시면 아저씨의 일상이 더 활기차 질 것 같다는 주제 넘는 생각을 했다.
2023년 12월 13일 강 병 수
결혼한 딸내외를 만난다고 옷 고르실때 얼마나 좋으셨을까요? - 다온빌